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 기억하기 아까운 내 추억

내 봄날 조회수 : 1,783
작성일 : 2012-04-27 08:46:04
전 이스터섬에서 석상들에 둘러싸여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밤이면 칠레 포도주를 마시면서 원주민들과 춤을 췄구요.
어떤날은 강아지와 함께 먼곳에 산책나가 아름다운 분화구를 내려다봤어요.

전 갈라파고스 섬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일주일간 바다 위를 떠다녔어요.
바다사자 돌고래랑 같이 수영을 하고 바다 이구아나들이 쏘는 물총세례를 받고 발이 파란 새를 한참 들여다봤구요.

팔라우섬에선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커다란 만타레이 가오리가 물속을 훨훨 날아다니는 걸 봤어요.

인도 사막에선 아침에 볼일을 보다가 야생 공작새를 만나 갑자기 펼친 날개에 후다닥 옷을 추스렸고

이란에선 눈속에 하루 꼬박 갇혀서 경찰이 저를 찾아온 적도 있었죠.

쿠바에선 흑인소년의 열렬한 구애도 받아봤고

티벳에선 소녀티를 벗지못한 비구니와 친구가 되었어요.

십수년간 이렇게 쌓은 추억이 많은데 오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살먹은 천방지축 아들래미를 곁에 두고 똥폭탄을 터뜨린 백일 된 딸래미를 씻기고 있군요.

아 옛날이여...ㅠ

훗날보면 또 지금이 봄날이려나요.....
IP : 203.226.xxx.7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27 8:51 AM (147.46.xxx.47)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셨나봐요.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에구 인생이 그렇죠.결국 삶은 다 비슷비슷한거같아요.
    그리고 봄날은 해마다 오잖아요.지금도 봄날이죠.미래에 내가 추억하는....

  • 2. 여행 하는 이유
    '12.4.27 9:11 AM (118.91.xxx.85)

    그런 추억들을 되새기며 힘든 일상을 버텨낸다고 하지요.
    와..... 진정한 여행가 이시군요. 티벳의 푸른 하늘이 지구상 최고라던데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네요.

  • 3. 타인도
    '12.4.27 9:16 AM (76.120.xxx.177)

    부러운 추억이네요!

    (아이들은 쑥쑥 잘 커요.. )

  • 4. 꿈꾸는 그 일들
    '12.4.27 9:17 AM (14.36.xxx.193)

    그 경험들을 직접 해 보셨다니~

    아이들 재우며 조근조근 엄마추억이란다 하며 이야기 해주는 동화같은 모습이 상상되네요.

    아까운 기억, 혼자 하지 마시고 노래하듯 들려주시면~

  • 5. 지나
    '12.4.27 9:23 AM (211.196.xxx.1)

    우리 애들은 그런 이야기 해주면 믿지 않더군요.
    이렇게 봉두난발에 정신 머리 없는 엄마가 오지를 다니고 적지 않은 나라를 다녔다는게 믿기지 않나봐요.

  • 6. ...
    '12.4.27 11:42 AM (59.15.xxx.61)

    저는
    깨어보니 꿈이었어요~~하는 반전이 있을 줄 알았어요.
    허그덩! 다 사실이었군요.
    부럽부럽...할 말을 잊었어요...ㅠㅠ

  • 7. pp
    '12.4.27 1:25 PM (121.124.xxx.58)

    아 정말 제가 꿈꾼것 같아요

    좋은 추억.. 아이들과도 가지세요
    미래의 아이들 이야기도 되도록요

  • 8. 아름답고 멋진 추억
    '12.4.27 4:20 PM (110.70.xxx.154)

    제게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천방지축 아들냄이랑 똥폭탄 딸냄이도
    곧 자라서 함께 또 멋진 추억을 쌓아가겠죠
    많은걸 이미 쌓으신 원글님 부럽습니다 ^^

  • 9. 근데
    '12.4.27 6:07 PM (203.132.xxx.234)

    이란에도 눈이 오나요?
    사막지대에도 눈이 오는 줄은 처음 들은 얘기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341 산 근처에 사시는 분 6 행복 2012/04/27 1,465
102340 한국인이 모르면 안되는 진실 링크 Bb 2012/04/27 783
102339 (급질) LG광파오븐,다단으로 오븐 사용가능한가요? 궁금 2012/04/27 929
102338 딸아이 생일잔치 초대받았는데 1 ........ 2012/04/27 994
102337 자동차 명의변경에 꼭 본인이 가야하나요? 3 궁금이 2012/04/27 1,049
102336 손은 어떠세요? 손에 나이가 보여요 4 님들 2012/04/27 1,695
102335 희망수첩에 나온 떡집 알려주세요 10 하늘땅 2012/04/27 3,999
102334 82cook 회원님들의 블로그!!!! 11 누구게요?!.. 2012/04/27 3,227
102333 초간편1분완성간식... 6 간식 2012/04/27 1,994
102332 김문수 "대한민국 문제는 배가 부르다는 것" 11 세우실 2012/04/27 1,897
102331 아이가 답안지 밀려썼다는데요 25 dkd 2012/04/27 5,216
102330 심심풀이 밝은태양 2012/04/27 660
102329 종일반이 정원이 다 찼다는데, 직장맘은 어쩌죠? ㅠ.ㅠ 2 유치원 2012/04/27 1,219
102328 1인용 밥솥 써보신분 괜찮은지 알려주세요.. 밥솥 2012/04/27 940
102327 여아들 왜 학년이 올라갈수록 태권도를 그만둘까요 4 ........ 2012/04/27 1,795
102326 40대 82님들 집에 계신분 있으시나요? 13 82님들 2012/04/27 2,712
102325 위로 좀 해주세요 3 소풍 2012/04/27 577
102324 여름방학동안 보낼 영어캠프 추천부탁드립니다 1 영어캠프 2012/04/27 732
102323 종량제 봉투가격 전국 동일한가요? 5 ?? 2012/04/27 2,034
102322 신부님과 수녀님께 욕설 폭행 강정은 무법천지입니다. 3 구럼비 2012/04/27 999
102321 아이스박스 파는데 아시는분~ (강남역, 남부터미널, 양재, 교대.. 2 아이스박스 2012/04/27 954
102320 외향적 vs 내성적 - 완전 확실한 구분법^^ 13 흐음 2012/04/27 6,306
102319 제가 죄인도 아니고 정말 짜증나네요 16 직장인 2012/04/27 4,021
102318 민간인 사찰, 측근 비리, 광우병 소. 또 뭐가 있나요? 5 .. 2012/04/27 580
102317 부모는 자식을 한없이 좋게만 보나요?원래? 10 부모는 2012/04/27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