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 기억하기 아까운 내 추억

내 봄날 조회수 : 1,778
작성일 : 2012-04-27 08:46:04
전 이스터섬에서 석상들에 둘러싸여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밤이면 칠레 포도주를 마시면서 원주민들과 춤을 췄구요.
어떤날은 강아지와 함께 먼곳에 산책나가 아름다운 분화구를 내려다봤어요.

전 갈라파고스 섬에서 작은 배를 타고 일주일간 바다 위를 떠다녔어요.
바다사자 돌고래랑 같이 수영을 하고 바다 이구아나들이 쏘는 물총세례를 받고 발이 파란 새를 한참 들여다봤구요.

팔라우섬에선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커다란 만타레이 가오리가 물속을 훨훨 날아다니는 걸 봤어요.

인도 사막에선 아침에 볼일을 보다가 야생 공작새를 만나 갑자기 펼친 날개에 후다닥 옷을 추스렸고

이란에선 눈속에 하루 꼬박 갇혀서 경찰이 저를 찾아온 적도 있었죠.

쿠바에선 흑인소년의 열렬한 구애도 받아봤고

티벳에선 소녀티를 벗지못한 비구니와 친구가 되었어요.

십수년간 이렇게 쌓은 추억이 많은데 오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살먹은 천방지축 아들래미를 곁에 두고 똥폭탄을 터뜨린 백일 된 딸래미를 씻기고 있군요.

아 옛날이여...ㅠ

훗날보면 또 지금이 봄날이려나요.....
IP : 203.226.xxx.7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27 8:51 AM (147.46.xxx.47)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셨나봐요.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에구 인생이 그렇죠.결국 삶은 다 비슷비슷한거같아요.
    그리고 봄날은 해마다 오잖아요.지금도 봄날이죠.미래에 내가 추억하는....

  • 2. 여행 하는 이유
    '12.4.27 9:11 AM (118.91.xxx.85)

    그런 추억들을 되새기며 힘든 일상을 버텨낸다고 하지요.
    와..... 진정한 여행가 이시군요. 티벳의 푸른 하늘이 지구상 최고라던데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네요.

  • 3. 타인도
    '12.4.27 9:16 AM (76.120.xxx.177)

    부러운 추억이네요!

    (아이들은 쑥쑥 잘 커요.. )

  • 4. 꿈꾸는 그 일들
    '12.4.27 9:17 AM (14.36.xxx.193)

    그 경험들을 직접 해 보셨다니~

    아이들 재우며 조근조근 엄마추억이란다 하며 이야기 해주는 동화같은 모습이 상상되네요.

    아까운 기억, 혼자 하지 마시고 노래하듯 들려주시면~

  • 5. 지나
    '12.4.27 9:23 AM (211.196.xxx.1)

    우리 애들은 그런 이야기 해주면 믿지 않더군요.
    이렇게 봉두난발에 정신 머리 없는 엄마가 오지를 다니고 적지 않은 나라를 다녔다는게 믿기지 않나봐요.

  • 6. ...
    '12.4.27 11:42 AM (59.15.xxx.61)

    저는
    깨어보니 꿈이었어요~~하는 반전이 있을 줄 알았어요.
    허그덩! 다 사실이었군요.
    부럽부럽...할 말을 잊었어요...ㅠㅠ

  • 7. pp
    '12.4.27 1:25 PM (121.124.xxx.58)

    아 정말 제가 꿈꾼것 같아요

    좋은 추억.. 아이들과도 가지세요
    미래의 아이들 이야기도 되도록요

  • 8. 아름답고 멋진 추억
    '12.4.27 4:20 PM (110.70.xxx.154)

    제게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천방지축 아들냄이랑 똥폭탄 딸냄이도
    곧 자라서 함께 또 멋진 추억을 쌓아가겠죠
    많은걸 이미 쌓으신 원글님 부럽습니다 ^^

  • 9. 근데
    '12.4.27 6:07 PM (203.132.xxx.234)

    이란에도 눈이 오나요?
    사막지대에도 눈이 오는 줄은 처음 들은 얘기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266 중국어 잘하시는부 계신가요? 한국어-->중국어 번역 부탁드.. 중국어 2012/04/27 744
102265 SG 워너비 6 .. 2012/04/27 1,618
102264 아이패드로 읽을 도서 추천해 주세요..... .... 2012/04/27 509
102263 운동장 김여사 보니 생각나는 무개념 경찰차... 경험담 2012/04/27 924
102262 알랭드 보통 책 읽어보신 분? 12 ... 2012/04/27 2,160
102261 “광우병 발견땐 즉각 수입중단” 광고까지 내놓고… 2 단풍별 2012/04/27 654
102260 짧은 질문.... 4 .. 2012/04/27 421
102259 코스트코에 바람막이 아직 있나요? 1 aann 2012/04/27 1,090
102258 국립중앙도서관 2 국립중앙 2012/04/27 803
102257 파이시티 인허가, 결국 박영준의 입김이었나 세우실 2012/04/27 557
102256 표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어요, 패션왕 보니 4 보스포러스 2012/04/27 2,666
102255 생강차장복 안좋을까요? sk 2012/04/27 2,490
102254 코스트코에 짐볼이랑 매트랑 묶어서 파는거 아직 있나요? 1 봄봄 2012/04/27 1,251
102253 중1 첫 시험을 그렇게 어렵게 내나요~ 9 중1어머님들.. 2012/04/27 2,185
102252 [속보] 새누리 미국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하라 21 참맛 2012/04/27 3,135
102251 몇번 입은 아이옷 반품이 될까요~~~ 12 인나장 2012/04/27 3,763
102250 동양그룹 채권 괜찮을까요? 7 문의 2012/04/27 1,031
102249 유리대신 김소연이 했으면 어땠을까요 19 패션왕 2012/04/27 3,129
102248 저의 불치병, 정녕 치유방법은 없는 걸까요..ㅠ 1 아고 2012/04/27 1,089
102247 영화 어벤져스 보신분...3D???디지털??? 7 컴대기중 2012/04/27 1,354
102246 주차문제로 아침에 욕을 들었는데... 3 금요일이니까.. 2012/04/27 1,489
102245 전면 수입중단 요구는 좀 억지죠 6 freeti.. 2012/04/27 1,118
102244 급질)에버랜드에서 가격대비 먹을만한 식당은? 3 나들이 2012/04/27 2,018
102243 랄프로렌 블루라벨 원피스 사이즈 문의요~ 4 아기엄마 2012/04/27 2,557
102242 다문화정책의 숨겨진 비밀을 보고 4 수수엄마 2012/04/27 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