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조할인-건축학개론...

뒷북 조회수 : 1,680
작성일 : 2012-04-26 15:43:08

오늘 아침에 혼자 조조할인으로 건축학개론을 보고 왔어요.

 

어느분 말이 거기 나오는 집이랑 전람회 노래만 기억난다고....ㅋㅋㅋ

 

저도 영화본 후로 계속 전람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네요.

 

저는 95학번인데 두 주인공의 감정에 너무 공감이 갔어요.

 

대학교 1학년때 첫눈에 좋아진 건 아닌데 어쩌다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것도 아주 평범하게... 같이 버스를 타러 간다던가.. 같은 방향인데 따로 가기도 뭐하고... 우연히 강의가 똑같이 비는 시간 동아리 방에서 만나서 할일 없어 둘이 학교에서 상영해 주는 영화를 같이 보러간다던가... 산책을 한다던가...

 

겨울쯤 되었을때 그애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왜냐면 걔가 언제부턴가 술마시는 자리에서 제 술잔 갯수에 관심을 가지면서 선배들이 주는 술을 다 못마시게 하고 의례껏 강의가 똑같이 비는 시간이면 동아리 방에 와서 앉아있어 오갈데 없는 저랑 꼭 마주친다던가....그랬거든요. 사실 저도 몇살 많은 멋진 선배가 좋긴 했는데 그건 그냥 잘생긴 연예인 좋아하는 정도의 깊이의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 친구가 군대를 갔어요. 저는 점점 이뻐지는 중이었구요.. 대학교 2학년... ㅋㅋㅋ

 

 휴가 나온 그 친구가 삐삐를 쳐서 술한잔 하자는 소리를 듣고 어느 술집으로 들어서는데 동아리의 다른 여자동기와 같이 웃고 어깨동무 한 걸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나와서 그 뒤로 다시 얼굴을 보지 않았어요.....

 

그 남자애는 정말 말이 없는 아이였는데 저외에 다른 여자아이랑 웃고 스킨쉽을 하는데 배신감을 느꼈던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사실 군대 가기전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는데 답을 안해줬어요. 하지만 군대가서 편지를 많이 써주었고 가끔 편지지에 그림도 그려서 보내주곤 했어요. 그래서 전 걔가 내가 맘에 안들진 않구나 정도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애가 첫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몇년전 너무 궁금해서 싸이를 찾아봤는데 그때까지 싱글이고 모델같이 이쁜 여자친구 사진이 있더라구요... 저는 완전 아줌만데... 가끔 그애한테 그때 내가 고백했을때 왜 대답이 없었는지 묻고 싶어요. 오랫동안 대답을 기다렸는데... 두번 물어보지 못했어요...

 

아마도 맘에 안든거겠지요...

 

남편이 사실 그애랑 좀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외모나 성격이나.. 우리 남편은 저한테 이메일로 자기가 나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는데 제가 답을 주지 않자 전화를 해서 내가 이미 허락한 것 처럼 굴더군요. 제가 절대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처럼... 그래서 그냥 거절하는 것도 귀찮아서 사귀었는데 결혼까지 했네요..

 

우리 남편 너무 재미없어요. 말이 너무 없고 저한테 많이 의존하는 스타일이라.. 가끔 어디가서 도발적인 만남을 갖고 싶게 하는데 너무 착해서 차마 제가 배신을 못했어요.. 늘 일탈을 꿈꾸지 실현하지 못하는 범생이라고 할까요.. ㅋㅋㅋ

 

그러다 올해 결혼 10년찬데.. 건축학 개론을 본 후 그애가 생각나요....ㅋㅋㅋ

 

아~ 정말 20살이 이리 오래전 일이 되었군요...

IP : 39.116.xxx.2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12.4.26 3:49 PM (14.35.xxx.35)

    저도 건축학개론 보고 20살 시절 좋아했던 그사람이 머리에서 빙빙 돌더군요..
    그리고 그날밤 꿈까지 꾸면서 꿈에서조차도 너무도 애틋한 느낌까지 받고는 그 여운이 삼일이나 갔어요...
    ㅋㅋ

  • 2. 공감
    '12.4.26 3:52 PM (115.140.xxx.203)

    영화 보면서 많이 공감하시고 그 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르셨겠네요.. 영화처럼 서로 오해해서 어긋난 경우인 것 같기도 하네요^^ 첫사랑의 추억은 딱 그 때 아름다운 순간으로만 기억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실에 충실하면 또 나름 행복한거겠죠^^

  • 3. 또마띠또
    '12.4.26 4:29 PM (175.215.xxx.73)

    오우 저도96년에 스무살인데 완전 공감했어요. 어쩜 그리 첫사랑 생각이 날까 이람서.. 눈물도 흘리고,, 남편이랑 같이 봤는데 남편도 엄청 공감하더라고요....

  • 4. 너무 뒤늦은 댓글이라..
    '13.7.6 1:19 PM (218.49.xxx.148)

    보실지모르겠어요.. 그냥 제 생각엔 님의 첫사랑은 군대가면서 님한테 기다려달라고 할 수 없어서 답을 안했던것같아요 또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중간에 님이 혹시라도 고무신꺾어신으면 그 아픔을 견뎌낼자신이 없어서요..그래서 편지주고 휴가에 만나면서 사랑을 키우기로 했을것 같아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뒤돌아나온 스무살의 님이 애잔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1778 이자녹스 비비 괜찮네요 1 혹시 2012/04/27 1,287
101777 백상예술대상,,, 너무해요 15 팔랑엄마 2012/04/27 3,115
101776 4월 27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4/27 651
101775 대안학교중 좋은 곳 추천해 주세요 3 아들녀석 2012/04/27 3,308
101774 초6인데 who? 시리즈어떤가요? 3 책안읽는애 2012/04/27 807
101773 맨뒤 잇몸이 붓는대요...아프지 않고... 3 ... 2012/04/27 1,081
101772 혹시 세계테마기행. 한국기행같은 프로 보시는분 계세요? 6 EBS 2012/04/27 1,273
101771 이자스민 문제는 새누리당의 공천심사부실에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6 지나 2012/04/27 886
101770 생활의 발견 4 수유중 2012/04/27 1,350
101769 옷에묻은 식용유 제거할방법없을까요? 4 구제요청 2012/04/27 4,676
101768 요즘 중국관련 기사가 많아서 여쭙는데요. 1 쓸데없는 질.. 2012/04/27 818
101767 현미김치 드셔보신 분? 5 ㅎㅎ 2012/04/27 1,179
101766 통장 비밀번호를 잊어버렸어요 3 미즈박 2012/04/27 8,711
101765 난폭한 아이 키우신 경험 있으신분.. 10 adhd 2012/04/27 1,971
101764 4월 2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1 세우실 2012/04/27 706
101763 운동장 김여사 남편의 사고이;후 막장행동 2 .... 2012/04/27 2,275
101762 제 동생이 운전학원 강사예요. 12 ..... 2012/04/27 6,730
101761 다문화 찬양하는 바보같은 사람들 5 ... 2012/04/27 782
101760 문신한 동네엄마... 제가 너무 고리타분한거죠? 7 ... 2012/04/27 3,898
101759 도마, 추천해 주세요. 2 도마 2012/04/27 769
101758 노처녀시누이 진정 나중에 제가 책임져야 하나요?(길어요 죄송) 24 답답 2012/04/27 12,269
101757 임신중인데... 윗집 코고는 소리땜에 잠을 잘 수가 없네요. 11 층간소음 2012/04/27 5,454
101756 바느질이나 퀼트 배울 곳 없나요?(반포근처) 2 손바느질 2012/04/27 947
101755 언론의 야한 보도사진, 야한 광고사진, 도를 넘었다! 1 참맛 2012/04/27 789
101754 사랑하는 엄마와의 갈등폭발... 14 속상한밤 2012/04/27 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