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 잘 내는 아버지

widerange 조회수 : 1,266
작성일 : 2012-04-25 21:58:19
저희 아버지는 화를 잘 냅니다. 화뿐만 아니라 간섭도 잘하고 다른 사람 무시를 잘하고 욕 또한 잘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저와 엄마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트집거리를 찾아서 잔소리를 하고 격앙된 말투로 감정을 쏟아붓습니다.

"옷 사지 마라. 사 놓고 안 입는 옷 천지다."
"네까짓 게 잘해 봐야 ○○○이나 ○○○(특정 직업군)밖에 더 하겠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꼴값 지질하네."
"네 성격으로는 그 일 절대로 못한다."
"이 쌍놈의새끼, 이 개놈의새끼." 등등등.

어린 시절부터 비난과 과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자란 터라 저는 지금까지 의기소침한 성격입니다.
내성적인 것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내성적이고 어디 가서 기를 못 편다 할까요.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성격에 대한 반감 역시 엄청 크고요.

저는 현재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서 아버지의 폭언을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나가 사니 이제는 엄마한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 갔더니 엄마가 "내가 불쌍하다, 내가 불쌍하다" 하며 울며 
지난 세월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원망을 서럽고 격하게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 저 모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참고참다 하다가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한번에 쏟아부은 경험요.

엄마로서는 '제발 나한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절박한 몸부림이었을 것인데,
아버지가 스스로 얼마나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윽박지르고 간섭하고 욕하고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종교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나 친척들 이웃들한테는 그런 호인이 또 없습니다.
집에서 만만한 가족들한테는 있는 욕 없는 욕 다혈질을 보이면서요.

또 오지랖은 넓어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먼 친척 일까지 다 챙기죠
(그 먼 친척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로요).
한 먼 친척한테 2천만원을 빌려줘 놓고 못 받은 지가 벌써 7~8년이 다 돼 갑니다.
그래 놓고 저와 엄마한테 "아껴라, 아껴라."

가뜩이나 마음이 여리고 우울 증세가 있는 엄마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끊임없는 간섭과 지시와 통제와 비난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인 아버지,
무슨 열등감이 그리 많아 만만한 주변 사람들을 자기 감정의 샌드백으로 삼는지, 참.

밖에서 힘들게 돈을 벌어 오시고 그래서 우리를 먹고 살게 해 준 아버지이지만요,
동시에, 자기가 내뱉은 그 말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지 어쩌는지 모르는 아버지가 참 답답합니다.
IP : 119.149.xxx.1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똑같아요
    '12.4.25 11:06 PM (123.108.xxx.45)

    저를 낳아주신 분과 어쩜 똑같을까요..
    그 얘기를 적으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내려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오빠는 그냥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냥 어머니의 말이라도 잘 들어 주기
    엄마의 속앳말을 내뱉어버릴 수 있도록 무조건 꾸준히 들어 주기ㅠㅠ

  • 2. 저도
    '12.4.26 1:21 AM (80.214.xxx.83)

    그런아빠 뒀습니다
    지금은 안보고 살아요

    생각만해도 욱 해지는...ㅠ
    다정다감한 아빠들 보면 참 부러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2383 화요일에 출국인데 여권분실했어요...T T 12 울고싶어요... 2012/07/22 5,974
132382 고양이 질문 좀 드릴게요 9 냐옹 2012/07/22 1,673
132381 김승우씨 말에요 1 보다가 2012/07/22 3,414
132380 A4용지 어디서 사세요? 3 인터넷쇼핑 .. 2012/07/22 1,598
132379 보통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병원비는 어떻게 하나요? 9 또다시 질문.. 2012/07/22 6,151
132378 옷산거 환불할때..영수증 분실 하며 환불 못하나요? 2 ;;;; 2012/07/22 1,903
132377 주차장에 차 세우고 내릴 때 조심하세요. 21 휴... 2012/07/22 13,952
132376 말숙이좀 안나오면 안될까요? 38 넝쿨당에서 .. 2012/07/22 14,290
132375 아래층에서 담배 피네..어후...확! 8 미챠 2012/07/22 2,129
132374 세광이 연기 괜찬지 않나요?^^ 3 ... 2012/07/22 2,200
132373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김상중씨가 사인을 했는데 5 dd 2012/07/22 3,096
132372 김남주 지금 들고 있는 가방이요 d 2012/07/22 1,535
132371 너무 늙은 내 얼굴..가관도 아니네.. 1 -_- 2012/07/22 3,036
132370 날씨도 더운데 머하고 계세요? 초코민트얌 2012/07/22 1,006
132369 결혼한 여자가 남자들과 연락하는거.. 16 nonema.. 2012/07/22 6,087
132368 이명박의 일본식 이름이 뭐져? 6 ㅠㅠ 2012/07/22 2,363
132367 수영장 정보 부탁드립니다 1 덕두원 2012/07/22 914
132366 결혼하면 이럴때 어떻게 하나요? 1 .... 2012/07/22 1,324
132365 꼭 답해주세요-잠실사시는분 3 잠실문의 2012/07/22 1,718
132364 고구마 줄기를 다듬다가 손이 시커매졌어요. 8 흑흑 2012/07/22 2,639
132363 노래 다운 사이트 추천해주세요. 1 음악 2012/07/22 1,003
132362 엘지 정수기 써보시거나 아시는분~ 1 ... 2012/07/22 1,441
132361 스마트폰 충전해서쓰시나오 밧데리교체로쓰시나요 2 2012/07/22 1,634
132360 좋은 가죽의 지갑을 사고 싶어요. 6 추천부탁 2012/07/22 3,766
132359 남편명의 재산? 9 소나기 2012/07/22 3,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