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 잘 내는 아버지

widerange 조회수 : 1,181
작성일 : 2012-04-25 21:58:19
저희 아버지는 화를 잘 냅니다. 화뿐만 아니라 간섭도 잘하고 다른 사람 무시를 잘하고 욕 또한 잘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저와 엄마입니다.
아버지는 항상 트집거리를 찾아서 잔소리를 하고 격앙된 말투로 감정을 쏟아붓습니다.

"옷 사지 마라. 사 놓고 안 입는 옷 천지다."
"네까짓 게 잘해 봐야 ○○○이나 ○○○(특정 직업군)밖에 더 하겠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꼴값 지질하네."
"네 성격으로는 그 일 절대로 못한다."
"이 쌍놈의새끼, 이 개놈의새끼." 등등등.

어린 시절부터 비난과 과한 지적을 많이 받고 자란 터라 저는 지금까지 의기소침한 성격입니다.
내성적인 것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내성적이고 어디 가서 기를 못 편다 할까요.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성격에 대한 반감 역시 엄청 크고요.

저는 현재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서 아버지의 폭언을 자주 듣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나가 사니 이제는 엄마한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집에 갔더니 엄마가 "내가 불쌍하다, 내가 불쌍하다" 하며 울며 
지난 세월 아버지에 대해 가졌던 원망을 서럽고 격하게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 저 모두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참고참다 하다가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한번에 쏟아부은 경험요.

엄마로서는 '제발 나한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절박한 몸부림이었을 것인데,
아버지가 스스로 얼마나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윽박지르고 간섭하고 욕하고 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종교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나 친척들 이웃들한테는 그런 호인이 또 없습니다.
집에서 만만한 가족들한테는 있는 욕 없는 욕 다혈질을 보이면서요.

또 오지랖은 넓어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먼 친척 일까지 다 챙기죠
(그 먼 친척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로요).
한 먼 친척한테 2천만원을 빌려줘 놓고 못 받은 지가 벌써 7~8년이 다 돼 갑니다.
그래 놓고 저와 엄마한테 "아껴라, 아껴라."

가뜩이나 마음이 여리고 우울 증세가 있는 엄마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끊임없는 간섭과 지시와 통제와 비난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인 아버지,
무슨 열등감이 그리 많아 만만한 주변 사람들을 자기 감정의 샌드백으로 삼는지, 참.

밖에서 힘들게 돈을 벌어 오시고 그래서 우리를 먹고 살게 해 준 아버지이지만요,
동시에, 자기가 내뱉은 그 말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는지 어쩌는지 모르는 아버지가 참 답답합니다.
IP : 119.149.xxx.1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똑같아요
    '12.4.25 11:06 PM (123.108.xxx.45)

    저를 낳아주신 분과 어쩜 똑같을까요..
    그 얘기를 적으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내려가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와 오빠는 그냥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냥 어머니의 말이라도 잘 들어 주기
    엄마의 속앳말을 내뱉어버릴 수 있도록 무조건 꾸준히 들어 주기ㅠㅠ

  • 2. 저도
    '12.4.26 1:21 AM (80.214.xxx.83)

    그런아빠 뒀습니다
    지금은 안보고 살아요

    생각만해도 욱 해지는...ㅠ
    다정다감한 아빠들 보면 참 부러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816 자가 치아 미백 끝까지 해보신분 계세요? 4 잠이 안와요.. 2012/04/27 2,170
100815 아들 있으면 집도 고치고 문제있으면 해결하고 하나요? 14 ... 2012/04/27 2,375
100814 [BGM] 박원순 서울시장, 공무원에 나가라! 호통.JPG 4 참맛 2012/04/27 1,786
100813 남편 지갑속 여직원편지 59 하루살이 2012/04/27 18,609
100812 알레르기에 감기가 겹쳐서 죽겠어요...ㅠㅠ 1 안 자고 뭐.. 2012/04/27 718
100811 제가 이상한게 아닙니다 1 world 2012/04/27 653
100810 김종훈 "건강권 침해? 광우병 젖소 한마리인데..." 3 ... 2012/04/27 1,230
100809 백만원 가까이 되는 밥솥은 뭐가 다를까요? 4 궁금 2012/04/27 1,762
100808 스마트 폰 약정 남았는데 또 신상으로 바꾸라고 전화가 오는데 흔.. 4 새폰 2012/04/27 1,166
100807 비정규직입니다. 3 00 2012/04/27 982
100806 몽산포 여행 하신분 조언 부탁드려요~ 3 여행기대 2012/04/27 1,050
100805 유럽, 미국은 주식이 빵인가요..? 20 ... 2012/04/27 11,454
100804 정부, 만화로도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 약속했건만... 샬랄라 2012/04/27 684
100803 미국에 사시는 분한테 김선물 괜찮나요? 4 2012/04/27 1,487
100802 혹시 설암에 대해 아시는 분 있나요? 4 2012/04/27 3,003
100801 밥솥에 맥반석계란을 했는데 너무 밍밍해요ㅠㅠ 1 비형여자 2012/04/27 1,879
100800 좀전에 sbs보셨나요? 1 2012/04/27 1,907
100799 오늘 처음 제일평화 다녀왔어요!~ 3 ........ 2012/04/27 2,256
100798 외노자들이 4월 29일 대규모 시위를 벌입니다. 10 허헐 2012/04/27 1,835
100797 영화 '은교' 보고 왔습니다. 10 네가 좋다... 2012/04/27 13,103
100796 조금 전 아주 인상적인 영화를 봤습니다. 4 인디 2012/04/27 2,083
100795 중국 소설 추천부탁드려요. 18 ... 2012/04/27 2,332
100794 전북 군산에서 다우너소 수십마리 도축 7 무서워 2012/04/27 1,617
100793 북큐슈 유후인에서 히타시까지 버스 운행 안되나요? 일본여행 2012/04/27 1,038
100792 저는 굼뱅이차예요 7 ㅇㅇ 2012/04/27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