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반려동물에 애정있는 분들 봐주세요. (긴 거 싫으심 패스해주세요)

슬프네요 조회수 : 960
작성일 : 2012-04-24 13:34:40

친한 언니 얘기인데요

 

언니네 집에 둘째가 또 쿠싱(부신피질기능항진증)인거 같아요.

이 병을 아는 분은 아시고 모르는 분은 모르실테지만 완치 불가능한 병이네요.

언니의 첫째 요크셔, 저의 첫째 포메 둘다 쿠싱으로 각각 신장암과 방광암으로 세상 떠났어요. ㅠㅠ

 

언니랑 저랑은 그때 서울대병원에서 만나 같은 동네 이웃이라 친해진거에요.

저 언니네도 지금 같이 사는 몽이들 다 유기견이에요. 슈나 포함 믹스견 4마리.

어쩌다 요크셔, 말티, 닥스훈트 같은 품종있고 사람들 눈에 들만한 애들은 구조하면 다 치료하고 미용하고 집에서 며칠 보호하며 좋은 주인 찾아줘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발바리들은 언니가 키우네요

아저씨가 구조한 큰 백구 누렁이도 다 좋은 집 찾아줬고요.

어쩜 저 부부에겐 그렇게 유기견들이 눈에 띄는지....

 

여튼 둘째, 시추와 발바리의 믹스인거 같은 듬직하고 착한 견실이가 쿠싱의 증상이 보여요.

꼬리털이 몽땅 빠지고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항상 배고파하고 건드리면 싫어하고 힘들어하고요.

근육이 없어지고 배도 엄청 부풀어 오르며 털이 빠진 부분은 까맣게 착색도 되지요.

 

언니나 저나 어쩔수 없이 쿠싱엔 거의 준전문가 수준이 되었죠.

저 병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약을 먹어야 하고 일정한 기간을 두고 병원에 가서 채혈하고 초음파하고..

등등 보호자나 아픈 환견이나 둘 다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요.

 

차라리 어디가 딱 부러지게 아파 수술시켜 낫는 병 같으면 당장 병원 쫓아가죠. 당연히.

그치만 호르몬 문제이니, 거기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이니.... ㅠㅠ

저도 알고 언니도 알죠.

 

견실이는 언니가 구조한지 벌써 햇수로 7년차인 아주 소심한 애랍니다.

오로지 언니만 아는 순둥이죠.

언니네 아저씨가 불러서 꼬리 흔들며 다가간지 이제 1년 남짓일 정도로 남자에 대한 경계심이 심해요.

떠돌이 시절에 남자들한테 엄청 많이 해꼬지 당했었나 보다 짐작만 하지요.

몇년을 봐온 저한테도 아직 안와요. 오로지 제 손에 간식이 들려있을때만 왔다가 후다닥 간답니다.

 

견실이는 처음에 구조해서 중성화(잠복고환으로 수술부위 2곳), 아랫니 윗니 발치 수술 각각 1번씩.

수술 경험도 몇차례 있어요. 그때마다 애 잡는 줄 알았대요.

병원 가면 애가 너무 정신줄을 놔버리니... 남자 의사 때문에 그러는지...

 

작년 9월에 생일(구조일) 기념으로 종합검진 했는데 애가 너무 힘들어했어요.

그땐 저도 옆에 있었는데 어찌나 힘들어 하는지,그냥 청진하고 엑스레이 찍고 채혈하는데도

소변 흘리고 침 질질 흘리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언니 어깨위로 머리위로 올라가려고만 하고...

 

 

여튼 언니는 아는 병이니 병원에 가서 치료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치료한답시고 병원 다니다가 더 스트레스 받아서 견실이가 지레 죽을거 같대요. ㅠㅠ

 

근데 전 생각이 다른 것이..... 나중에 언니가 후회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언니네 경제 사정을 속속들이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걸로 알아요.

돈 때문에 병원 가지 않을 사람은 아니란 얘기죠.

같이 사는 막내 슈나는 몸집도 엄청 큰데다 목청 또한 커서 언니가 어쩔 수 없이 성대 수술을 시켰을 정도로

병원을 기피하는 사람도 아니죠.

 

<<수술에 거부감 드는 분도 계시겠지만 유기견을 짖는다고 다시 밖으로 내몰순 없고, 그렇다고 이사를

할수도 없었대요.

견실이와 세째 초롱이는 배변을 바깥에서 하는 습관이 있어서 하루 서너번 나가야 하는데 복돌이가 그렇게

짖어대니 이웃의 민원으로 결국 성대수술을 했대요. ㅠㅠ

오히려 복돌인 더 좋을 수도... 실컷 짖어도 엉덩이 맴매 안당하니 더 좋을 수도...>>

 

제가 뭐라 해줄수 있을까요.

아는 병이라, 견실이가 힘들어하니, 어차피 완치가 안되는 병이니.....

갈때까지 먹고 싶어하는 거나 실컷 먹이겠대요.

많은 양을 주는 건 아니고 그냥 널 사랑한다... 그걸 알아줘~~의 의미로 먹고 싶어하는 거나 실컷 먹이겠다는데

왤케 눈물이 쏟아지던지...

 

그냥 언니 생각대로 하는 것이 맞을까요?

전 모르겠어요.

견실이 보는 사람들은 꼬리털 빠진거 보고 피부병이냐고 물어본대요.

언니는 저랑 달라서 몽이들 델고 다니면서도 사람들이랑 굉장히 잘 지내요.

스스럼없이 막 친해지는 스타일.

(전 혹 어르신들한테 왜 더럽게 개 끌고 다니느냐란 소리 한번 들으면 며칠 집안에서 면벽. )

그런 언니가 저 피부병 얘기 한번 듣고는 너무나 상처를 받아서 힘들어해요.

 

이미 같은 병으로 첫째를 보낸 경험이 있으니 병간호는 열심히 할 각오가 되어있다는데

제가 병원 데려가세요. 이 말을 못하겠는 거에요.

어차피 보호자의 주관에 따라야겠죠?

 

저도 집에 있는 녀석 둘 다 10살이 넘었어요.

둘 다 유기견이고 덩치 큰 녀석은 신장에 결석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요.

언제 어떻게 견실이처럼, 우리 또롱이처럼 큰병이 생길지 모르지만 전 병원에 데려갈거예요.

희망이 없어도 약을 먹으며 사는 날을 조금이라도 연장시켜 주고 싶어요.

 

견실이도 어쩌면 병원은 싫지만 며칠이라도 더 언니랑 살고 싶지 않을까요?

 

 

 

 

IP : 182.218.xxx.5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24 1:42 PM (121.186.xxx.147)

    작년에 무지개 다리 건넌 우리집 몽이가
    쿠싱이라고 했었어요
    증세가 안 나타나서
    6개월에 한번씩 대학병원에 입원시키고
    검사했었네요

    전 작년에 우리 아이
    진통제도 안 들어서 너무 고통스러워하길래
    보내줬거든요
    우리애도 유기견이었는데
    저랑 10년 살았었어요
    같이 살면서 병원 무지하게 다녔거든요
    온갖수술하고 어찌나 아픈데가 많았는지..

    견주의 몫이고 선택이예요
    병원을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라면
    그냥 살아갈 날 동안 집안에서 지내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저라면 약이 듣는 날까지는 병원에 다닐꺼예요
    일단은 최선을 다하자 그런 생각이 있어서요

  • 2. 잘 모르지만
    '12.4.24 3:12 PM (1.246.xxx.160)

    고통이 따르는 불치병이라면 그냥 보내주는게 사람이라도 좋을것 같아서 언니분 의견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3. ..
    '12.4.24 5:23 PM (112.151.xxx.134)

    병원간다고 답이 있는 병도 아닌데....
    개는 병원만 가면 기절할 정도로 그리 쇼크상태에 빠지는 성격이면
    저같아도 병원치료 안 시키고 집에서 편하게 보살핍니다.
    만일 개가 병원가는데 스트레스없는 성격이라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맘으로 병원치료 받겠지만요.

  • 4. ...
    '12.4.24 9:50 PM (121.184.xxx.173)

    아니...병원만 가면 경기를 일으키는 개를 왜
    기념일이라고 종합검진을 받게하나요.
    강아지 종합검진 이런거 다 필요없어요.
    그냥 별일없으면 병원 멀리하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키우는게 강아지 건강에 제일 좋습니다.
    쿠싱증후군이라니 병원에 데려가면 스트레스로 더 심해질거 같아요.
    안데려가는 게 낫다고 생각됩니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444 30초중반때만해도 주변솔로들 서로 소개시켜주기도했는데.. ... 2012/04/26 714
100443 인천 송도 살기 어떤가요? 11 연수구민 2012/04/26 6,616
100442 경찰, 전두환 경호동 사용료로 年 2100만원 내기로... 5 단풍별 2012/04/26 869
100441 檢, MB 아들은 서면으로 하면서… 전 경호처장은 소환 조사 5 세우실 2012/04/26 753
100440 제발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조언 부탁드려요. 12 오지랖 여사.. 2012/04/26 1,982
100439 서울에 있는 학교들 바자회 언제하나요? 학교바자회 2012/04/26 525
100438 저 운전면허 필기 합격하구, 오늘 기능 들으러 가요~ 3 헤헷 2012/04/26 657
100437 라디오 스타 어제 재밌지 않았나요?? ㅎㅎㅎㅎㅎㅎ 12 예능 이야기.. 2012/04/26 2,736
100436 대구지역 시민단체 "대구MBC 노동조합 투쟁 적극 지지.. 3 참맛 2012/04/26 658
100435 박정희 94회 탄신제.... 15 단풍별 2012/04/26 868
100434 쟈니윤씨 부인 35 .. 2012/04/26 14,465
100433 마트에서 파는 드레싱 중 맛있는 드레싱 추천해주세요~ 5 드레싱 2012/04/26 1,918
100432 돌잔치 얘기 나온김에 ; 제발 돈좀 안걷었음 좋겠어요 16 어이쿠 2012/04/26 2,847
100431 종이이름 질문할께요..미술전공하신분들 2 .. 2012/04/26 679
100430 사진 2 아이맘 2012/04/26 814
100429 여자가 먼저 사귀자고 대시하면어떨까요? 19 요즘 2012/04/26 4,831
100428 단팥소 어떡하면 부드럽게 만들 수 있나요? 5 만들고프다 2012/04/26 668
100427 집에서 벽에 못박고 스스로 다 하시는 분들 계시나요~~? 7 손수 2012/04/26 2,094
100426 운동장 그 여학생 위독하다는데 어째요 ㅠㅠㅠㅠ 61 ㅠㅠㅠ 2012/04/26 10,308
100425 중1.만화인문고전..살까요 말까요 7 .. 2012/04/26 882
100424 은행 기계에서 터치가 안돼서 애먹었어요 4 어제 2012/04/26 602
100423 오늘은 롯데리아치킨버거세트 2350원하네요 5 야자수 2012/04/26 1,967
100422 오늘은 노처녀가 씹히는 날인가 봅니다. 9 ..... 2012/04/26 1,352
100421 또? 신경림 논문표절 의혹, 제자 논문을 그대로… 1 참맛 2012/04/26 746
100420 생생정보통에 나오는 이상미 정도면,,, 6 별달별 2012/04/26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