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기저귀 채우는 광경을 봤어요.

불쌍해 조회수 : 2,996
작성일 : 2012-04-23 23:02:43

 

주말 저녁, 아이와 함께 집에 오는 길에 기막힌 광경을 봤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대각선 맞은편에 할머니가 손녀딸로 보이는 아이와 나란히 앉아있었어요.

할머니는 50대 후반쯤으로 보였고 아이는 5~6세쯤?으로 보였는데 덩치는 좀 큰 편.

아이는 계속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할머니는 뿌듯한 표정으로 손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이가 갑자기 큰 소리로 '할머니, 나 쉬!' 하는거에요.

 

마침 지하철이 다음 정거장으로 들어가는 중이라 전 혼자 속으로 다행이다, 아이라서 오래 못참을텐데

얼른 데리고 나가서 화장실 갈 수 있겠네 생각했지만 그건 저 혼자만의 생각...이었어요.

 

할머니가 아이에게 얼른 일어나서 바지 벗으라고 하는거에요... 주말에 날이 추웠잖아요... 아이가 내복에

옷을 겹겹이 껴입었는데... 애가 신발신은채로 의자 위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바지를 내려요...

할머니는 가방에서 기저귀 하나를 꺼내더니 애가 천천히 옷을 내리고 있자 "빨리 좀 내려" 하면서

손녀의 바지를 확 내리는겁니다... 상의가 조금 길어서 아이의 중요한 부분이 조금 가려지기는 했지만..

 

전 그 와중에 주변을 둘러봤어요... 할머니와 아이의 목소리가 좀 큰 편이었고 지하철에 사람이

대부분 앉아있고 듬성듬성 서있었는데.... 제 바로 건너편에 서있던 아저씨 고개까지 확 돌려서

아이를 계속 쳐다보고 있고, 옆의 노약자석의 할아버지는 옆사람이 서있어서 잘 안보였는지 허리를 숙여

고개까지 쭉 빼고 바지를 벗은 아이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어요...

정말 토나오면서 아이가 불쌍하더라구요... ㅠ_ㅠ

할머니는 결국 그 아이에게 기저귀를 채우고 바지를 입힌 뒤에 "기저귀에 싸. 집에 가서 기저귀 빼줄게"...

라고 하고 아이는 불편한 듯이 바지를 여러번 추스리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할머니가 미쳤나, 하는 생각에 너무 미우면서도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어요... 주말에 왜 할머니랑 밖에 나와있을까,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제 옆에 있던 딸은(5세에요) 왜 쟤는 부끄럽게 지하철에서 옷을 벗냐고,

제 속을 더 상하게 하는 질문을 하네요....

 

정말 별별 사람이 다 있지만.... 그 할머니에게 뭐라 한 마디라도 했으면 제 속이 편했을까요?

자꾸 무표정하게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바지 내리고 기저귀 차는걸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아이가 떠올라서

계속 마음이 불편하고 속이 상하네요... (그리고 고개 빼고 아이가 기저귀 차는걸 보던 할아버지 모습도

자꾸 생각나서 진짜 토할 것 같아요)

 

IP : 175.125.xxx.15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4.23 11:07 PM (175.114.xxx.11)

    어차피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그 상황이 이상했다는 것 알게 되겠지만
    내 마음 편하자고 당장 그 자리에서 아이에게 수치심을 줄 필요는 없지요.
    나이 많은 할머니도 아니신데 왜 그러셨을까요? 아이가 걱정되네요.

  • 2. sweet
    '12.4.23 11:09 PM (218.52.xxx.33)

    너무 속상해졌어요.....
    어떻게 저럴수가 있나요.
    저도 다섯살짜리 딸 키우는데, 이건 너무해요..

  • 3. ..
    '12.4.23 11:15 PM (112.146.xxx.2)

    저 정도 나이면 도중에...내려서 화장실까지 참을 수 있을텐데.....

    우리아이들....저 정도 나이었을 때....지하철에서 쉬마렵다고 하면......그냥 도중에 내려서 손 잡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 지하철 탔는데....ㅠ.ㅠ

  • 4. 동감
    '12.4.23 11:15 PM (175.118.xxx.135)

    정말동감합니다.
    전 지난주말 아울렛갔다 기막힌 광경을 봤어요.
    30대중반의 외모깔끔한 애기엄마가 3~4살정도 되는애를 정문옆 잔디에 쉬를 보게하는겁니다.

    근데 그게 그냥앉아서 누는게 아니라 엄마가 아이다리를 들고 거의 안은자세에서 보는거아시죠..
    그걸 벽쪽으로 향하는게 아니라 옆으로....

    아울렛 다른문에서 정문으로 걸어오다 정말 제눈을 의심했어요.
    아이성기가 정말 너무잘보이는거에요.
    여자아이였고...길에 서있던 젊은 남자 2~3명이 쳐다보는거 보고 진짜 기겁했어요.

    한마디해야하는 찰나애 애가 안눈다고했는지 다시옷입히던데요..
    그엄마 정말 제정신인가 의심되던구요..

  • 5. 친할머니맞나
    '12.4.23 11:20 PM (115.143.xxx.81)

    시터아네요?? 헐헐...
    5-6살이면 알거 다 알 나이인데...어찌 저런;;;;;

  • 6. ............
    '12.4.24 12:45 AM (1.251.xxx.181)

    악!!! 진짜 그거 지켜보는 할아버지와 아저씨는 뭔가요 정말 토나오네요
    요즘 애들 빨라서 그 나이면 다 알텐데.... 진짜 아이가 안됐네요 딸 둔 엄마로써 제가 다 속상해요 ㅠ_ㅠ

  • 7. 원글님맘 알거같아요
    '12.4.24 1:22 AM (121.143.xxx.77) - 삭제된댓글

    글만 읽어도 속상하고 화나고 ...
    그아이도 창피하다는거 어느정도알았을거예요.. 그냥 할머니기에눌려 어쩔수 없이.. 맘이 않좋네요.

  • 8. ㅠㅠㅠㅠ
    '12.4.24 7:19 AM (223.33.xxx.230)

    저도 할아버지땜에 토 나와요...

    정말 할머니 할아버지 왜 그러신데요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909 정수기 어떤제품이 좋나요?? 추천부탁드려요 1 Hero 2012/04/24 841
100908 영어 수행평가 다시 써오라네요 6 수행평가 2012/04/24 1,132
100907 박원순 “서울시 아닌 시민에 사과하라” 24 베리떼 2012/04/24 2,825
100906 부산에 사시는 분들 알려주세요~~ 7 막내이모 2012/04/24 1,217
100905 내용 펑이요.. 15 나쁜아내 2012/04/24 2,507
100904 이 평범한 사람이 다문화반대 까페도 가입하고 요즘 너무 심란해요.. 14 조선족 싫다.. 2012/04/24 1,157
100903 [원전]고선량 영역 20 년 후에도 일정부 최초의 예측지도 공표.. 1 참맛 2012/04/24 490
100902 눈치보던 검찰, 정권말 ‘펄펄’… 권력형 비리수사로 명예회복? 5 세우실 2012/04/24 740
100901 다시 문의 드려요.무플절망 6 엿기름 2012/04/24 575
100900 지긋지긋한 방광염.. 도와주세요. 10 ㅠㅠㅠㅠㅠㅠ.. 2012/04/24 2,264
100899 택시탓는데 5 밥먹고물먹자.. 2012/04/24 989
100898 수도요금 절약하는 법 알려주세요~~ 11 넘 많이 나.. 2012/04/24 4,128
100897 남자 서울대(공대)졸업 여자 시골 여상졸업 결혼어떻게 생각하시나.. 21 ... 2012/04/24 5,403
100896 경주여행 계획에 조언좀 부탁드려요.. 1 partyt.. 2012/04/24 856
100895 어린이날 선물 뭐 계획하세요? 3 ^^ 2012/04/24 865
100894 택배 받을때마다 세상 좋아진걸 느껴요.. 11 ㅇㅇ 2012/04/24 2,899
100893 내과 초음파검사는 보험적용 안돼죠? 2 궁금 2012/04/24 1,130
100892 아가방도 상품권 나오나요? 선물하려고 2012/04/24 1,420
100891 어린이집 등원차량에서 찬송가를 틀어주나봐요 17 .... 2012/04/24 1,751
100890 고등학생이 중학교때 은사님 찾아 뵐때 2012/04/24 605
100889 문xx 당선자가 우리 기독교인 이였군요 참으로 부끄럽네요 2 호박덩쿨 2012/04/24 933
100888 중학교 영어 교과서 추천좀 해주세요. ryrhkt.. 2012/04/24 1,489
100887 [운동장 김여사사건] 외국에서의 반응.. 1 ... 2012/04/24 1,920
100886 돈까스 좀 튀긴다 하시는 분들, 답글 부탁해요~ 12 양배추 2012/04/24 8,544
100885 50,60 넘으신 분들 실비보험에서 질병통원, 질병입원비 얼마 .. 1 ... 2012/04/24 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