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남아, 기관에 다닌지 이제 6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5세지만, 생일이 12월 30일이라 덩치는 크지만 거의 4세나 다름없어요.
말도 느리고, 또래에 비해서 인지같은 건 좀 느린 편이고요.
오늘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갔다가 제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었습니다.
현관에서 신발 갈아신는 거 보고 아이가 "엄마 안녕" 하고 손을 흔들고 교실(2층)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나오려는데 제 주머니에 약이 들어있어서 그거 다시 건네주려고 계단을 올라가니
계단 꺾어진 곳에서 다른 아이(5세)가 제 아이에게 "야.. 내 신발 좀 갖다놓고 와" 하네요.
그 말과 동시에 전 계단을 올라갔고, 상대방 아이가 저를 보더니 흠칫 합니다.
제 아들은 그냥 배시시 웃고만 있고요.
그래서 제가 그 아이에게 "네 신발은 네가 정리해야지.. 친구한테 시키면 안 돼" 그러고 말았어요.
그리고 제 아이 교실에 데려다주고 전 나왔습니다.
근데 오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 화가 납니다.
아직 5살 밖에 안 된 애들이라 아직 뭘 몰라서 그러겠지 싶다가도..
평소 제 아이의 행동이나 성격을 봤을 때 만약 제가 없었다면 제 아이는 "어 알았어" 하고
그 친구 신발을 다시 1층 신발장에 갖다놓았을 거라 생각하니 괜히 약이 올라요.
얼마 전에도 점심에 밥 먹다가 다른 친구가 아이의 눈을 포크로 찔렀다는 얘기 듣고
가슴이 철렁했지만, 아이들 같이 지내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제 아이에게 다른 친구가 심부름 시키는 걸 보니 아이들끼리 놀다가 다치는 것보다 더 속이 상하네요.
친구들도 알겠죠. 제 아이가 좀 어리숙하고, 느린 편이라는 거.
오늘 한번 뿐이라는 보장도 없고, 평소에 맨날 시켜먹는다는 증거도 없는데..
이걸 어린이집에 얘길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또 얘길 한다면 어떻게 얘길 해야하나...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냥 아직 5살 아이들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