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끌고가다 신호등 앞에 섰는데 에릭 클랩튼의 Change The World 가 나오더라구요.
멍하니 듣느라 신호 놓칠뻔 했습니다.
그때 제 앞에 절대자가 나타나서 그 시절로 다시 돌려보내주랴 묻는다면 주저없이 네라고
금방 대답했을거예요.
아기가...너무 마음에 걸리지만..솔직한 마음은 그냥...돌아가고 싶네요.
엘피판이 벽처럼 둘러싸인, 쉴새없이 좋아하는 음악들만 흘러나오던 알바하던 작은 까페, 그
곳 사장의 담배연기까지 그리웠습니다. 알바하느라 몸은 고되었지만
행복했어요.
눈뜨면 만날수 있는 친구들이 있던 제 캠퍼스.
제 첫사랑이 있고 마음맞는 사람들도 있고 뭐든 될수 있던 그 곳.
삶이 정말 답답해 죽겠습니다.
아기는 더없이 이쁘지만, 이 집에 갇혀있는 제 마음은 불구덩이에요.
복직이 결정되어진 가을만 어서어서 기다려집니다.
그럼, 저는 버스를 타고가는 할아버지마저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겠죠?
남편을 마냥 미워하지 않고 조금쯤은 이해도 되겠죠?
제 첫사랑의 그림자를 놓을수 있을테고 흘러간 그날들만 그리워하며 사는 노파처럼
살진 않겠죠? 바빠서라도...
하지만, 단 하루라도 그 봄날의 캠퍼스로,
아니면 바삐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회사원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네요.
이 봄날에, 제 마음은 활활 타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