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가다에게 보내는 편지 (루시아)

우리는 조회수 : 950
작성일 : 2012-04-21 21:59:17

아가다에게 보내는 편지 (루시아)

 

안녕하세요

저희와는 오래전에 시작된 인연이지만 갑작스럽게 교육감이 되셔서, 교육감이 되신 이후에는 사실 그분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봐 멀리서 바라만 보고 가끔씩 사모님을 통해 안부전화만 묻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TV에서 수척한 곽노현 교육감님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 그동안 저희 집에서 있었던 일을 두서없이 글로 올려봅니다.

 

저희들이 13명의 대식구를 이끌고 시골로 이사 온 지가 어언 20년이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이곳에 정착하여 자연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농사짓는 수사님에게 그 당시 귀농 수업을 받고 첫 포도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수도원 원장님의 주선으로 곽교수님 내외가 저희 집에 피정 오셔서 하룻밤을 묵어가셨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껏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저희 집에 방문하셨을 때에 저희들이 피정 집에 관하여 의논을 드렸습니다. 편찮으신 모 신부님께서 이곳이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은퇴 후에 이곳에 사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집 피정 공간도 작고해서 여기에 신부님도 모시고 피정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면 어떨까하고 말씀 드렸더니 조금 생각을 해 보시겠다고 하시면서 그 후로 이곳을 자주 방문하시고, 피정 집을 짓자고 하셨습니다. 그 후로 피정 집을 마련하는 데는 상당한 돈이 들어갔습니다. 땅도 매입했고, 옛날 스레트 집을 수리하느라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저희 집이 어려울 때 생활비로 주신 금액까지 모두 다 합치면 어림잡아도 5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 3칸, 부엌 1개, 욕실 1개, 마루가 딸린 작은 피정집이 지어졌고, 그 후에 수도자 분들과 휴식이 필요한 분들이 다녀가시고, 지금도 피정 집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부님을 모시려고 터도 닦고, 준비를 하는 중에 신부님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시골에 오실 수 없다고 하셔서 신부님을 모시지 못했습니다.

 

또한 유기농법의 농사법이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가족들이 무척 힘들어 할 때 곽노현 교수님으로부터 한 가족 같은 따뜻한 위로와 함께 경제적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도움을 발판으로 저희 가족은 지금껏 힘든 시골생활을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어려워 한전에서 전기를 끊는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제가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때도 저희들을 위로하시며 생활비를 보태 주셨고, 제가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하였을 때도, 저희 아이들이 아플 때에도, 할아버님 할머님이 편찮으실 때도 저희를 위로하여 주시면서 말없이 경제적인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또 우리 큰아들이 눈이 아파서 서울에 올라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어떠냐고 하셔서 그 집에서 3일간을 머물면서 치료를 받았고, 그때에도 시골에서 무슨 돈이 있느냐고 수십만 원을 병원비에 보태라고 주셨지요.

 

유기농 포도 농사를 실패하고 제가 생활이 너무 어려워 감나무라도 심어서 앞으로의 희망이 있어야 되겠다고 했을 때에 감나무 묘종 값도 수백만 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또한 포도농사를 지어놓고 팔지를 못하였을 때에도 서울로 가지고 오라고 하여 그렇게 바쁜 가운데에서도 목이 다 쉴 정도로 일일이 전화로 하셔서 2500평에 포도를 다 팔아주셨습니다. 수년간 매년 해 주셨습니다.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팔아 주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을 보며 진정 이렇게 남의 어려움을 모른 체 하지 않는 분이 우리나라 아이들의 교육을 이끌어나가시는 것에 너무나 기뻤고 크나큰 희망이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지난 15여년간의 인연으로 다른 건 몰라도 곽 교육감님은 이웃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보살피는 분이시라는 건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이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에만 정진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를 깊이 간청 드립니다.

 

 http://cafe.daum.net/pres.kwak/meLK/114?docid=1MFssmeLK11420111220112117
IP : 175.197.xxx.4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는
    '12.4.21 10:00 PM (175.197.xxx.40)

    http://cafe.daum.net/pres.kwak/meLK/114?docid=1MFssmeLK11420111220112117

  • 2. 인품
    '12.4.21 10:17 PM (124.195.xxx.9)

    곳곳에서 드러나는 일들이 보면 생각보다 더 비범하신 분이세요.
    부디 교육감직을 잘 수행하실 수 있도록 화살기도 합니다.

  • 3. 맞습니다
    '12.4.21 10:34 PM (115.21.xxx.161)

    타인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는 분이신것 같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사마리아인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어야겠네요. 이런 분을 오도하고 헐뜯고 비방하다니 큰일이네요.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4. 저도
    '12.4.21 11:45 PM (125.187.xxx.175)

    이 분이 말씀하시는 거 보면 진실과 선의가 깊이 느껴져요.
    아마 재판과정에서 판사도 그건 확실히 느꼈을 겁니다.
    판결 내용도 그렇다네요.
    정말 갑갑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3790 [속보]이해찬 “북한인권법은 외교적 결례” 발언 파문 4 2012/06/04 1,057
113789 나는 평범하다 하시는 분들, 일가족 의류비는 1년에 얼마 정도 .. 4 ... 2012/06/04 2,097
113788 남편과 바람피운 승무원에게 위자료 지급한 주부.. 그러나 6 판결 참고 2012/06/04 6,547
113787 애교는 타고 나나봐요... 1 애교쟁이 2012/06/04 1,202
113786 축쳐진 남편의 어깨가 으쓱해질 건강챙기고파요 1 도움이 필요.. 2012/06/04 612
113785 웰컴투 동막골 2 영화 2012/06/04 1,009
113784 저의 이런마음 왜 그런걸까요? 7 좋은아침요 .. 2012/06/04 1,983
113783 근육통도 돌아다니나요? 웃자 2012/06/04 1,426
113782 칠순잔치 9 무명 2012/06/04 2,284
113781 가구에 붙은 양면테이프자국 뭘로 지우나요? 4 살림 2012/06/04 3,142
113780 아침마당 보다가 돌렸어요 5 한마디 2012/06/04 6,379
113779 왼쪽 아래배가 아프면 어떤 과로 가야하나요? 4 참지말고 병.. 2012/06/04 2,725
113778 인모가 좋은가요,가짜 모발이 좋은가요? 2 가발 2012/06/04 1,115
113777 스마트폰 초보 이용자인데요... 4 ... 2012/06/04 1,190
113776 초1아들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어찌해야하나요 17 고민 2012/06/04 2,520
113775 류마티스 관절염 4 끙끙 2012/06/04 1,413
113774 [원전]"오이 원전 재가동 막아주세요" 긴급 .. 1 참맛 2012/06/04 603
113773 책 읽어주는 라디오 프로 같은거 있나요? 5 궁금 2012/06/04 1,258
113772 미성숙한 남편 3 화가 나네요.. 2012/06/04 2,251
113771 인간극장 오늘부터 이범학씨네요 트로트가수 13 이대팔 2012/06/04 7,491
113770 6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6/04 640
113769 생강차. 2 2012/06/04 1,275
113768 살찌는 방법 알려주세요 5 dff 2012/06/04 1,411
113767 감정의 기복 조절 4 2012/06/04 1,820
113766 돌미나리에는 거머리가 없나요? 3 무셔 2012/06/04 3,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