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님들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남자 조회수 : 2,075
작성일 : 2012-04-20 21:00:45

제가 대학을 공대를 나왔어요.

여자가 별로 없어서인지 제가 좀 한인기  했더랍니다.ㅎㅎ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당시에는 공부와 그룹과제가 많아서 정말 힘들고,

과목도 어려워 맨날 도서관에서 공부와 씨름하고 그랬었거든요.

 

종종 도서관에서 남학생들에게 쪽지 받곤 했지만, 워낙에 해야할일이 많다보니,

다 귀찮고, 누굴 만날 시간도 없고, 우리과 선배,후배,과 친구들중에도 대쉬(?)하는 사람이

많아서 다른과는 아예 관심도 없었어요.

 

졸업하고  취업때문에  바빴던 겨울.. 집으로 몇통의 편지가 왔었거든요.

편지를 보낸사람은 학교 다른과 선배였는데 도서관에서 저를 보고는 첫눈에 반해서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려다가 안되었고, 제 뒤를 밟아 집까지 따라왔던적도 있었고,

우리과 강의실에서도 저를 훔쳐보곤 했다 하더라구요.

 

제가 지나는 동선따라 쫓아 다녔지만, 도저히 가까이 다가갈수 없고 용기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려 했는데 졸업후에도 계속 마음을 떨칠수 없어서 어찌어찌 제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아주 좋은곳에 취직이 되서 연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냈더라구요.

본인 주소를 그 연수받는 주소지로 보냈고, 구구절절 1년동안 저에 대한 첫느낌부터 현재상태까지요..

읽으면서 누굴까 궁금했지만, 당시에 너무 바빠서 그냥 또 넘겼는데, 그뒤로 몇통의 편지가 더왔지만,

어떤건 뜯어 보지도 못하고, 한참 후에 읽어보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취직해서 또 너무 바쁜 사회생활하고....

 

제가 어릴때 부터 친구들에게 편지를 많이 받았는데, 그걸 아직까지 모두 박스형태로 모아 가지고 있어요.

결혼후에도 계속 소중하게 가지고 있답니다.

오늘 짐정리를 하다가 문득 편지상자가 눈에 띄길래 초등,중학교,고등.대학, 사회시절친구,연예할때 모두 기억을

되살리며 읽어보았네요.

 

그러다가 제가 뜯지 않은 편지가 있더라구요. 그세월 동안 제가 읽지도 않고 보관만 한 편지가 몇통이 있는거예요.

그중에 한통이 바로 저 위 학교선배편지였어요.

그당시에는 인연이 아니였던지 저는 답장은 커녕 자세히 읽지도 않았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그마음이 전해지면서

뭔가 가슴한구석이 아련한 겁니다.

무려 1년을 벙어리 냉가슴으로 앓다가 용기내여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한통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구요.

 

읽어보지도 않고 넣어둔 편지도 있으니 참 미안하더라구요. 누군가의 마음을 몰라봤던것이요.

그래서 꺼내 읽어보니,,,정말 세상에 ~ 세상에 영화에서 나올법한 일이 일어났지 뭡니까.

제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중가중간 커피마시러 나갈때 잠깐씩 보면서 저사람 되게 멋지다. 저런 사람이랑 연예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

싶은 그런 사람 있잖아요. 제 친구들도 저사람 멋지다고.. 우리끼리 맨날 숨어서 훔쳐보고 그랬던 사람..

바로 그사람이지 뭡니까.. 그사람이 그편지에 본인 사진과 이름, 나이 이런정보를 같이 넣었더라구요.

그걸 글쎄 20년 가까이 된 지금에서야 꺼내 본겁니다. 아 ~~ 정령 이건 영화야 하면서 제가 몇시간을 앉아 있었네요.

만약에 그 사람인걸 알았다면 저 아마도 편지답장하고 한번쯤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깝다. ㅠㅠ 아마 우리엄마가 제 편지를 그냥 박스에 넣어두신거 같았어요. 하두 많으니 그냥 넣어두면 알아서 읽겠지

하셨나봐요. 인연이 아니였기 때문일거야 했지만, 아~ 아깝다 말이라도 한번 걸어주지... ㅠㅠ

IP : 121.143.xxx.12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항상 생각하기를
    '12.4.20 9:06 PM (1.251.xxx.58)

    내 인생 다시산다해도 다르게는 살지 못하리...
    인연이 아닌거지요.

    님이 그 편지 그당시에 그대로 뜯어봤다 하더라도...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것이 인생이지요^^

  • 2. ㅇㅇ
    '12.4.20 9:18 PM (211.237.xxx.51)

    영화같은 얘기네요
    근데 정말 아까워요 ㅠㅠ
    그리고 연예아니고 연애에요
    연예는 방송 연예인할때 연예...

  • 3. ..
    '12.4.20 9:18 PM (1.225.xxx.82)

    전 윗 님과 생각이 달라요. 많이 아깝네요.

  • 4. ^^
    '12.4.20 9:21 PM (61.43.xxx.217)

    ^^* 어머나..좋은 추억으로 남기세요..정말 영화같은 일이네요..

  • 5. 화초엄니
    '12.4.20 9:24 PM (59.24.xxx.106)

    저도 제 가슴이 다 떨리고 아려오네요. 저 아직 20대입니다. ㅠㅠ
    정말 인연이란 게 있긴 있나봐요.

  • 6. ....
    '12.4.20 9:35 PM (180.230.xxx.22)

    님 많이 미인이신가봐요..?
    첫눈에 반했다던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 데이트한번도 못해보고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기엔 안타깝긴 하네요

    근데 왜 편지로만 연락을 했어야 했는지
    직접 대시했다면 좀 달라졌을수도 있었겠네요

    결혼도 하고 남편도 있지만 아마 그 기억 오래갈거 같아요ㅠㅠ

  • 7. ㅎㅎ
    '12.4.20 10:04 PM (14.39.xxx.99)

    정말 아깝겠네요...

    근데 왜 읽어보지도 않으셨어요.

    음... 교훈하나 얻으셨겠군요

    잘나간다고 자만하지 말자ㅋ
    남의 마음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인생이 달라질수도 있었을텐데
    아님 최소한.. 예쁜 추억이라도 ^^ 제가다 아쉽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3616 저 호구된 건가요?? 3 seduce.. 2012/06/03 1,967
113615 임수경, 그리고 통진당 사태를 보면서 드는 소회 10 유채꽃 2012/06/03 1,565
113614 없어졌나 싶으면 갑자기 나타나서 괴롭혀요 5 편두통 2012/06/03 1,405
113613 아기에게 음정희 보조개(?)가 있어요. 9 함함하다 2012/06/03 3,408
113612 수능에서 평균 백분위 97이라면 어느정도인가요? 6 ... 2012/06/03 6,924
113611 복지부, 아동학대 방지 특례법 제정 추진 샬랄라 2012/06/03 716
113610 결혼식 축의금 고민 12 결혼식 2012/06/03 2,923
113609 가스레인지에서 자꾸 바람 빠지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납니다. 가스 2012/06/03 2,412
113608 급) 약고추장만들때요 3 급급 2012/06/03 1,664
113607 줄넘기로 식욕을 날려버릴래요. 2 2012/06/03 1,338
113606 집앞에새끼고양이가있어요 4 berry 2012/06/03 1,701
113605 요즘 교대점수 폭락 했네요. 12 ... 2012/06/03 10,579
113604 노래 들을때 이렇게 해보세요 컴에서 2012/06/03 906
113603 sbs는 재방송도 꽉 잡고있네요. .. 2012/06/03 1,113
113602 통일의꽃 임수경의원 발언이 기사화됐네요 9 변절자 2012/06/03 2,460
113601 우리 딸 여드름 어떻게 해야 해요...... 4 고민고민 2012/06/03 1,933
113600 애들 버릇없는 것 순전히 부모탓임을 또 느낍니다. 2 .. 2012/06/03 3,004
113599 선본 여자분의 현재 심리상태는 어떤걸까요? 33 babolo.. 2012/06/03 5,307
113598 요추에 약물치료받으시고 거동을 못하세요...도와주세요!! 5 신경협착증?.. 2012/06/03 1,266
113597 마늘 장아찌 담았는데 간장이 많이 남았어요 5 아까워서ᆢ 2012/06/03 1,159
113596 발레리나 강수진씨 동여상 보는데 2 탕수만두 2012/06/03 3,071
113595 수의사들 돈 생각보다 많이 벌거든요(펌) 12 ... 2012/06/03 9,400
113594 불어 잘 하시는 분이나, 아이에게 프랑스 그림책이나 프랑스 동요.. 3 .... .. 2012/06/03 1,600
113593 운전하면서 이어폰도 없이 계속 폰 들고 전화하고 폰 들여다보던 오지라퍼 2012/06/03 786
113592 프리워시 얼룩.. 1 혹시 2012/06/03 1,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