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의 자격 최종회에서 나온 홍마녀의 대사에요.
교도소로 면회간 전남편은 자신들이 젊은날 가슴 두근거리며 함께 읽었던 책을 들고가
밑줄그은 부분을 보여주죠.
지나친 속도를 우려하는 글귀였어요.
홍원장의 말 "그책 그냥 가져가. 난 이미 속도의 짜릿함을 맛보고 거기에 익숙해져버린 사람이니까.
대신 투표는 제대로 할게. 나도 공멸은 싫으니까."
아내의 자격, 전 사실 드라마역사에 남을 수작이라고 봅니다.
종편에서 방영된 게 정말 안타깝고 아쉽고 슬픈 드라마죠.
이 드라마의 불륜은 단순한 불륜이 아니에요.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관계를
기득권의 허영이 쌓아올린 바벨탑의 허상을
제대로 정말 현실인 듯 디테일하게 지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어제 마지막 회에 제대로 드러나더군요.
결코 무너지지 않는 수퍼갑들의 정체와
기를 쓰고 쫓아가봤자 결국 가랭이만 찢어지고 마는 허무한 자화상들...
공멸하지 않기 위해 해야할 너무 단순하고 쉬운 방법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