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좀 토닥토닥 위로해주세요

위로가필요해 조회수 : 913
작성일 : 2012-04-20 09:52:22
으흐흑. 저 일주일 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이 마음 평생 변치 않고 섬기겠다, 너를 보기만 해도 피로가 풀린다 뭐 등등... 
흔히 연애할 때에 나오는 그런 아름다운 말들을 내뱉은게 헤어지기 일주일 전인데..

자세한 건 쓸 수 없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어요. 
주변의 상황에 의해 헤어지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지만, 
헤어지고 곰곰히 따져보니 콩깍지가 씌여 있을때 보이지 않던 나쁜 점들이 이제 보이네요.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했지만 '어허~ 어디 여자가' 이런말도 했고, 
술 좋아했고, 친구 많았고, 자기 가족 지나치리만큼 끔찍했고, 
자기 일에 대해서 뻥... 이랄까 좀 허풍도 있었고, 
공공장소에서 내가 버린 쓰레기를 안치우고 그냥 나오는 무개념에, 
또 공공장소에서 이어폰 끼지 않고 음악을 틀어 제게 들려주던 모습 -_-
스킨십을 할 때도 제 싸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구요. 
결정적으로.. 지금 생각해보니 참 못생겼네요 ㅎㅎ

그래서 머리로는 다 정리가 되었어요. 
아하.. 그래도 내가 그동안 착하게 살아서 이런놈 피해가라고 헤어지게 하셨구나.. 
근데 잠깐이나마 열렬하게 사랑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순간순간 마음이 먹먹해져요. 
나쁜 구석 가운데 숨어 있었던 따뜻함, 배려도 그립고... 
나중에 만날 남자친구가 이런 부분을 채워주지 못하면 
되려 이 남자가 생각이 날 것 같아 걱정되고 두렵고.. 

치열하게 인생 사시는 선배님들 눈에야, 
한가하게 앉아 사랑 타령하는 제가 깜찍하시겠지만 ㅎㅎ
그래도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해요. 
잘 헤어졌다.. 똥차가 간것이다.. 인생 살아보니 좋은 놈은, 네 인연은 오더라.. 
시간 지나고 보니 그깟거 별거 아니더라.. 

그래도 이런 나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말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엄마..
울지말고 그만 속상해하라며, 더 좋은 남자 만나게 기도해 주겠다는 엄마..
내가 조금 흔들리는거 같으면, 어디 가서도 그런 사기꾼같은놈보다 못한 놈을 만나겠느냐고 함께 욕해주는 엄마..
그런 엄마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저 행복한 사람 맞는거죠?

삼순이에 나왔던 그 대사...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라는 말이 와닿는, 
치사하리만치 화창한 봄날이네요 ㅠㅠ

IP : 58.145.xxx.21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20 10:25 AM (147.46.xxx.47)

    아...
    저 그 멘트 좋아하는데...원조가 삼순이인지 몰랐어요.제가 삼순이를 안봐서;
    왜 하필....왜하필 이렇게 좋은날 홀로 됏을까 싶으실거에요.
    너무 힘들어하지마세요.어짜피 인연 아닌거....화창한 봄날 한때 같이 하자고
    미련남아하는것도 우습고 비참한 일이잖아요.지금은 그사람이 리얼이고..
    운명처럼 느끼실지 모르지만...그저 원글님 인생에 엑스트라?조연?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다는걸 곧 머지않은 시간 느끼게 되실거에요.물론 그 곁엔 다른 더 좋은사람이
    함께 하고있을거구요.기운내세요.어머님이 참 친구같고 좋은분이시네요 ^^부러워요~~~

  • 2. 위로드려요
    '12.4.20 10:33 AM (59.10.xxx.69)

    지금은 많이 힘드시겠네요..
    운동도 하시고 쇼핑도 하시고 공부같은것도 해보세요~~
    일단 환기가 필요할듯 싶어요..
    시간이 약이다 라는 말은 별로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정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 3. 으음..
    '12.4.20 12:45 PM (211.44.xxx.82)

    이런 말씀 드이면 조금 위로가 되실까요 ?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기억들 감정들 다 무뎌집니다..
    물론 지금은 마음이 저려오고, 아파오고, 턱 막힌 것 처럼 숨 쉬기도 괴로우시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겁니다.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때가 올 때까지 님은 그냥 묵묵히 님 하고 싶은 일 하시면서 그렇게
    스스로를 다지며 지내시면 되는 겁니다..
    그 사람이 전부일 것 같았던 시절 물론 있으셨겠지만,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일이 될테니
    너무 미련두진 마셔요
    그냥 다음에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되는 겁니다.
    못받은 사랑 받고, 행복해 질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부디 훌훌 털고 웃으세요..^^

  • 4. ^^;;;
    '12.4.20 1:45 PM (175.113.xxx.171)

    즐기세요~
    이별의 슬픔을.

  • 5. 원글이
    '12.4.20 2:10 PM (58.145.xxx.210)

    속시원히 털어놓을 곳이 여기뿐이었는데... 따뜻한 말씀 감사해요. 잘 견뎌볼께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3029 (기독교)신앙심 깊은분들 봐주세요. 14 얘기 좀 할.. 2012/05/28 1,971
113028 자식 차별에 대해서 글을 보니까 저도 떠오르는 거... 남편 2012/05/28 1,049
113027 뜬금없겠지만 국내제작 중저가 가방브랜드 부탁드려요 8 참나도 2012/05/28 2,459
113026 산에 미니스커트입고 힐신고 .. 19 이건 뭐래~.. 2012/05/28 4,413
113025 이젠 정말 코스트코 못가겠어요. 25 휴... 2012/05/28 24,728
113024 정봉주의원 모친 기사입니다. 5 .. 2012/05/28 2,560
113023 마음이 아프니 몸이 아프게 되네요.. 6 웃음만복 2012/05/28 1,750
113022 3,5살 아이데리고 4박정도의 캠핑카여행 어떤지요. 6 하정댁 2012/05/28 1,697
113021 Marni (마르니) 해외 온라인에서 구입할수 있나요? 4 마르니 2012/05/28 1,969
113020 가족여행 가능한 리조트 추천부탁드려요 1 질문 2012/05/28 751
113019 용서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인간관계, 어떻게 이기세요? 25 어떻게 2012/05/28 4,886
113018 마흔 된 여자 헤어스타일 조언 좀 해주세요 2 릴리 2012/05/28 2,369
113017 경주 모텔 장난 아니네요.... 41 ........ 2012/05/28 26,853
113016 건축학개론 보신분... 16 내미 2012/05/28 3,983
113015 12평하고 15평 차이가 많이 나나요? 에어컨 2012/05/28 1,199
113014 아이 이 얼마나 흔들리면 치과 가야할까요? 1 치과 2012/05/28 943
113013 중딩영문법 인강추천 부탁드려요 2 영어 2012/05/28 1,262
113012 아 고민입니다..(아르바이트) 2 .. 2012/05/28 1,318
113011 요샌 웬만한 건 줘도 안받나봐요 68 살림정리 2012/05/28 16,926
113010 밥솥이 뚜껑손잡이를 압력으로 돌렸는데... 1 클났어요 2012/05/28 1,147
113009 유리병에 물넣고 소리내는거요~ 3 2012/05/28 1,481
113008 남친한테 미묘하게 무안함 느낄때.. 19 ........ 2012/05/28 5,579
113007 조언 감사합니다 3 은행직원이 2012/05/28 1,159
113006 많이 속상합니다ㅠㅠ 16 .. 2012/05/28 3,564
113005 못가본 58평거실에 2m77 작은가요? 8 못가본 58.. 2012/05/28 2,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