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키우고 자주 듣는 핀잔(?)
원래 우리가 개 키우는 것을 알고 있는 분이신지라 우리 개를 이뻐하긴 해도
우리부부처럼 이뻐하는 정도에 대해서는 잘 공감을 못하나봐요.
어제 마침 사료가 딱 떨어졌거든요.
밤이 늦은지라 사료가게가 문을 열리도 없고
그렇다고 굶길 수도 없고 (밥 먹을 때는 밥 먹는 식탁 아래서 정자세로 앉아 있어요. 혹시 떡고물 떨어지지 않을까,
가끔 고기부스러기나 생선부스러기를 주기도 한답니다.) 그리하여 냉동실에 남아 있던 삼겹살을
구워 밥에 비벼줬더니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는데 이 분이
"사람도 못먹는 비싼 삼겹살을 개한테 주냐''
"어차피 우리 부부가 돼지고기 잘 먹지도 않고 오래 됐어요''
(참고로 이 분도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어 드시지 않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개한테 삼겹살을 ㅉㅉㅉ''
그러거나 말거나 내 집 개니까 구워서 줬습니다.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나봐요.
김춘수의 시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
내 곁에 그냥 지나치는 개였다면 그냥 잡종개, 똥개라고 생각하며 지나쳤을지 모르는 개들이
나와 함께 감정과 삶을 나누기 시작한 순간,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요.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어둠컴컴한 밤에서 항상 나를 향해 반갑게 꼬리치며 다가오는 개와의 일상이
4년을 넘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나를 반가와하고 나를 신뢰하고 절대적으로 사랑해 주는 개.
내가 슬퍼하며 울때 슬며시 다가와서 부드러운 꼬리를 흔들며 핥아 주는 개.
내가 열로 펄펄 끓어 아플땐 귀신같이 알고 산책도 밥도 조르지 않고 내 옆에 근심서린 눈으로
앉아 있는 개. 이사하면서 잠시 맡겨놨더니 영원히 헤어진 줄 알고 슬퍼하며 기죽어 있다가
내가 오니 펄쩍 거리며 양손과 볼을 핥아 댔던 우리 강쥐를 생각하면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그 개랑 한 번은 장난을 치다가 개 이빨이 내얼굴에 부딪혀 피가 난 적이 있어요.
그 때 어찌나 우울해 하던지 베란다에 엎드려서 일어나지 않더군요.
아무리 괜찮다고 달래도 미안했던지. 네 발 달린 털달린 짐승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존재인데요.
그 개가 삼겹살도 아까와서 못 구워줄만큼 하찮은 존재였을까요?
요즘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고 있었어요.
거기에 이순신 장군이 적의 포로들을 고문하고 목을 베는 과정에서
'각자의 개별성'에 주목하지 않으련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적으로 왔지만 실은 각자 농부요, 손주요, 아비요, 아들인 입장
어떤 사람은 적장치고는 너무 준수하고 사람이 고결해서 마구 베어버리는 게 쉽지 않다는.
각 사람의 인생과 역사를 생각할 때 함부로 죽이는게 어렵고
전쟁이라는게 각자의 개별성을 없애고 무차별로 학살하는 것이라는 그런 표현이 있지요.
그게 와닿았어요. 만약 모든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면 전쟁은
참으로 가공할만큼 무서운 것이라는 점을 알텐데.
----그나 저나 총선결과로 인해 멘탈의 붕괴가 지금에서야 신체화로 표현이 되네요.
온 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고 감기기운도 사라지지 않고
무엇보다 파업을 주도하며 싸워온 MBC노조에 대해 제일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 국민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 경상도 도민들에 대한 깊은 실망감.
역사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라. 과수된 제수 성추행범, 논문대필범을 선량으로 뽑아주다니.
지도자 수준은 국민수준이라니 전과 14범 MB뽑힌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네요.
또 독재자 딸도 유력대권후보로 오르내리는 이 나라가 부끄럽습니다.
1. ..
'12.4.19 2:54 AM (118.33.xxx.60)별 수 없지요. 내 반려견은 내가!
우리집 강아지들이 생각났어요...
우리집 강아지들 보면 기절하시겠네요...
사람 밥보다 비싼 사료와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입도 안대십니다.ㅠ
비싼 사료, 간식, 그리고 미용비..그래도 이뻐요. 넘 귀엽고..ㅠ
하루하루 늙어가는 개를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와요.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의 날이 자꾸만 떠올라서요..
점프를 놀라울 정도로 높게 하더니 어느날인가부터는 소파 올라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네요.ㅠ
저도 총선 이후에 멘붕이었다가.
멘붕멘붕했는데, 진짜 멘붕을 체험했어요.
요즘 조금씩 신체화되네요.
입맛이 없다는 거?-ㅠ
단 걸 먹어줘야 좀 기분이 좋아지는 거?ㅠ
슬퍼요. 대선 때는 멘붕이 아닌, 하늘을 날고 있었으면 좋겠어요.ㅠ2. ..........
'12.4.19 5:00 AM (124.51.xxx.157)강아지는 사람과 정서를 나누는 동물이에요 그래서 가족같단 느낌이들구요
아파하고, 맛있는거 있음 먹고싶어하고, 내가슬퍼하면 같이 슬퍼해주고 ..
사람이 느끼는 감정 똑 같이 느껴요
이래서 동물이지만 사람처럼 챙겨지는거같아요...3. 강아지맘~
'12.4.19 7:45 AM (220.82.xxx.157)저두 강아지키워서 잘 알아요~
걍 울 식구죠..ㅋㅋ
애지중지하는 내 새끼~ ㅎ
근데 원글님 강아지한테 삼겹살은 안 좋대요..
사료 없을때는 계란 노른자 삶은 것에다 밥 비벼주세요~
계란 흰자는 안되고. 꼭 삶은 노른자만요!
울 강아지도 그렇게 하니까 잘 먹어요~
삶은 계란 노른자가 강아지한테는 영양식품이에요~4. ..
'12.4.19 7:56 AM (39.121.xxx.58)유기농만 먹이는 우리집보면 기절하시겠네요 ㅎㅎ
전 자연식이 좋다고해서 매일 이유식처럼 야채랑 고기랑해서 만들어줘요.
남들이 별나다고해도 뭐 우리가족이니까..
한귀로 듣고 그냥 흘려버려요.
안그래도 우리보다 먼저 무지개다리건널 강아지..
그것만 생각해도 가슴아파 죽겠어서 해줄거있음 다 해주고싶어요.5. 묻어가는 질문요~~
'12.4.19 9:13 AM (221.149.xxx.158)혹시 강아지에게 선식은 어떤가요?
올가에서 산 선식이 냉동실에 있어 이번 강쥐 간식 만들때 넣어 볼까 하는데
현미 . 발아 현미, 콩,보리가 들어간 거예요.6. 윗님
'12.4.19 10:22 AM (211.172.xxx.11)개는 육식동물이에요.
개 사료중 고가 사료는 곡물이 안들어간 사료도 있어요. 그러니 선식은 좀.. ㅠㅠ7. 히히
'12.4.19 11:29 AM (59.7.xxx.55)저두 강아지 9년 키우고 있어요. 요즘 나이 들어 눈에 눈동자도 흐릿해져서 걱정이 엄청되고 안스럽구 꿈에도 나타나구...병원에 문의하니 백내장과는 다른 그냥 노화현상이라구 ..맘이 쓰려요. 엊그제 미국에 60살 오라버니한테 선거야그했더니 멘붕 왔는지 화딱지만 나구 열불터져 관심 좀 끈답니다. 뭐 우리야 선거권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두 관심이 안갈수가 없는지라... 여러분 쫌 투표 좀 잘하자구요 제발! 특히 경상도분들!!!!
8. ...
'12.4.19 12:52 PM (124.51.xxx.157)윗님 강아지 얘기 잘하시다가 선거얘기왜하시나요??
강아지 이뻐한다고 편견가지면 안좋아하시듯이, 경상도사람들 다그런거 아니에요 싸잡아매듯이
얘기안했음하네요 여기 댓글알바인가요??9. 웃기지만
'12.4.19 1:00 PM (220.86.xxx.224)그쵸..안키우는 사람은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는지 모르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울 강아지가 아주 제가 소중하게 다룬다는것을 만방에 알려요...
그래서 일단 시댁에 가도 울 강아지가 대접받아요.
울 시어머님께서 애지중지 하시더라구요...제가 하는거 보고
친정엄마도 제가 하는거보고 애지중지...
언니네가도 조카들도 제가 하는거보고 정말 애지중지...
울 강아지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귀여운 강아지로 세뇌를 시켜놨거든요..ㅎㅎㅎ10. 선식
'12.4.19 1:07 PM (121.184.xxx.173)윗분 선식 밥이랑 섞어주심되요. 자연식 시키는 개들 보면 현미밥도 많이 주거든요. 주셔도 됩니다. 개는 육식동물이라하지만 인간하고 같이 살면서 잡식으로 변화되었죠.
11. 쎙떽쥐베리
'12.4.19 2:21 PM (182.211.xxx.33)키운지 일년남짓에 정을 느낀지 한달정도됐어요.
울며 겨자먹기로 맡은거라 구박만 안했지 별 정이 없었어요.
아, 근데 요즘 머리속에 자꾸 떠오르는 싯구절이 김춘수의 꽃입니다.
그리고 어린왕자의 장미도 되새겨지고요..
원글님의 개별성에 관한 이야기(칼-이순신장군이야기라지만) 공감하며 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