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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펜션 잡아달라고 할 때 짜증나요.

제주사람 조회수 : 3,297
작성일 : 2012-04-18 15:16:59

저 제주사람입니다.

태어난 것만 제주도이고 대학교는 서울로 와서 직장도 여기서 잡고 결혼도 여기서 하고

이젠 서울시민이에요

제주도에는 부모님만 계시구요.

 

그런데 대학교때도 그렇지만 사회생활 하면서도 만난 사람들이

제주도 여행 갈 때마다 부탁을 하네요.

자기들한테는 자잘한 부탁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정말 폭력(?) 수준입니다.

 

스무살 때 서울로 와서 10년 이상 여기서만 살았는데,

저한테 제주도 싼 숙소를 알아봐달라는 둥, 맛집을 알려달라는 둥, 아는 집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는 둥.

더 철판 깐 사람들은 우리 부모님 집에서 재워달라는 둥.

대학교때도 방학때만 되면 저한테 연락이 와요.

친하지도 않은 선배한테서, 딱 한 번 얘기해본 동기한테서....

"나 지금 제주돈데 얼굴 좀 보여줄 수 있어?"

그 말이 뭐겠습니까? 자기 제주도 왔으니 맛있는 것 좀 사주고, 관광 좀 시켜달라는 얘기지요.

 

그나마 친한 사람들이 오게 되면 제주도에서 유명한 맛집엘 데려갑니다.

원래 관공서나 학교 근처에 맛집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맛있게 쳐먹고나서 나중에 회 안 사줬다고 뒷담화 작렬;;;

알음알음 정말 고생해서 싸고 괜찮은 숙소 잡아주면, 로맨틱 하지 않다고 뒷담화 작렬;;;;

그 돈 가지고와서 신라호텔 같은 데서 묵고 싶어하는건지.

정말 정이 뚝 떨어지게 만든 사건만 해도 몇 건입니다.

 

오히려 제주도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원하는 그런 데 모르거든요.

제주도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전부 다 관광지가 아니라고요.

제주도 사람들 오히려 회 자주 못 먹습니다. 경험상 회는 부산 이런데가 더 싸더군요.

제주도 사람들은 서울 간다고해서 서울에 친하지도 않은 사람 불러내서

밥사달라, 관광 시켜달라고 부탁 안 하지요.

그 유명한 경주에 가도 그런 진상 짓 안 합니다.

왜 유독 제주 사람들만 봉이 되는지..... 정말 한숨만 나네요.

오늘도 아는 분 또 전화와서 애들이랑 올레길 가는데, 숙소 좀 알아봐달라고 당연한 듯이 얘기하네요.

저도, 저희 부모님도 한번도 안 가본 올레길인데..... 정말 짜증만 나네요.

IP : 59.24.xxx.106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18 3:20 PM (119.64.xxx.151)

    그 사람들이 부탁한다고 해도 원글님이 안 들어주면 그만이잖아요.

    나도 잘 몰라~ 하고 쿨하게 거절하세요.

    그렇게 한 두번 하다보면 부탁하는 사람 사라질 겁니다.

  • 2. 제주사람
    '12.4.18 3:22 PM (59.24.xxx.106)

    그러게 말이에요. 부탁 들어주는 내가 바보죠. ㅠㅠ
    그래도 그런 부탁을 너무 당연히 생각하는 사람들 인식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떠나온 지 10년이 넘었다고 강조하는데도, 제주도 사람들은 서로서로 다 친척이고 한라산에서 공차면 곧바로 바다로 떨어질 만큼 좁은 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더라구요.

  • 3. ...
    '12.4.18 3:23 PM (119.197.xxx.71)

    좀 그렇게 되는 경향이 있죠. 저희 친정도 준 관광지인데 사시사철 손님이 몰려요.
    오죽하면 숙박업하는거 아니냐고 동네에서 누가 신고를 ㅠㅠ
    감당안되시면 과감히 거절하시는게 좋겠죠.
    저희집은 베푸는 만큼 돌려주시는 분들이 더 많고 가족같은 분들도 있으세요.
    아주가끔 몰염치한 사람도 있지만요.

  • 4. ...
    '12.4.18 3:24 PM (119.64.xxx.151)

    원글님 글 읽고 생각해 보니 제 주변에도 제주 출신 사람 몇 있는데 그런 부탁할 생각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문제가 아니라 원글님 주변 사람들이 좀 이상한 듯...

  • 5. ㅎㅎㅎ
    '12.4.18 3:28 PM (118.43.xxx.4)

    저는 제주도민인데...... 사실은 내려온 지 몇 년 안 되었어요.
    친구들 내려올 때 집에 재워주는데... 솔직히 좀 힘들어요. 손님맞이 하는게, 그들은 일년에 한번이지만 저한테는 그런 팀이 몇 명씩 있으니까 ^^;

    저는 맛집 리스트를 아예 정리해놨어요. 그래서 그거 보내줘요. ㅋㅋ 제가 좀 맛집 그런 거 좋아해서.
    숙박은 저도 모르니까 알아서들 찾으라고 하고.
    그리고 간혹 일정 같은 거 보내주면 거기에 코멘트로 추천하는 정도.

    확실히 손님맞이 힘들어요.
    제 친구들은 염치있는 사람들이라 오면 자기네가 사줄라 하고 그러는데...그래도 그렇다고 제가 암것도 안 하기도 글코. 이래저래 돈이 들어가긴 하더라구요. 시간도 그렇고. 렌트 안 하고 오는 사람이면 제 차로 모시기도 상당히 피곤.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합니다.

  • 6. 빙그레
    '12.4.18 3:30 PM (180.224.xxx.42)

    그렇겠네요.
    대접보다는 소개 시켜주는 정도는 괜찮을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어디가 괜찮으니 연락해 보라는 정도?
    옛날 학교 다닐때는 돈없고 하니 재워주고 하지만
    지금쯤 성인이 되어서는 내돈으로 여행 다녀야지 왜 빈대를 붙으려 하는지...

  • 7. 빙그레
    '12.4.18 3:31 PM (180.224.xxx.42)

    요즈음 인터넷 잘돼 있어서 본인들이 팬션잡기
    더 편하지 않을까?

  • 8. ㅇㅇ
    '12.4.18 3:31 PM (14.40.xxx.153)

    전 원글님이 이해 안가는데요?????
    그런 부탁 들어오면 저같으면 저도 어렸을때만 살아서 제주도 잘 몰라요
    하면 간단할것을...

  • 9. 그냥
    '12.4.18 3:32 PM (118.223.xxx.109)

    거절하세요
    이젠 서울시민된지 오래라 많이 바껴서 잘모른다고..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 10. 저번에
    '12.4.18 3:47 PM (59.14.xxx.110)

    언제였는지 모르겠는데 제주도 여행갔다가 라디오를 들었어요. 어느 회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제주방송이었고 그 주제로 아나운서 둘이 이야기하더라구요. 그 사람들한테는 한번이지만 거주자 입장에서는 한두번도 아니고 정말 스트레스라구요. 미국 사는 제 친구는 친한 지인이 회사 그만두고 놀러가도 되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3개월을 있다 가더래요. 교육수준은 높아져도 민폐 끼치지 않는 교육은 제대로 못받아서 그런가봐요.

  • 11. 저도 맛집 리스트 알고 싶어요 ㅎㅎㅎ님
    '12.4.18 4:57 PM (110.14.xxx.164)

    팬션이야 전화번호 알려주고 끝내고요
    아니면 나도 잘 몰라 해버리세요
    서울 산다고 서울 호텔 예약 해주는거 아니니까요
    팬션 맛집 구경할거 리스트 만들어서 한꺼번에 메일로 보내주고 끝내는것도 좋네요 ㅎㅎ
    다 잘라 버리다 보면 부탁 안할거에요
    전 오히려 그 지역 사람에게 연락하기 더 어렵던데요
    물론 정보 물어보기는 합니다

  • 12. 차차
    '12.4.18 5:12 PM (180.211.xxx.155)

    인터넷은 뒀다 뭐한데요 카페며 블로그며 넘치는게 정보인데... 검색해서 찾아보라 하세요 내 숙소를 어떻게 내가 한번 보지도 않고 남한테 맡기는지 이해가 안가는 족속들이네요

  • 13. 이해해요
    '12.4.18 7:28 PM (124.195.xxx.59)

    제가 직접 겪는 일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이해가 가는 짜증이네요
    옆에서 보기도 가끔 민망해요
    게다가 뒷담화 할때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은 민망함이죠ㅠㅠㅠ

  • 14. 거절
    '12.4.18 8:05 PM (211.234.xxx.141)

    친하지도 않은 사람 부탁은 왜 들어주시는지요
    그것도 잘 모르시믄서요

    잘 생각해보믄 나한테도 문제가 있어요

  • 15. 제주사람
    '12.4.18 8:14 PM (59.24.xxx.106)

    친한 사람들 연락 오는 것도 짜증나요.
    제주도 가는거면 그냥 알아서 휙 다녀왔으면 좋겠네요.
    82님들 만이라도 제발 이러지 말아주세요. 제주든 경주든 암튼 관광지에 사는 지인에게 연락하지 마시고
    조용히 인터넷 검색해서 다녀오세요.

  • 16. 제주사람
    '12.4.18 8:19 PM (59.24.xxx.106)

    덧붙여, 관광하러 갔다가 지인에게 대접을 받게되면 그 보답은 꼭 하세요.
    당장 내일 굶어 죽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그럼 여행은 왜 간담? 여튼!) "덕분에 잘 놀다가 올라간다." 혹은 "덕분에 좋은 구경하고 맛난 거 먹었다. 고맙다." 라는 전화라도 꼭 하세요.

  • 17. ..
    '12.4.18 9:07 PM (175.127.xxx.236)

    저는 그래서 제주도 내려가는거 포기했네요
    남편직장 제주도로 지원해서 2년정도 살 수 있었거든요. 아이들 어릴 때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거기가면 사돈의 팔촌까지 다 손님으로 받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련없이 포기했죠.

    원글님은 거절하는 법을 연습하셔야겠어요

  • 18. 날토
    '12.4.18 11:46 PM (59.31.xxx.148)

    그런 정보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하면 다 나오고 그것도 귀찮음 도청이나 시청 관광과에 전화하면 친절하게 잘 알려줄텐데.. 흠...

    그런데 유명관광지에 사시는 분들 그런 고충이 있는지 몰랐네요.

  • 19. ㅇㅇ
    '12.4.19 12:01 AM (121.140.xxx.77)

    그럼 원글님.

    이왕 여기서 얘기가 나온 김에,
    님이 생각하는 최고의 제주도 숙박시설과
    맛집에 대해 우리 82인들에게 알려주세요.

    한번 제대로 오늘 쏴보는 겁니다.
    오케?

  • 20. 제주사람
    '12.4.19 12:23 AM (59.24.xxx.106)

    제가 생각하는 제주도 최고의 숙박시설은 없습니다. 그 '최고'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요.
    돈이 많으면 많은대로 신라나 롯데호텔 같은 브랜드 호텔 가서 묵으세요. 돈 없으면 없는대로 올레길 도미토리에서 묵으시고요.
    적은 돈 가져와서 최고급 숙박시설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최고의 숙박시설은 없네요.
    맛집은 동복해녀촌-->회국수, 성게국수 대박이구요/연우네-->자연음식점
    정도네요. 두 군데 모두 최근에 친정 갔다가 친정식구들이랑 먹고 온 집들입니다.
    나머지는 지금 당장 기억나는 데가 없네요.

  • 21. ㅎㅎㅎ
    '12.4.19 9:49 PM (118.43.xxx.4)

    동복해녀촌은 말만 많이 듣고 안 가봤네요. 가봐야짐~
    저도 연우네 좋아해요 ^^ 근데 잘 안 가게 되네요ㅋ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말 안 할래요! 사람 많아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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