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제주사람입니다.
태어난 것만 제주도이고 대학교는 서울로 와서 직장도 여기서 잡고 결혼도 여기서 하고
이젠 서울시민이에요
제주도에는 부모님만 계시구요.
그런데 대학교때도 그렇지만 사회생활 하면서도 만난 사람들이
제주도 여행 갈 때마다 부탁을 하네요.
자기들한테는 자잘한 부탁일지 몰라도 저한테는 정말 폭력(?) 수준입니다.
스무살 때 서울로 와서 10년 이상 여기서만 살았는데,
저한테 제주도 싼 숙소를 알아봐달라는 둥, 맛집을 알려달라는 둥, 아는 집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는 둥.
더 철판 깐 사람들은 우리 부모님 집에서 재워달라는 둥.
대학교때도 방학때만 되면 저한테 연락이 와요.
친하지도 않은 선배한테서, 딱 한 번 얘기해본 동기한테서....
"나 지금 제주돈데 얼굴 좀 보여줄 수 있어?"
그 말이 뭐겠습니까? 자기 제주도 왔으니 맛있는 것 좀 사주고, 관광 좀 시켜달라는 얘기지요.
그나마 친한 사람들이 오게 되면 제주도에서 유명한 맛집엘 데려갑니다.
원래 관공서나 학교 근처에 맛집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맛있게 쳐먹고나서 나중에 회 안 사줬다고 뒷담화 작렬;;;
알음알음 정말 고생해서 싸고 괜찮은 숙소 잡아주면, 로맨틱 하지 않다고 뒷담화 작렬;;;;
그 돈 가지고와서 신라호텔 같은 데서 묵고 싶어하는건지.
정말 정이 뚝 떨어지게 만든 사건만 해도 몇 건입니다.
오히려 제주도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원하는 그런 데 모르거든요.
제주도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전부 다 관광지가 아니라고요.
제주도 사람들 오히려 회 자주 못 먹습니다. 경험상 회는 부산 이런데가 더 싸더군요.
제주도 사람들은 서울 간다고해서 서울에 친하지도 않은 사람 불러내서
밥사달라, 관광 시켜달라고 부탁 안 하지요.
그 유명한 경주에 가도 그런 진상 짓 안 합니다.
왜 유독 제주 사람들만 봉이 되는지..... 정말 한숨만 나네요.
오늘도 아는 분 또 전화와서 애들이랑 올레길 가는데, 숙소 좀 알아봐달라고 당연한 듯이 얘기하네요.
저도, 저희 부모님도 한번도 안 가본 올레길인데..... 정말 짜증만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