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021
작성일 : 2012-04-17 09:00:48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서 속 깊은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 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오늘따라 기약 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 있다.
예서, 벗 같은 사람하나 이 강가에서 뒤척거린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 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머잖아 한반도 대운하가 밀어닥친다는데
내 아비의 탯줄은 끝내 여기서 머물 수 있을 건가?
먹빛 그림자만 찬란히 어두운 빈 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 나오던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이 다시 뜬소문처럼 저 강물 속으로 잦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여지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어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윤일균, ≪청미천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4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4/16/i5hiuh5i235.jpg

2012년 4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4/16/khan_7KKvS2.jpg

2012년 4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417/133457578382_20120417.JPG

2012년 4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4/16/alba02201204161955110.jpg

2012년 4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4/20120417.jpg

 

 

 

비 온 뒤에 얼마나 땅이 굳는지 한 번 보려고요. ㅎ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산맘
    '12.4.17 9:35 AM (125.184.xxx.4)

    좋은글 감사드려요 복 받으실꺼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2736 일본식 12 식성 2012/08/18 2,129
142735 호박덩쿨님 14 .. 2012/08/18 2,972
142734 요즘 스마트폰 지원 별로 인가요? 3 -- 2012/08/18 1,680
142733 봉주17회 버스 올려주신거 카톡에 뿌렸어요 6 ... 2012/08/18 1,532
142732 아빠에게 당한 성폭력 진짜 이럴땐 항거불능일수밖에 없겠군요 23 호박덩쿨 2012/08/18 11,657
142731 많이 익은 토마토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요? 1 문의 2012/08/18 2,142
142730 고등학생자녀 두신분.. 7 임원 2012/08/18 2,797
142729 저녁 머 해드실껀가요?? 7 .. 2012/08/18 2,552
142728 부모님이 빚을 남기고 돌아가셨다면.... 48 2012/08/18 26,174
142727 생선가게에 남은 생선들..어떻게 처리하나요 2 궁금 2012/08/18 2,331
142726 식구들 다 나가고 집에 혼자 있어요 ㅠ ㅠ 그런데... 12 ㅇㅇ 2012/08/18 4,898
142725 하늘이 씌워준 우산 7 소라게 2012/08/18 2,637
142724 남편이 애기보지말고돈벌라네요 81 lkjlkj.. 2012/08/18 18,842
142723 한경희 스팀청소기요. 정말 별론가요? 10 진진 2012/08/18 3,073
142722 "리더쉽" "세러머니"를 .. 2 천사시아 2012/08/18 1,128
142721 봉주 17회 다운 14 17회 2012/08/18 1,512
142720 커피믹스 스틱 반개짜리 나왔음... 8 좋겠어요 2012/08/18 3,495
142719 좋은 대학 안가면 사람취급 안하는 프로그램이 있네요 5 tvn프로그.. 2012/08/18 3,313
142718 인문학 동영상 3 배우고 싶어.. 2012/08/18 1,780
142717 딸한테 거짓말... 11 중2맘 2012/08/18 2,954
142716 인터넷에 사이트 이름 한글자 이니셜처리 해서 비방하는것.. 불법.. ... 2012/08/18 1,069
142715 주민등록 사본으로~ 1 궁금 2012/08/18 1,335
142714 알려주세요 비담 2012/08/18 806
142713 무시할수없는 친구에게 보냅니다. 큰집 2012/08/18 1,566
142712 빵집에 진열된 빵들 밤엔 어떻게 하나요? 32 .. 2012/08/18 16,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