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47
작성일 : 2012-04-17 09:00:48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서 속 깊은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 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오늘따라 기약 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 있다.
예서, 벗 같은 사람하나 이 강가에서 뒤척거린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 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머잖아 한반도 대운하가 밀어닥친다는데
내 아비의 탯줄은 끝내 여기서 머물 수 있을 건가?
먹빛 그림자만 찬란히 어두운 빈 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 나오던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이 다시 뜬소문처럼 저 강물 속으로 잦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여지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어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윤일균, ≪청미천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4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4/16/i5hiuh5i235.jpg

2012년 4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4/16/khan_7KKvS2.jpg

2012년 4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417/133457578382_20120417.JPG

2012년 4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4/16/alba02201204161955110.jpg

2012년 4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4/20120417.jpg

 

 

 

비 온 뒤에 얼마나 땅이 굳는지 한 번 보려고요. ㅎ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산맘
    '12.4.17 9:35 AM (125.184.xxx.4)

    좋은글 감사드려요 복 받으실꺼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215 지금 ebs 60분 부모 보세요? ... 2012/04/27 848
102214 무슨꿍꿍이일까요 1 서울댁 2012/04/27 559
102213 “군 급식에 미국산 쇠고기 없다” 장병 부모님 안심 10 ㅇㅇ 2012/04/27 1,218
102212 대리석 아트월 티비 벽면에만 하면 얼마 들까요? 2 아웅 2012/04/27 2,624
102211 가족 모임, 집에서 뭘 먹으면 좋을까요 1 샬라르 2012/04/27 1,064
102210 곧 동생을 보는 질투많은 5세 여야에게 추천할만한 책 딸걱정 2012/04/27 676
102209 초등아이 시력(좋은 안과 추천부탁드려요) 6 ... 2012/04/27 1,388
102208 가르쳐 주세요 검색할때 2012/04/27 521
102207 5월 2일부터 ‘촛불’… 시민단체·농민회 “분노” 9 참맛 2012/04/27 1,165
102206 이번달만 해도 4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2 별달별 2012/04/27 1,063
102205 여수&통영 맛집 알려주세요~ 2 조련사 2012/04/27 1,797
102204 유치원생 샴푸 어떤거 사용하시나요? 2 홈플 2012/04/27 905
102203 4세 아이랑 동남아 여행지 추천 부탁드려요.. 7 기다리던 여.. 2012/04/27 1,889
102202 [단독] ‘광우병 대국민 약속’ 팽개친 이유 있었다 4 미 항의 2012/04/27 1,030
102201 껄끄러운 박영선이 법사위원장이라고 2 세우실 2012/04/27 1,339
102200 삼류대학도 불도저로 밀어야... 6 겨울연가 2012/04/27 1,438
102199 15개월아기가 코막혀서 답답해하는데요 4 걱정 2012/04/27 1,212
102198 여자들도 탈모치료제 복용하나요? 1 애엄마 2012/04/27 1,003
102197 다들 염색 하세요? 3 궁금 2012/04/27 1,207
102196 꽃길 만들면 외국인 범죄 사라지나...?? 5 별달별 2012/04/27 982
102195 슬픈 82.. 5 두분이 그리.. 2012/04/27 1,115
102194 쏘세지 유통기한이 4월 24일까지인데.. 2 질문 2012/04/27 1,175
102193 닉네임으로 전화들어오고 통화 후 숫자번호로 기록이 남아요... 아이폰 이상.. 2012/04/27 582
102192 유시민님 강연갑니다~^^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28 단팥빵 2012/04/27 1,383
102191 꼭 보면 덜 떨어진 인간들이 외노자들을 비호하지.. 11 별달별 2012/04/27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