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14
작성일 : 2012-04-17 09:00:48

_:*:_:*:_:*:_:*:_:*:_:*:_:*:_:*:_:*:_:*:_:*:_:*:_:*:_:*:_:*:_:*:_:*:_:*:_:*:_:*:_:*:_:*:_:*:_

예서 속 깊은 강물의 소리를 듣는다.
개개비도 떠난 들녘
오랜 벗 같은 사람 하나
기울어진 농가 앞을 저물도록 서성거린다.
고봉밥 먹여주던 큰 들 지나서
일백육십리 물길 아프게 굽이쳐 흘러 남한강에 이르도록
네가 키운 건 돌붕어 모래무지
메기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청춘의 재 너머
오늘따라 기약 없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빛으로 너는
금모래 언덕 남한강 갈대들을
품마다 온종일 끌어안고서 앓다만 감나무처럼 서 있다.
예서, 벗 같은 사람하나 이 강가에서 뒤척거린다.
때론 남기어진 상처들을 빗금처럼 바라본다.
들국처럼 고요히 미소 짓다가 혹은 물빛으로 반짝이다가
엎어져 금모래빛 유년의 강가에서 노니는 꿈을 마신다.
합수머리 모래언덕
고개 숙인 갈대 모가지에 옛 그림자가 머물다 가고
동부래기 울음이 한참을 허공을 맴돌다간다.
머잖아 한반도 대운하가 밀어닥친다는데
내 아비의 탯줄은 끝내 여기서 머물 수 있을 건가?
먹빛 그림자만 찬란히 어두운 빈 자리
납작 엎드린 농가에서 달려 나오던 홀아비 삼촌의 해수기침소리
그 밤이 다시 뜬소문처럼 저 강물 속으로 잦아들 때
흰 가루약으로 하얗게 부서져 흐르는
여주 점동면 도리마을 청미천가에서
나는 여지껏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기어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윤일균, ≪청미천에서≫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4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4/16/i5hiuh5i235.jpg

2012년 4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4/16/khan_7KKvS2.jpg

2012년 4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417/133457578382_20120417.JPG

2012년 4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4/16/alba02201204161955110.jpg

2012년 4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4/20120417.jpg

 

 

 

비 온 뒤에 얼마나 땅이 굳는지 한 번 보려고요. ㅎ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산맘
    '12.4.17 9:35 AM (125.184.xxx.4)

    좋은글 감사드려요 복 받으실꺼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1807 차선변경 요령이 있을까요?? 35 초보운전자 2012/05/29 13,365
111806 찜질방에서 미치게 울던 아이.. 14 ee 2012/05/29 3,321
111805 유기농 꿀 성분을 확인하니 사카린이 함유..괜찮은 건가요?ㅠ.ㅠ.. 9 독일 DM .. 2012/05/29 1,812
111804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토머스 프랭크 .. 1 지나 2012/05/29 1,248
111803 인천앞바다~ 3 좋은아침 2012/05/29 739
111802 내년부터 브라운관 TV 못 써요?? @_@ 12 오잉 2012/05/29 2,990
111801 유럽 옷 사이즈 질문요.. 3 0000 2012/05/29 1,668
111800 마눌님이 싫습니다. 25 훗~ 2012/05/29 13,422
111799 시판 푸딩 냉동 가능한가요? 푸딩 2012/05/29 1,220
111798 경계성지능.정도의 8세아이,사회적인지치료 잘하는곳 알려주세요.절.. 9 치료 2012/05/29 7,554
111797 82에도 자랑질병심하신분들많아요 26 그런데 2012/05/29 4,401
111796 혼자살면서 낮에 집 오래 비울경우 강아지 키우기 16 안되겠죠? 2012/05/29 28,822
111795 친구 대신해서 아이허브 주문중인데요 좀 도와주세요 -.-;;; 3 아이고 2012/05/29 1,089
111794 저는 기독교 신자이자 또한 불교 신자입니다 15 신앙의 이름.. 2012/05/29 3,139
111793 아이패드 용도.. 책으로 사용하는거 무리일까요? (긴 변명의 글.. 4 ... 2012/05/29 1,371
111792 WMF와 휘슬러 냄비세트 어떤 게 나을까요? 3 ---- 2012/05/29 2,083
111791 성인 아들이 (대학생) 친구들 자주 데려와도 후하게 대접하세요?.. 7 후회 2012/05/29 2,110
111790 길냥이들 참,,,, 26 냥이 2012/05/29 2,723
111789 제시카알바 너무 이쁘지 않나요?(잠도 안오고 수다좀 떨어봅니다... 7 워너비 2012/05/29 2,068
111788 제 베프가 자게를 본답니다. 인터넷 세상도 좁아요. 12 나거티브 2012/05/29 3,329
111787 인공수정이요... 3 .... 2012/05/29 1,391
111786 환불하고 싮은데ㅠㅠ 5 2001아울.. 2012/05/29 1,486
111785 법률 (대통령령) 을 찾고 있습니다 9 도움 절실 2012/05/29 1,090
111784 우문일지도 모르지만 결혼을 꼭 해야할까요? 12 궁금 2012/05/29 2,119
111783 이사청소 거주청소 .. 2012/05/29 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