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큰 딸이 38개월이에요.
예쁘고 말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하고 또래보다 키도 크고 튼튼해요.
이 아이가 이번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는데요,
선생님들 말씀도 잘 듣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두루두루 다 좋은데!!!!!!!!
단 한가지,
밥을 혼자 안 떠먹어요. ㅠ.ㅠ
다 제 잘못이지요. 갓난이 이유식 할 때부터 항상 제가 떠먹여줬거든요.
생각해보면 저희 애는 딱히 내가 내가 내가! 하면서 숟가락 뺏어든 적이 없었던 것도 같구요 ;;
편식 안하고 골고루 잘, 많이 먹는 아이라서 어른이 떠 먹여주면 한 그릇이고 두 그릇이고 양껏 먹는데,
이제 너도 다 컸으니 혼자 먹어라 - 하면 숟가락으로 밥알 갯수 좀 세고 한 두 숟갈 오물거리곤 안 먹어요.
수저질을 못 하느냐..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요플레나 아이스크림 떠 먹기도 잘 하고, 젓가락 주면 과일도 잘 집어먹어요.
그러니까.. 오직. 밥만큼은 혼자 떠 먹지 않겠다.. 그런가봐요.
어린이집 가서 선생님이 저희 애만 붙잡고 먹여주실 순 없을테니 집에서 훈련을 시킨다고 하면서도
애가 한 두숟갈 떠 먹고 안 먹고 놀고 있는거 같으면 제가 애가 타서 결국엔 또 먹여주고..
이러지 말아야지, 독하게 가르쳐야지 싶어서 혼자 먹게 두면 또 애가 감기 걸려 약 먹어야 하는데
빈속에 먹일 순 없다는 생각에 또 제가 마음이 약해져서 먹여주고.. 그렇게 지내는데요.
지난 주에는 급기야 선생님한테 점심시간에 야단맞았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제대로 혼자 먹게 가르치리라.. 하면서 주말 동안
밥 차려주고 이제 혼자 먹는거야.. 혼자 잘 먹게 되면 나중에는 엄마가 도와줄 수도 있어.. 그랬는데,
결과는.. 주말 내내 애가 거의 밥을 안 먹은 셈이 됐어요.
어제 저녁엔 친정 부모님과 외식을 했는데 저희 엄마가 애 안고 먹여주시니
애가 주말 내내 못 먹은거 보충하듯 세 그릇을 먹더라구요 ;;
저 말고 다른 어른과 식사할 일은 거의 없으니 제가 먹여주지 않으면 결국 혼자 먹기는 먹을까요?
오늘 아침도 애가 떠 먹기 좋게 밥, 반찬 차려주고 50분까지 안 먹으면 치울거야.. 했지만,
역시 애는 밥 두 숟가락 정도, 반찬 두어개 먹고 손 놓고 있더라구요.
시간이 되서 상을 치우니 애는 배고파~~~~~~~~~ 하면서 진짜 울음 반, 거짓 울음 반, 하면서 울구요.
제가 단호하게 이렇게 계속 나가면 저희 애가 혼자 먹을까요?
아니면 제 방법이 잘못 된 걸까요,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밥 먹는 시간 외에는 간식도 전혀 안 줬어요. 밥 먹어야 간식도 먹는거라고 하면서요.
어린이집 가면 오전 간식으로 죽이 나오긴 하는데 저희 애는 죽을 안좋아해서 그것도 안 먹었을테고..
월요일 아침부터 배 고픈채로 있을 큰애 생각하니 마음도 아프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