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지내는 음력생신.
올해는 4월 5일로 알고 준비했는데, 원래 윤달에 태어나셔서 올해는 5월 6일이랍니다.
5월 6일에 올해 대학 들어간 딸아이랑 아이스쇼 보려고 표 2장을 샀거든요. 이거 엄청 어렵게 득템한 거예요.
좋은 자리 싸게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하지만 안가도 그만입니다. 좋은 자리라서 팔 수도 있을 거 같구요.
그러나 기숙사 들어간 아들 애가 6일에 입소하므로 제가 아이스쇼를 보러 안가도 시간상 생신 점심도 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그럼 5일에 하자고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이 상의해보겠다고...
아주버님이나 누나가 있는데, 돈은 저희가 내면서도 그 둘에게 끌려가는 남편입니다.
아주버님네가 시부모님 생신을 몇 년을 스킵했을 때 시부모님 곁에 사는 저희가 다 챙겼거든요.
요즘은 왠일인지 잘 오는 분위기.
형, 누나와 상의했는데 그 목소리 큰 사람들이 6일에 하자고 하면 어쩔건데... 자기 목소리를 못내는 남편이라서 답답해요.
말 시작했다가, 와이프가 아이스쇼 가기 때문에 그날 생신 못한다고 이런 말을 하지나 않을런지..
갑자기 짜증? 서운? 이런 맘이 들더라구요.
별 해괴망칙한 일을 다 당하면서도 매년 생신을 해드렸는데...
저는 생일이라고 손수건 한 장 받은 일도 없고, 결혼 때도 10원 한 닢 해주지도 않은 시댁.
생신상 잘 차려주니까 이제는 한달 전부터 내 생일에는 어쩌고 저쩌고..
니 아버지 생신에는 누굴 부르고... 휴우~
언제부터 자기네 생일이 그렇게 챙겼겠나. 며느리 들어오니까 시작한 거겠지...
시부모 생신. 솔직히 며느리 없으면 가능한가요?
그러면서도 자기 와이프 생일보다 자기 엄마 생신 챙기는 남편과 이런 집안 분위기가 결혼 20년만에 확 기분이 나빠지네요.
국가중대사보다 더 중요하고, 국가기념일보다 더 기념해야 하는 시부모 생신.
그럼, 나에게도 뭘 좀 해주던가...
시부모 생신 한 번 안해드리면 죽일년되는 한국 시댁문화.
해결책은 없으면서도 짜증+답답+서운+억울... 이런 맘이 가슴팍에 팍 꽂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