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치병 반성합니다

제리 조회수 : 897
작성일 : 2012-04-13 16:28:36
선거날! 
잠자면서 투표율 높은거에 환호하는 꿈을 꿨어요
남편과 함께 눈 뜨자마자 투표장으로 고고씽 했구요
그때까지는 좋았는데...
저조한 투표율에 맘 졸이고 있다가
개표방송 보면서 먹으려던 맥주를 일찍부터 마시며
얼굴은 심각해선 아이패드만 들여다 보며 있었지요
출구조사결과에 어이없어하다가
개표보며 그래도 접전지에서 모두 이겨 제발 절반이라도 쟁취하길 ....
얼마나 얼마나 바랬던지요

그때 
전화가 왔어요
친정부모님이 모두 편찮으셔서 두 분 모두 입원하실거라구요
한분은 혈당이 요새 계속 조절이 안되고 
한분은 기립성저혈압으로 얼마전 쓰러지셨는데 그때 허리를 다치셨대요
그래서 남편에게 건성으로 얘기했을거예요
여차저차하다고... 
주말에 가 보자고....
저를 꼭 안아주며  "부인 힘내" 이러대요
제가 그때 "괜찮아 다음엔 꼭 이기면 되지 뭐"
이렇게 대답하고 나니 한참 적막이 흘렀어요
근데 날 위로한게 부모님 입원한거 때문이야? 이렇게 물어보기....가 부끄러워서 참았죠

다음날 
새벽 다섯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선거결과 확인하고 그 참담함이란.....
밥을 못하고 한참을 넋을 놓고 있었는데
중딩아이가 밥을 달라대요
겨우 빵을 차려주고 식구들 다 내보냈는데
아이들이 하나같이 다음다음부턴 나랑 같이 투표할 유권자로 보여요
블링블링 이뻐보이더라니까요
사춘기 딸이 왠만해선 예뻐보이기 힘들거든요^^
죄송하지만 밖에 나가면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 보면서
10년 안엔 가시겠지....이런 생각하며 소심하게 복수했다고 
생각하는 패륜을....쩝!

그리고 오늘 아침
아직도 제정신이 안 왔어요
좀비가 걸어다니는거 같았어요
막내 여섯살아이
유치원 버스 태우러 나가는데 제가 너무 슬퍼보였나봐요
우리 애가 귓속말을 하네요
"엄마 나는 이명박이 싫어요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제일 좋더라"
저 아이한테 이명박 욕 안해요 시부모님한테 찍힐까봐서요
그리고 무슨당 찍었다고 말도 안했어요
근데 제가 개표방송 볼때부터 너무 이상하니까 이 아이가 
눈치로 안거겠지요
더 이상 처져있음 정치암이 되겠어요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어요
IP : 203.142.xxx.3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구둑
    '12.4.13 4:38 PM (175.206.xxx.216)

    소망하고 애쓰고 그결과에 희비하게 되는것......
    쓰린맘 서로 다독이고 싶군요 위로를 보냅니다.

  • 2. phua
    '12.4.13 4:43 PM (211.234.xxx.55)

    원글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세상이 이만하지요...

  • 3. 그러게요..
    '12.4.13 4:46 PM (59.6.xxx.200)

    저는 오늘 친정에 잠깐 들렀는데(아파트 같은단지)
    엄마가 절 너무 안됐어 하시는거예요.
    장보면서 몇가지 사다드렸는데..
    받으시면서 미안해 하는게..
    약속을 안 지키셨는지..(엄마는 자식들이 원하는 대로 한다고 하셨거든요)
    아니면 늘 거부하시는 아버지 때문인지..
    절 바라보는 눈이 너무 슬퍼보였어요.
    현관문 나서며..
    저도 이놈의 정치병.. 했답니다.

  • 4. 코알라
    '12.4.13 4:55 PM (218.146.xxx.109)

    아.. ^^ 애기가 너무 귀여워요....
    저도 멘붕도 오고, 분노도 느끼고.. 공포도 느끼고 있네요...
    어제까지로 끝내려했는데 오늘도 82에 와있네요
    속상한 마음 여기서 함께 나누고 이제 털어야죠.
    함께할 분들이 많아 그래도 많이 위안이 됩니다...

  • 5. 제리
    '12.4.13 5:05 PM (203.142.xxx.30)

    제가 저와 정치 얘기를 오프에서 하는
    친구에게 얘길했더니
    우리 아이보고 정치 영재라고....
    잘 키워보래요
    얼굴도 완전 이쁘고 키도 커서
    나중에 반새누리 진영의 얼굴마담 하면
    20 30 대 남성 표는 싹 쓸어올 수 있다다며 웃었는데...
    이것 또한 정치병 증세중 하나인거지요^^

  • 6. ....
    '12.4.13 5:27 PM (221.147.xxx.4)

    저도요!
    집안 살림이고 직장일이고 다 팽개치고
    오늘까지 패닉상태입니다.

    빨리 추스리고 일어나야지요!

  • 7. 6살저희애는
    '12.4.13 8:24 PM (27.115.xxx.25)

    제가 너무너무 심각하게 개표방송보고 울고 욕하고하니까...
    개표방송.. 후보들 얼굴 좌라라락 박혀있고 계속 화면바뀌고..그거 같이보면서...

    "엄마는 저기서 떨어졌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0374 아이학원관련문제.. 조언부탁드립니다. 1 자유 2012/06/19 1,228
120373 짝 재소자 특집 12 2012/06/19 4,436
120372 어머니께 선물할 파운데이션 추천 (50대) 4 sjdprp.. 2012/06/19 4,287
120371 산본에서 강남 출근하시는 분 계시나요?(6501번 버스) 3 하나정 2012/06/19 5,134
120370 9개월 임산부... 입이 쓴데 극복방법 1 만삭 2012/06/19 2,310
120369 승모근 발달하신 분들 23 팁... 2012/06/19 28,757
120368 파마 담날 머리를 감았는데요.. 3 ㅠㅠ 2012/06/19 2,240
120367 올해 에어컨 없이 버티는거 가능할거 같아요? 8 에어컨 2012/06/19 2,547
120366 김치냉장고 111 2012/06/19 1,082
120365 타르트 원형틀 바닥 분리 되는거 무슨 장점이 있나요? 5 Tarte 2012/06/19 1,608
120364 제가 죽는 꿈을 남편이 꾸었다는데요.. 7 오늘은 익명.. 2012/06/19 4,112
120363 중년남자 비비 추천요 2 어렵다.. 2012/06/19 1,303
120362 발뒷꿈치가 챙피해요. 46 책만드는이... 2012/06/19 11,275
120361 찐따 아들... 3 눈물이난다 2012/06/19 3,188
120360 서대문구 홍제동 살기 어떤가요? 8 홍제동 2012/06/19 12,651
120359 방광암,신장암 검사? 3 ... 2012/06/19 4,654
120358 [애완견 관련] 손장난하며 놀다가 아랫니 하나가 빠졌어요. 2 수아 2012/06/19 1,350
120357 [커널TV] 마지막방송될지도.. 1 사월의눈동자.. 2012/06/19 1,221
120356 돈암동 근처에 남자 스포티한 반바지 어디가 저렴해요? 남성복 2012/06/19 1,117
120355 소리잠 장판 쓰시는 분들 층간소음에 효과 있나요? 5 이사 2012/06/19 11,279
120354 저는 잠옷을 너무 너무 좋아해요~ 16 파자마 2012/06/19 5,271
120353 젖가슴에서 젖이 발사될 정도로 많이 나오는 꿈을 꿨습니다. 3 2012/06/19 8,689
120352 페티큐어 해보신 분이요~ 2 알려주세요... 2012/06/19 1,997
120351 후궁보고왔어요. 혼자ㅋ 5 간만에 2012/06/19 3,854
120350 부딪치다? 부딪히다? 2 궁금 2012/06/19 3,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