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선거전날 제가 본 정동영 후보 모습

강남을 주민 조회수 : 1,800
작성일 : 2012-04-13 12:31:34

강남을 주민이지만 직장 일로 늦게 다니고 하다 보니 유세중에 정동영 후보를 한번도 못 보았어요. 이전에는 그닥 호감가던 정치인이 아니었지만, 최근 많이 바뀐 모습도 있고 이 적지에 민통당 후보로 나오셨기에 꼭 지지해 드리고 싶었거든요. 몇 번이나 후보 홈페이지 들어가서 그날 일정 보고 찾아가 볼까 하다가 못한거죠.

그러다 포기하고 선거 전날 저녁 8시 쯤 퇴근하는데, 차도 사람도 없는 수서동 큰 길에서 어떤 차가 천천히 가는 거에요. 추월 하려다 슬쩍 보니 민통당 유세차 였고 정동영 후보가 앉아 있었습니다. 후보들이 올라서서 유세하는 차였는데 달리는 중에도 차 옆쪽을 다 열어 놓고  후보는 의자에 앉아 얼굴에 맞은 빗물을 닦고 있었어요.

창문을 열고 한마디 힘을 더해 드리려다, 혼자서 얼굴 닦으며 마냥 좋은 듯 웃고 있는 후보 얼굴을 보았습니다. 저를 보고 웃는 것도 아니고 누가 옆에 앉은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미소지으시는 거였어죠.

그 얼굴을 보니 마음이 아련하게 아프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랳습니다.

안 될 싸움인 거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수도 있고, 유세 마지막 날 저녁이니 지칠만도 하고, 아무도 보는 사람 없으니 찡그릴만도 한데,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어요.

 

제가 지지한 후보가 낙선하였다는 사실보다, 제가 행사한 참정권이, 몇 년 동안 기다려온 소중한 나의 한 표가 유린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에 저는 분노합니다. 

좌절은 하루로 족했다 봅니다. 제가 엿보았던 정 후보의 속마음이, 비록 순전히 저의 작위적인 해석일 수 있다하더라도, 제게는 다시 희망을 가질 작은 불씨가 되었습니다.

 

 

IP : 220.149.xxx.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돌맹이
    '12.4.13 12:33 PM (175.117.xxx.233)

    마음을 단디 먹고 정신력도 닦고 하려고요

  • 2. 음...
    '12.4.13 12:35 PM (58.123.xxx.132)

    예전에 본인의 실수와 언론의 왜곡 등으로 마음이 돌아섰었는데, 요즘 다시 보게 됩니다.
    현장 곳곳에 나타나는 모습도 그렇고, 이번에 강남을에서 출마를 한 것도 그렇고...
    과거의 모습과 상관없이 현재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보려구요. 기대가 됩니다.

  • 3. ..
    '12.4.13 12:37 PM (112.146.xxx.2)

    봉인 안 된 선거투표함도 찝찝하고...

    정후보님....안타까워요.

  • 4. ...
    '12.4.13 12:41 PM (108.41.xxx.224)

    저 예전에 토론회에서 정후보님 유시민님한테 까이고^^ 그럴 때 즈음 정후보님 참 안좋아했는데 근래의 행보보고 마음 돌리고 있거든요.
    근데 그 가운데 정후보님 웃는 얼굴이 해맑은 게 보기 좋은 게 보탬이 되네요.;;;;;
    FTA 반대로 정후보님, 이정희님, 서해성 작가님 등 몇몇 분이 잠깐 아프리카인가에서 짧게 방송을 하는데 그 심각한 상황에 맞지 않게 모두들 얼굴이 웃는 얼굴이고 국회에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는데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인 거에요.
    근데 그게 왜 저래? 싶지가 않고 얼마나 좋아 보였는지 몰라요. 나꼼수팀이 상황이 힘들어도 농담하고 화기애애한 것처럼요.
    그리고 정동영 후보님 웃는 얼굴이 참 화사하구나 생각이 들었죠. 나 얼굴에 너무 야게~~~~

  • 5. 다시희망
    '12.4.13 12:45 PM (124.54.xxx.12)

    그래요 그날 비가 왔었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정동영 본연의 모습을 원글님이 보셨나 보네요 담담한 수필처럼 묘사되어 있네요 저도 요즘 정동영 다시보기 중입니다

  • 6. 정동영의원
    '12.4.13 1:20 PM (220.124.xxx.252)

    이 2002년 민주당경선, 끝까지 완주해준덕분에,
    민주당경선도 흥행했고, 바람도 불었죠.
    우리 노무현대통령님, 면도 세워주시고.

    그후엔...좀...ㅠ.ㅠ
    여하튼,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이번선거, 애쓰셨습니다.
    진정성있는 사람의 모습은, 결국 인정받을꺼라 믿습니다.

  • 7. 누구든지
    '12.4.13 1:38 PM (124.50.xxx.136)

    권력의 근처에 있으면 눈에 안보이는 욕심이 더 생길수 있지요.눈이 먼다란 표현이 딱입니다.
    대통령선거 패배후 미국에 있으면서 뭔가를 절실히 느꼈을수도 있고 잠시 이탈했던 초심이
    살아났을수도 있었을수도 있고..요.
    잘생긴 두아들 데리고 다니며 초조해하거나 침튀기며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드는 모습이 아닌 여유자작한
    환한 표정으로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내면의 변화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법.
    시일이 지나면 민심이 통할지..좋은날 오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8273 제평 잘 아시는 분들 가격이 어떤 편인가요? 8 .. 2012/04/17 3,487
98272 초2남아 자전거 사이즈 몇으로 사줘야 할까요? 3 베이커리 2012/04/17 2,394
98271 가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가요? 라일락 빌리.. 2012/04/17 1,233
98270 잇몸이 원래 무른 체질이라는데, 이가탄이라도 먹어야 할까요? 5 양치 2012/04/17 1,982
98269 배달전문 피자집 1 ^**^ 2012/04/17 775
98268 얼굴에 짜릿짜릿한 현상은 왜 발생하나요? 1 부자 2012/04/17 834
98267 양악수술후 언니사망....ㅜㅜ 44 양악 2012/04/17 84,946
98266 곽노현 교육감님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때까지... 4 교육의 질 2012/04/17 1,302
98265 씬지로이드 복용하는 분들 끊었다 복용했다 하시나요~ 6 갑상선 2012/04/17 1,879
98264 야채스프 후기 좀 올려주세요 ~~ 6 바이올렛 2012/04/17 3,360
98263 비싸도 이 브랜드꺼는 꼭 쓴다 하는거 있으세요 218 한가한오후 2012/04/17 20,697
98262 김구라가 선관위에 보낸 답문(2002년) 7 구라 2012/04/17 1,833
98261 공부 공부 공부 3 무지한 엄마.. 2012/04/17 1,507
98260 82csi 출동해주세요~ 질 좋은 티셔츠 파는곳인데... 7 옷사고싶어 2012/04/17 1,913
98259 방통대 학사졸업논문 써 보신분들 노하우 좀...굽신 3 아휴... 2012/04/17 7,953
98258 광주요 세일 언제 하는지 아세요? 4 바이올렛 2012/04/17 1,900
98257 생후158일된 아기 질문이요. 뒤집기등... 5 꿀피부화이팅.. 2012/04/17 2,322
98256 檢 vs 나꼼수, 대선 앞두고 정면 충돌? 2 세우실 2012/04/17 1,025
98255 문대성이가요 표절이 아니라. 14 대필이랍니다.. 2012/04/17 2,401
98254 돌나물 물김치 너무 맛있네요!!! 6 똥비이하들 2012/04/17 1,829
98253 매일 악몽을 꾸고, 자고 일어나면 온몸에 뻣뻣한데 3 도와주세요 2012/04/17 1,470
98252 별일은 아닌데 심장마비 올 뻔 했어요. 17 2012/04/17 3,761
98251 전문직 남성 비즈니스 가방 추천해주세요 1 에궁 2012/04/17 992
98250 세탁물 말리는 베란다쪽 창가엔 블라인드가 적당할까요? 2 나른한 오후.. 2012/04/17 891
98249 매매? 증여? 아빠가 물려 주신 논 7 가족 2012/04/17 2,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