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 여행가는데....부담되요.ㅠㅠ

피로 조회수 : 1,701
작성일 : 2012-04-12 16:44:54

제가 요새 집-회사.......너무 정신이 없어요.

 

바쁘다기 보단,

회사에서의 슬럼프, 안좋은 집안 환경...뭐 여러가지의 것들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죠.

 

원래부터도 저는 약간 멍 때리는? 그런 시간이 필요한 타입이에요.

그렇지 않고서는 제정신으로 사는거 같지 않고,

뭔가에 쫓기는거 같고,

균형을 잃는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아주 가끔 혼자 여행을 가곤해요.

다만, 집안 형편으로 인해 - 집에 알콜중독자가 있어서... 자주 가진 못해요.

 

집을 자주 비울수 없고

회사는 출장이 종종 잡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적은데..

그 매우 적은 시간에....저는 정신적인 휴식 삼아 여행을 가곤 합니다.

 

저에겐 단비같은 시간이죠.

저에게 여행은 놀러간다기 보다는 휴식이고, 치료입니다.

 

휴식이라고 몸 편하게 다니는 여행말구요.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버스를 타거나, 뚜벅이로 온종일 걷거나...

아님 그냥 머물러 있거나 하구요. (자연을 보고 힘을 얻는 편이에요)

호텔보다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인장이나 다른 여행객과 작은 대화도 나누고...그런 여행입니다.

 

 

이번에도 그런 여행을 가요.

작년부터 가야지, 가야지 했던거고, 2월부터 준비해서 이번달 말에 갑니다.

 

 

 

그런데 회사동료 한 분이..(여자분이심, 저도 여자..)

 

절 많이 좋아라 해주세요.

매우 활발한 분이고...발랄한 분이고....말도 참 잘하시고...

네 감사하죠.

절 잘 봐주시는거니깐요.

 

근데 그 분이 자꾸 여행을 같이 가자하세요.

그 분은 여행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그야말로 노는 여행, 몸 편하게 쉬는 여행.

 

저는 그 분과 많이 다르다고.....

저는 차 없어도 괜찮고 - 그 분은 운전수가 필요해서 안 친한 다른 사람도 끌고 같이 가자 하는 타입

저는 게스트하우스가 편하고 - 그 분은 잠만큼은 호텔이 좋다고 생각하심

저는 적당히 배고픔만 해결하면 되고 - 그 분은 맛집 리스트 적어가는분임.....

저는 자연에서 휴식을 얻는데 - 그 분은 휴식하려고 스파 가는 분.....

 

아무리 말해도.

"아 ~~그렇구나. 괜찮아요^^"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건지;;;) 이러고 대충 넘기세요.

 

 

그리고 자꾸 같이 여행가자시면서

"그 정도는 많이 안 비싸요"

" 아 이거 알아봤는데 별로 안 비싸더라구요" 하시는걸 봐선

 

제가 돈이 없으니 뚜벅이 +게스트하우스 + 적당한 식사..로 여행다니는거지...

사실 돈이 있음 자기처럼 여행다니고 싶어할꺼라 생각하는거 같아요.

(돈이 없어 그런건데 자존심때문에 혼자 여행간다고 하는거라 착각하시나...;;)

 

 

여튼 계속 여행가자, 바다라도 가자, 당일치기라도 가자, 여기가자, 저기가자 하시는데

제가 계속 거절은 하는데.....기분 상하지 않는 거절이라는것도 한계가 있고

어쩐지...자꾸 사람을 거부하는 느낌이 들어 그분께 실례인거 같구요.

(도대체 내가 뭐라고 이렇게 거절하나...그런 기분??)

 

 

그렇다고 그 분한테 제 회사 사정,

무엇보다 집안사정까지 말하면서 자주 놀러다니지 못하고,

간혹 시간나면 혼자 여행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하는것도 웃기구요.

 

혼자가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설명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더군요.

 

"나도 그래요~ㅎㅎ 한가하게 둘이 다녀오면 딱 좋겠네"

"나도 요란하고 그런거 싫어요, 여행이 쉬러 가는거지"

"나도 그냥 휴양삼아가는게 좋아요."

"나도 딱 그런 여행이 좋은데~~나랑 비슷하구나(어,어디가?;;)~ 역시 잘 맞아 ㅎㅎ" .....

 

자꾸 이렇게 저에게 맞춰서 이야기를 하시니(맞춰주는게 보임;)

........거절하기가 더 어렵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절대 같이 가진 않는데 ^^;;(저도 한 고집하는듯)

이번에 여행가는게 아무래도 회사 쉬고 가는 여행이다 보니

그분이 알게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어쩐지 부담스러워요.

이걸.....해명(?)해야하나?

...뭐라고 설명하나?......내가 여행간다고 왜 해명해야하는거지?;;ㅠㅠ

 

 

방금전에도

제 채팅창 대화명이 "여수 밤바다"(버스커버스커 신곡. 노래 제목이에요) 인데

로그인 하자마자

"여수갈거에요? 나도! 나도! 나도 갈래요~~ㅎㅎㅎ 언제 가는건데요?"

이러고 물어보시는데.....아 난감하네요.

 

뭔가 마음이 부담스럽고

뭔갈 해야할거 같은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뭔가 상태가 참 멜랑꼴리하네요. 어제 총선때문에 멘붕이 와서 그런가...;;;;

IP : 211.217.xxx.25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12 4:55 PM (94.218.xxx.97)

    본인 개인사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

    아예 여행다니는 얘기를 하질 말던가 적당히 누구랑 갔다 한 마디만 흘려요. 꼬치 꼬치 캐물으면 두리뭉실 유도리있게 빠져나가는 센스!

  • 2. 그냥..
    '12.4.12 4:57 PM (61.102.xxx.246)

    저도 그 마음 이해됩니다.
    회사에서 일로 광주비엔날레에 갔다온 적이 있었어요.
    첫비행기 타고 갔다가 마지막 비행기로 돌아온 당일 취재여행이 되었는데
    다행히 오전에 일이 끝나서 오후에 한쪽 구석에 있는
    비엔날레 행사장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쪽의 벤치에 앉아서 한 숨 돌린 적이 있었어요.

    따뜻한 햇살 속에서 가만히 숨을 쉬고 있자니
    그 전의 피로하고 지쳤던 마음과 몸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석양을 받으며 실루엣으로 보이는 비행기들을 보며 탑승 대기실에 앉아서
    하루 종일 낯선 곳에서 타인으로 지내며 느꼈던 침묵 속의 충만한 행복감을 맛보니
    뭔가 충전된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겠더군요.

    저도 말하는 것 좋아하고 신랑하고나 친구하고나 엄마하고나 같이 여행가는 것도 좋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 내가 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그 느낌이
    참 좋아서 저는 종종 혼자 다닙니다.

    그 분께도 원글님의 솔직한 마음을 이메일이나 족지로라도 전해보세요.

  • 3. ---
    '12.4.12 4:58 PM (94.218.xxx.97)

    참 저도 님이랑 비슷. 돈없는 거 빼곤ㅋㅋㅋ 온 종일 걸어도 좋고 저는 외국 여행하면서는 하루 1끼 정도 먹어요. 배가 고프지도 않음. 유스호스텔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 만나고 잡담나누는 거 좋아하고 당일치기여행도 같이 하고. 이게 얼마나 신나는데..오사카 교토 홍콩 여행 혼자가서 호텔에서 한번 혼자 묵었는데 아우 말도 마세요. 유스호스텔 그리워서 혼났네요.

  • 4. 공감
    '12.4.12 5:04 PM (58.233.xxx.34)

    비슷한 처지라 더 공감가네요. 혼자 쉴 권리..충분히 있어요. 누리시길... 상대방이 느낄감정을 넘 크게 상상하지마시길... 잘다녀오세요~

  • 5. 여행전문가
    '12.4.12 5:09 PM (202.30.xxx.237)

    사실은 남자친구랑 둘이 가는거라 뻥치세요.

  • 6. ......
    '12.4.12 5:13 PM (114.206.xxx.94)

    실례는 눈치코치 없는 그 사람이 100% 하는 거니까
    거절에 부담 느끼지 마시고요.
    그런 사람은 어차피 이유 들어 설득하려고 해 봤자 소용 없어요.
    그냥 '여행은 혼자만 다닙니다' 하고 정중하지만 딱 잘라서 거절하세요.

  • 7. 원글이
    '12.4.12 5:16 PM (211.217.xxx.253)

    왜 매정하게 떼어내질 못하냐...혼내실줄 알았는데 ㅎㅎ 공감해주시는 분들 계셔서 감사해요. ㅎ

    근데 같이 가는 사람이 있다고도 못하는게...게속 혼자 여행이 좋다라며 거절해왔는데 다른 사람이랑은 간다고 하는게 말이 안되더라구요. 남자친구없는것도 알고 계심.

    그냥 모른척 할래요. 뭐 서운해하더라도 어쩔수가 없음.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227 김태호는 어쩌다 당선이 되었나요? 5 어이가 없어.. 2012/04/12 1,389
95226 김ㅎㅌ 가 국회의원 되는 세상 4 이런세상.... 2012/04/12 813
95225 아이교육 선배님들에게 질문 드립니다. 2 zzinee.. 2012/04/12 650
95224 박지원의 기자 간담회 26 ... 2012/04/12 5,141
95223 우린 수꼴처럼 찌질하지 않다. 15 저질 2012/04/12 1,027
95222 부정적인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 한 책 없을까요? 4 초3아들 2012/04/12 1,623
95221 포터리반 램프 쓰시는 분들 2 미국직구 2012/04/12 1,218
95220 " 조" 이것들이 또 쥐롤들이군요. 4 .. 2012/04/12 957
95219 직접 지방으로 내려가 설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무엇.. ........ 2012/04/12 593
95218 대한민국 국민은 눈먼 대중이 아니었다! 3 safi 2012/04/12 888
95217 1.5층집에 궁금한게 있습니다. 1 어려웡 2012/04/12 2,043
95216 바보같은 민통당... 2 광팔아 2012/04/12 853
95215 이인제가 작년 11월에 민주당에 한 조언인데ㅎㄷㄷ 27 ... 2012/04/12 6,801
95214 치과 신경치료 받는건 실비보험 청구 가능한가요 3 .. 2012/04/12 18,773
95213 [한의원질문]영지버섯은 성질이 찬가요? 따뜻한가요? 1 한의원 2012/04/12 2,490
95212 운동하면 화장실 자주 가게되나요? 1 ... 2012/04/12 1,233
95211 이런 남편 어떤가요 8 안맞아요 2012/04/12 1,748
95210 여자끼리 여행가는 까페 어디 없어요? 1 오늘 멘붕 .. 2012/04/12 1,369
95209 여성 단체 협의회에 전화했습니다. 17 오솔길01 2012/04/12 2,382
95208 시간이 흘러도 진정이안돼요 8 오늘폐인 2012/04/12 1,086
95207 피아노 개인레슨과 학원중에 어느게 더 나은가요 7 .. 2012/04/12 3,139
95206 오늘이 생일인데... 4 자축 2012/04/12 554
95205 방송사 언론노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참맛 2012/04/12 786
95204 죄송하지만 아내의 자격 질문이요.. 23 엘레핀 2012/04/12 3,728
95203 어느게 나을지 선택해 주세요 ㅎㅎ 2 부어치킨 2012/04/12 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