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두개 조회수 : 554
작성일 : 2012-04-12 10:51:14

어제 밤에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이런 혼잣말을 했더랬죠.

"나라도 애 하나 더 낳을 걸 그랬어"

올해 결혼 20년에 재수생  고3 아이 둘을 둔, 갱년기 증세로 괴로운 아줌마의 혼잣말이었습니다.

전라도 30석  경상도 60석

역대 대선 때 전라도에서 "애들 많이 낳아야겠다"고 한탄했다던 말들이 실감이 되더군요.

6월 항쟁 때 대학교 4학년이었습니다. 직선제 대선이 있어서 대학 마지막 기말 시험을 1월 초에 봤었지요.

그 해 노태우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IMF가 왔죠, 사재기를 해야하나, 일말의 양심으로 그럴 순 없지 ... 불안과 초조의 날들...

분노가 들끓었고

버뜨 그 때 선거에서도 신한국당 - 맞을 듯??- 은 건재함을 과시합니다.

IMF를 극복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세계를 누비던 대통령은 아직도 여전히 빨갱이의 프레임에 갇혀 있고

대선 날 새벽을 기다리며 혹 조선일보가 뭔 장난이라도 칠까 베란다에서 아파트 마당을 내려다 보며 지키다

투표소 문이 열리기 무섭게 가서 두근거리며 노무현에게 한 표를 찍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노통을 그렇게 보냈고

권여사의 손을 잡고 어린아이처럼 울던 디제이 -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군요 - 를 그렇게 보냈죠...

서글프고 또 서글퍼서 그렇게 가버린 노통이 원망스럽기까지 해서

아주 후에야 봉하에 갔습니다.

동작동 국립묘지의 디제이 묘소는 위치도 그렇도 얼마나 우습게 되어있는지

거기에 나이값 못하는 노인들이 고인에게 욕을 보이기도 했지요..;..

우리는 모두 제정신인 걸까요???

경상도 울진 본적으로 대학 4학년 때 첨으로 전라도에 가봤습니다.

아버지가 근무 중이던 부산에 들렀다가 광주로 해서 전북 어딘가 답사에 가있는

과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래도 좋아졌지만 그 때의 광주역에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전북으로 넘어갔는데

큰 길 빼곤 모두 비포장도로라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적어도 경상도의 몰표와 전라도의 몰표를 함께 묶어서 비난하는 몰상식, 몰염치는 가져선 안됩니다.

이런 말조차 넘치는 것 처럼 비상식의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박정희 18년으로도 모자라 30년이 지나 그 공주까지 봐야하는 참담한 두려움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뭔가 돌파구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디제이와 노통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 봄 날이 다시 와줄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는 아침입니다.

IP : 121.131.xxx.11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649 뒤통수가 절벽이라 문득 슬픈 밤... 14 음음 2012/09/05 7,427
    150648 시원이 핸폰 받아서 통화하자나요 1 넘잼있어 2012/09/05 2,126
    150647 송파구에 호텔레이크 지하 2층이 뭔가요? 4 석촌 2012/09/05 6,988
    150646 남자 3명이 외출한 집,, 퇴근해 보니 불야성, 전쟁터 9 우리집 남자.. 2012/09/05 3,554
    150645 안원구의 고백 “도곡동 땅은 MB 땅, 노무현 수사도 MB기획”.. 5 예상은했지만.. 2012/09/05 2,676
    150644 부모가 도대체 뭘까요 밀납인형 2012/09/05 1,495
    150643 박훈숙(문훈숙)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려는지 10 통일교 2012/09/05 14,485
    150642 회사 직장맘..가끔 너무 당당하게 배려를 요구해요... 91 직장인 2012/09/05 18,662
    150641 오늘밤 성시워이가 젤 부럽네요 2 이시점에서 2012/09/05 1,971
    150640 아시나요? 궁금이 2012/09/05 1,015
    150639 봐주세요. 이 김치냉장고 색상이 화이트인가요? 8 당했다 2012/09/05 2,194
    150638 응답하라 회차 제목이... 4 아이쿠야.... 2012/09/05 1,959
    150637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글 보고나서 - 사형에 대한 의견 1 ..... 2012/09/05 1,137
    150636 노래방 혼자 가도 될까요? 4 2012/09/05 1,830
    150635 부부가 함께 할수 있는 취미생활 추천요! 16 결혼삼개월차.. 2012/09/05 11,258
    150634 빗소리가 저는 언제나 좋아요 10 가을아침 2012/09/05 2,476
    150633 목욕탕 다니는데 언더헤어 다듬으면 좀 그럴까요? 8 -..- 2012/09/05 4,200
    150632 초등아이 핸폰 언제부터 사줘야할까요? 6 마마 2012/09/05 1,337
    150631 응답하라 유정이, 히로스에 료코 닮았어요! 2 +_+ 2012/09/05 1,990
    150630 서울에서 바베큐 야외에서 해먹을수 있는곳 있나요? 6 ... 2012/09/05 4,129
    150629 숨이 막혀요. 사원 주택에서 이사 나가는 게 답일까요? 5 한숨 2012/09/05 2,636
    150628 날 괴롭히는 고단수에게 직접메일을 보내는거 어떨까요 16 ... 2012/09/05 2,462
    150627 1997 윤제와 시원이가 문제가 아니에요. 10 윤제야~~~.. 2012/09/05 4,825
    150626 PT 해보신 분 알려주세요! 9 저도 2012/09/05 2,298
    150625 사형 집행에 피해자 유족이 참여하는 방법 3 ... 2012/09/05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