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패닉에 빠져서 생각을 못했었는데 전에 민주당 유세 내용을 들으면서 이건 좀 그렇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이번 총선 결과는 수도권에서는 선방이고 다른 지역에서 거의 꽝이 났다는 것인데
유세 중 내용의 시작이 대부분 지금 정부의 심판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이런 이슈는 원래 수도권에서는 어느정도 통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그 파급력이 약해요.
수도권쪽은 기반시설이 대부분 마련되어 있는데 반해 지방은 아직 발전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의식이 많아 지역현안이 중요한 이슈거든요. 그 지역 일꾼..이라는게 단지 학연 지연만이 아니라, 그 지역을 아니까 외부인보다 잘 일하겠지라는 시각도 있는 거구요.
우리야 입법의원이라는 인식을 갖지만, 국회의원 선거도 지역구는 지역대표를 뽑는다는 이미지가 더 강하긴 하죠.
이런 거에서 보면 민간사찰건이 터졌을 때의 대응이 좀 아쉽기는 해요.
분명 중요한 사안이고 반드시 규명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이 워낙 오래 지속되다보니 정치에 관해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좀 지겹고 피하고 싶은 주제가 되어버릴 수도 있거든요.(이건 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서도 언급했었죠)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정의..라는 걸 사치로 생각하는 건 어찌보면 슬픈일이기도 하고 또 이해도 할 수 있죠.
국민수준을 탓하기 보다는 우리 삶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지를 우리 스스로가 알기 때문에
'진실을 규명하겠습니다'라는 말보다 '잘 살게 해드릴게요','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말에 이끌리는 걸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현재 민통당으로서 선거가 가장 큰 대외활동이었으니까 그 문제를 지속해서 언급해야 했던 건 이해하지만(이 문제가 대중에게 노출이 많이 되야 한다고 생각했겠죠. 그만큼 엄청난 사안이었고요)선거괴물과의 한판 승부였으면 상황에 맞는 대응카드에 대해 고려해봐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것에서 새누리당은 정말 놀라웠죠. 워낙 골수지지층이 많기도 하지만 '민생'을 걸고 나와서 오로지 그것만을 강조하고 게다가 언론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금 정부의 현안에 협조해서 현재의 민생파탄의 일정책임을 갖고 있음에도 잘못했으니 앞으로 잘하겠다라는 말로 그 모토를 강화해 냈죠. 그리고 그게 분명 먹히긴 했다는 겁니다.
속임수인게 뻔하다..라는 건 인터넷을 통해 그 쪽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정보는 결국 그것을 목적으로 검색하는 사람들에게만 노출이 되죠.
관심이 없으면 같은 인터넷을 쓰는 사람조차도 모르는게 당연한 겁니다. 관심의 유무죠.
그리고 이건 또 쉽게 정치에 대한 피로도를 느끼게 만드는 언론들이 너무나 잘 주무르는 부분이고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지역차별정서라던가..국민수준이라던가..
그런 부분에 대해 글이 몇몇 있는 것보고..
지금 누군가들은 뒤에 웃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요..
맨손으로 맨몸으로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기득권과 이만큼 싸워냈는데
2010지방선거에서 부산에서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아깝게 석패했고 드디어 그 불모지에서 두명의 국회의원을 얻고 박빙의 싸움을 하게 해준 많은 지지표를 얻었는데
기득권의 잘못에 대해선 입도 뻥긋않는 여러 방송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책을 알려서 수도권에서 이만큼 이뤄냈는데..
같은 정보와 목표를 공유한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 흥분이 큰 기대감이 됐다가
그게 좌절된 큰 허탈감 때문에 우리끼리 갈가리 찢겨지는 걸 보고 누군가들은 얼마나 즐거울까요.
지금 정부 들어서서 너무 힘들고 또 화도 나서 이번에야말로 이걸 끝내나 하는 기대감..그 절실함 때문에..
더할 수 없이 큰 스트레스를 선거결과로 받아야 했지만..
포기할 수 없다면.. 최소한 서로에게 상처줘서 멀어지지는 말아요.
대체 어느나라에서 언론을 등에 업은 권력과 싸워 이만큼 해낼 수 있나요?
이렇게 큰 스트레스를 감당하면서 까지 또 다음 대선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끈기를 보여주는 국민이 또 어디에 있나요?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부지런하고 정말 노력하는데 자신을 칭찬하는데 정말 인색해요. 그래서 얼마나 자신이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모르죠.
패배주의에 빠져서 포기하기를 바라는 그 누군가들에게 절대 지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