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전쯤 여느 주말처럼 가족이 늦은 마트쇼핑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기 바로전 어떤 50대초반의 남자가 무릎까지 오는
점퍼를 입었는데 점퍼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한손으로 입을막고 바쁜사람처럼 걸어가다가 저희아파트 공동현관앞으로 가더니 번호를 능숙하게 누르고 들어가더군요.
2년밖에 살지않았지만 처음보는 사람이었고 낯설었습니다.
우리가족이 바로 따라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사람이 엘리베이터앞에 서있지 않고 3호라인 1층 문앞에 바짝 붙어서있는겁니다. 마치 누구눈에도 띄지 않으려는것처럼.. (나중에 확인해보니 cctv가 비추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미리 알아보고 그곳에 섰던거더군요)
엘리베이터를 타기전에 제가 애의 손을 잡았지만( 우리층번호를 그사람보다 늦게 누르려고..) 이미 늦어 저희애가 저희집층을 누르니 그사람이 뒤는게 가장꼭대기인 15층을 누르고 뒤로 바짝 서더군요.
우리가족이 내리는데 한참을 에레베이터 문을 안닫고 보다가 올라갔습니다.
순간 남편과 제가 동시에 마주보며 " 저 사람 수상하지 않아?"라고 했고 "그렇지?"라고 남편이 대답하더니 그사람을 찾으러 올라가겠다고 남편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말렸지만 남편이 수상하다고 확인해야겠다고해서 ... 남편이 올라가고 난후 전 재빨리 경비실에 호출해서 지금 수상한 사람이 15층에 올라갔으니 빨리 오시라고 다급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수분이 지나도 이 나이드신 경비아저씨가 안나오시는겁니다. 저희집에서 경비실이 빤히 보이거든요.
순간 남편이 걱정되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질않는겁니다. 저 그때 숨이 멎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119로 다급히 전화했는데 참 야속하게도 차분히 전화받으십니다 119. 안심은 시켜주지만 안심이 된답니까?
꼭 물어볼것이긴 하지만 주소도 물어보고.. 전 그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10여분후 남편이 다행이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세상에.. 그사람은 역시나 주민이 아니었습니다. 15층 계단에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뒤따라온
남편을 보더니 당황해하다가 남편이 계속 엘리베이터문을 안닫고 있으니 조용히 타더랍니다. 그놈도 당황했겠지요..
그래서 유인하다시피 현관까지 따라나와 가는것을 보고 올라왔답니다.
경비아저씨는 결국 공동현관앞에서 늦게 만나서 범인의 뒤꽁지만 보셨구요..
10여분후쯤 경찰차가 와서 30분간 공동현관앞에서 주차해계시다 가셨는데 그래도 안바쁜때라 일찍 온거라고..
많이 안심시켜주시길래 감사해서 남편편에 음료수도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관리실에 이런사실을 전화했는데 경비아저씨가 정확히 설명을 안했더군요, 그래서 cctv꼭 확인하시라고
몇번을 다그쳤습니다. 안하려는것 같길래 자꾸 전화해서 cctv그려러고 녹화하는것 아니냐고 자꾸 다그쳤습니다.
지구대에서 와서 같이 확인하더니 맞답니다. 수상한사람의 행적이 다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그러십니다. 가까이 사는 친정부모님께도 혼이 났습니다. 겁도 없이 그런사람을 쫒아올라갔다고..
흉기라도 들었으면 어쩔뻔했냐구요.. 틀린말 아니지요.. 연로하신 경비아저씨도 그럴만하고.. 하지만..
정의로운 남편이 든든하고 멋있어보였지만 앞으로 그런일 있으면 절대 나서지 말아야하는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슬프지만 내 남편이 당하고 내 아이가 다칠까봐 절대 나서지 말라고 얘기해야했습니다.
그 후로 늘 요청했던 집앞 어두운가로등의 전등교체가 금방 이루어 질줄 알았습니다. 평상시에도 우범지역같고 애들올시간에 불안하다고 계속요청했던일이라 이번기회에 될줄 알았습니다.
안됬습니다. 안된답니다... 월요일 아침에 관리실에 다시 요청해야겠습니다. 전에 어린애인질극벌어졌고 이번사건도 일어났는데 또 안해줄꺼냐고.. 이번엔 녹취라고 해야겠습니다. 증거없인 바보되는 세상이라..
저 수원맘입니다. 그래서 인지 오늘따라 잠시 잊고있던 그놈이 또 올까봐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