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찰 앞에만 가면 건방지다.
호주머니에 찔러넣은 손과 선글라스.
내가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보이니 비밀 파일을 몇 개씩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사실 별로 없다.
내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폭탄을 터뜨리니 거대한 정보 조직이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도 않다.
혹시 물리적 테러 위협은 없나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대비라고 할 만한 건, 몇 년 전 들어놓은 생명보험이 전부다.
전에 정봉주가 걱정하기에 난 가진 게 없어서 무서운 거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런데 가끔 걱정된다.
뒤에서 누가 때려서 죽지 않고 평생 불구로 살면 어쩌나....
김어준도 정봉주도 가끔 이런 걱정을 한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검사들이, 경찰들이, 기자들이 일은 안하고 눈치만 보고 사느라 바빠서 그렇지.
주진우기자의 책 <주기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