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가끔 아버지가 직장을 관두시고 얼마간 쉬다가 다시 새로운 직장엘 들어가고 했더랬습니다.
그때는 내가 학생시절이었으니 온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아버지가 실직하고 있으면 어린맘에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 어서 빨리 아버지가 직장을 다니기를 바랬죠.
내가 나이가 들고 웬만큼 직장생활을 해보고 살아보니
어릴때 집에서 노는(?) 아버지를 불안하게 생각했던게 참 철없는 생각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네명의 아이들과 할머니까지 7식구의 생계를 혼자 짊어진 아버지
그런 사람이 직장을 그만둘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건데
어릴땐 그걸 미처 생각못하고 그저, 생계를 책임진 사람이 실업상태다, 라는 불안감으로만 아버지를 봤었네요.
에효...
사람은 자기가 겪어보고 나이가 들어봐야 그 입장을 그제서야 이해할수 있나 봅니다.
나는 과거 아버지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좋은 조건의 직장을 다녔지만, 그래도 사람사는게 원래 그런건지
이러저러하게 직장이 족쇄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아마 내가 과거 아버지처럼 부양가족이 많고 부양가족에 비해 빠듯하다 못해 부족한 월급을 받는 조건이라면
아마 몇번은 미춰 버리겠다고 뻗어버렸을지 몰라요.
그런 아버지 덕분에 나중에 형편이 좋아져 나는 좋은 교육을 받았고, 남들 대학때 아르바이트 할때
나는 그런 압박 하나 안받고도 대학공부를 마칠수 있었죠.
지금 생각하니 참 편한 조건이었네요. 그때는 그게 너무도 당연해서 내가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나중에 직장을 구하고
사회 평균에 비해 아주 좋은 조건이었음에도 나는 수시로 내가 노예같단 생각을 햇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었음에도 하는 일이 지겹다고 생각했고 자주 권태기에 빠졌죠.
뭐 세상일이 그렇지 않은 일이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다니는 이유는 부양가족때문이거나 기타 돈이 필요하거나 사회생활을 하기위해서겠죠.
부양가족이 있고 갚아야할 대출원리금이 있음에도 누군가 직장을 그만둔다할때는
지금 그사람으로선 너무나 그 직장이 힘든거예요.
꼭 일이 힘들다기보다는 인간관계나 기타 승진의 압박이나, 이런저런 스트레스들...
그래서 저는 주변에 누가 심각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면 편하게 생각하라고 합니다.
까짓거 관둬도 집포함 자산이 1억만 있으면 당장의 생활은 어찌할수 있으니까 편하게 결정하라 합니다.
부양가족이건 뭐건 가장 중요한건 자신이 견딜수 있어야 한다고...
더 문제가 심각해지기전에 일단 직장을 스톱하는게 나중을 생각하면 몇배 나을수도 있으니까요.
부양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고....
참고 참다가 나중에 진짜 자신을 놓아버리거나 예상치못한 정신적 문제에 빠지게 되면 그땐 몇배로 더 힘들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