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전세살이지만 그래도 이번집이 있어서 좋아요.

저도 조회수 : 1,817
작성일 : 2012-04-04 00:41:31
 2년 전, 처음에 제가 들어갔던 집은 전세 1억 3천짜리 집이었어요.
 남편+시집+제돈+저희집 돈까지 다양한 자금이 흘러들어온 집이었었죠.ㅎㅎ
 동네를 좀 더 외곽으로 갈까 아니면 남편 출퇴근하기 편한델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송파구 삼전동 빌라촌에 자리를 잡았어요. 때마침 그때 전세대란이어서
 딱 맘에 드는 집은 못 구하고 거실이 크고 채광이(안방에만!) 좋은 집을 구했죠.
 그러고 난 뒤에 알았어요. 그 집 짓다가 짓던 사람이 도망가서 중간에 업자가 바뀌어서;;;;
 베란다에도 막 난방관이 깔려있고 화장실 문 손잡이는 오른쪽인데 전등 스위치는 막 왼쪽이고
 여튼 그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았어요. 거실은 정말 어둡고 그랬는데
 저희는 그래서 저 집 살 때 거실 쓰지도 못했어요. 추워서요. 맨날 작은방-큰방 두개만.
 그래서 집에서 일하는 저는 맨날 침대에서 놋북으로 일하고 컴터하고 그랬네요.

 그러고 난 뒤에 2년만에 빡시게 노력해서 2억 5천짜리 전세로 넘어왔어요.
 엄마한테 2천 빌리고 나머지는 어떻게 어떻게 모았어요. 일 많이 해서요.
 사실은 진짜 넘어오고 싶었거든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늘 살던 곳이 아파트라 그런지 계속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했어서 그랬나봐요. 
 결국 돈이 모자라 오래된 집을 골랐기 때문에 넘어오기 전에도 걱정이 많았어요. 오래된 집이라서요.
 괜찮을까. 그리고 3층에 오래 살다보니 9층이 무섭더라구요. 20층에 10년을 살았는데도 결혼전에..
 그리고 이제 이사온지 두 달 좀 남짓 넘었는데
 정말 좋아요.

 저번에 살던 집은 너무 가로로 길었어요. 정말 효율적이지 않은 구조에 수납공간도 전혀 없었는데
 이 집은 오래됐지만 구조가 잘 빠졌고 수납장도 많고 창고도 있어서 참 좋아요.
 저번집에 살 떈 집을 거의 안 꾸몄어요. 액자도 하나 걸지 않고 그 흔한 장식품도 하나 안 놔서
 집이 휑뎅그레했고 저도 제가 꾸미는 성격이 딱히 아니라 그냥 그게 제 본성인 줄 알았는데
 이번 집 오고 나서 커튼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남대문 가서 액자도 고르고
 시계도 예쁜거 사고 지나가다가 그림도 있음 집에 걸까 생각도 하고 막 그래요.
 이 집이 신혼집 같고 이 집이 내 집 같고 그래서 정이 참 많이 들었어요.
 가끔씩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나와서 한번 둘러보고 혼자 뿌듯해하고 그래요.ㅋ
 살면서 이 집보다 더 괜찮은 집까진 필요없으니 이집만큼 뿌듯한 집이면 정말 좋겠어요.
 30년된 아파트고 남들은 녹물나온다 재개발 직전이다 그래도
 저는 이상하게 지금 이 집이 참 좋고 그래요.
 거실 도배도 남편이랑 둘이서 하고.. 몇년간의 찌든때 벗긴다고 매달려서 청소도 하고.
 아마 10년 안에 재개발한다고 이 집이 사라져버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슬플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 집이 내 첫 집이고 내 신혼집인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IP : 121.133.xxx.8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4.4 12:47 AM (125.186.xxx.48)

    어딘지 감이 살짝 올라고 그래요 저 사는 동네 같은데....

  • 2. ^^
    '12.4.4 12:49 AM (124.54.xxx.64) - 삭제된댓글

    축하드려요... 금액은 아닐꺼 같긴한데..왠지 느낌이 올림픽 훼미리 같아요 ㅎㅎ 잠실5단지거나

  • 3. ㅁㅁㅁ
    '12.4.4 1:43 AM (58.143.xxx.216)

    대단하시네요.
    출발은 비슷했는데 이년동안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저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어요....

  • 4. ............
    '12.4.4 2:14 AM (58.232.xxx.93)

    잠실 5단지에 한표. 재개발 이야기 나오고
    문정동 훼미리는 아직 20년 밖에 안된 아직 젊어요.

    잠실 5단지 구조 안좋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많은데
    전 돈 생기면 삼성동 아이파크보다 잠실 5단지 사고 싶어요.
    단지 주 출입구 바로 옆동만 아닌 남향으로
    조경좋고, 동 간격 넓고, 교통좋고, 마트 완전 많고 관공서 가깝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0247 4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4/04 542
90246 강쥐와 남편 10 서바이블 2012/04/04 1,781
90245 어떤 고기가 좋으세요? 5 서바이블 2012/04/04 877
90244 입으로 복을 차는 사람.. 3 ... 2012/04/04 1,664
90243 제가 잘해먹는 야식 2 다 맛있는 .. 2012/04/04 1,769
90242 오리발당이 전에는 참여정부가 감찰이라고 했네요 참맛 2012/04/04 486
90241 자취하기전에는 자기혼자 다한다고 똥폼 잡드만 1 ㅋㅋ 2012/04/04 1,151
90240 아무리 그래봐야..... 누구든 2012/04/04 535
90239 베즐리 빵 맛있네요.이시간에 단팥소보르빵 먹고 있다는 5 ..... 2012/04/04 1,506
90238 절임배추 추천해주세요 꽃샘바람 2012/04/04 543
90237 나이들면 광대뼈도 자라나요? 7 .... 2012/04/04 7,245
90236 봉주 10회에 나오네요,,, 3 1번 2012/04/04 945
90235 나꼼수&김용민 지지하시는 분들 보세요 41 123 2012/04/04 2,509
90234 성인이 되서까지 욕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4 욕... 2012/04/04 1,593
90233 예쁜 여자 7 몬나니이 2012/04/04 2,761
90232 자신의 pc 성능 확인해보세요~ 32 후훗 2012/04/04 4,270
90231 1학년 아이들은 안아주면 참 좋아해요. 10 방과후선생 2012/04/04 2,264
90230 친정엄마가 저보고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하시네요^^;; 19 ZE 2012/04/04 9,845
90229 된장,떡말고 이색적인 쑥요리 추천 좀 해주세요. 7 2012/04/04 863
90228 문대성 복사님 지금 역대급 토론 중이라네여 ㅋㅋ 6 막문대썽~ 2012/04/04 2,115
90227 초등여아 부딪혀서 앞이빨에 금이갔어요. 16 치과진료 2012/04/04 10,352
90226 흐린 보라색 트렌치코트에 맞출 옷 색상은 뭐가 좋을까요 5 코디 조언 2012/04/04 1,115
90225 지금 100분 토론 진행자는 파업동참 안하나요? 3 답답 2012/04/04 1,108
90224 강남 바이얼린 레슨 가격이요~ 2 궁금이 2012/04/04 1,105
90223 새누룽지당 털보는 왜 내보내서 망신을 자초하는겨? ㅋㅋㅋㅋ 3 참맛 2012/04/04 1,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