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만 둘 있답니다... 큰놈은 군복무중이구요.. 본인과 제가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여.. 일단
한시름은 놓은 상태이지요..
작은놈은.. 참 자상하고 따뜻한 반면..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나름의 고집이 센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부를 싫어하시지요..
고3인데.. 고2학기말 성적표를 보면서.. 공부는 접기로 가족간의 합의가 된 상태이구요..
어떤일이든 본인이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하였었지요..
긴 겨울방학을 그냥 허송세월하는걸 볼 수가 없어서... 우선 가깝고 머리에 떠오르는 제과제빵학원에 보냈더랬습니다..
이제 다닌지 4개월 되었네요.. 본인은 이걸 계속 공부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의 속마음은 이렇지요...
제과제빵이 딱 울아들의 적성의 맞는 일이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열정을 보여주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평소의 다른일에 비하면 열정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구요...
어제는 이모들이랑 외할머니까지 외가집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었는데요...
저희집 식구들 성향이 서로 칭찬해주고 북돋아주고 그런걸 아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평소에 이모들이 저희 작은놈에 대한 애정이 좀 깊고 아이의 진로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지요...
아들이 이모들에게 빵을 만들어 주겠노라고(제가 20프로 정도는 부추겼습니다..)
이모들은 굉장히 눈을 빛내며 기대에 차있었고... 조카의 빵을 처음 먹어보느니만큼.. 용돈도 좀 준비하고..
신기해 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울아들이 어제 만든 빵이 커피번 같은 빵이었는데요... 발효빵이(저도 취미로 빵을 좀 배웠습니다만은.. 발효빵은 애초에
포기했더랍니다) 반죽하기가 참으로 힘들지요.. 저희집엔 오븐도 아주 작은 미니오븐밖에 없구요..
어쨌든... 거의 다섯시간 정도의 사투를 벌여...(아! 전 더힘들었어요... 아들 시중들어주느라구요... 게다가 반죽을 한번 망치기도 했답니다...) 빵을 완성했는데... 본인은 학원과 많이 다른 환경에서 만들다 보니 빵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던듯...
하여튼 이모들은 정말 열광모드였고... 심지어 가서 자랑해야 한다면 빵을 싸가기도 했죠...
빵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늦어져서... 저는 저녁대접을 해야 했다는.... ㅎㅎ
이시점에서 큰이모는 집에 오븐이 너무 작고 불편하니 발효기능이 있는 광파오븐을 자기가 사주겠노라 나섰구요...
언니는 반죽기능이 있는 제빵기를 하나 장만해주는게 좋겠노라고.. 하더군요...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고 저희집 32평이예요... 광파오븐 들어와 앉을 자리도 그렇고...
제빵기는 또 어디다 두냐구요... 다행히 울아들놈이 정말 저길을 진지하게 계속 가준다면 모르지만...
중간에 이거 안할래 그럼.... .
그렇다고 모른척하고 내버려둘 수도 없구요... 집에 장비가 좀 있어야지 ... 만들 맛도 날거 같긴 하구요
저의 딜레마가 뭐냐면요... 형의 공부 뒷바라지는 두팔 걷고 해줬으면서
작은놈은 나몰라라 하는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이 걱정이 되네요...
하긴 큰놈도 사놓고 풀지 않은 문제집도 많았고... 큰맘먹고 등록한 학원이 별루 효과가 없었던 적도 있었죠...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작은놈은 지금 제과 자격증 필기시험 접수해놓고 공부하는 중이구요...
대학도 그쪽으로 열심히 알아보고 있더라구요... 무슨 직업학교 (학원같은 곳 같던데)에도 원서 내놓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