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의 물방울 보고 와인에 푹 빠져서 와인 동호회니 뭐니 다니면서 코르크마개도 모으고 그러다 보니 와인좀 마신다고 소문이 났어요.
회사에서 중요한 거래처분 대접을 해야하는데 평소에 제가 와인매니아라고 소문이 나서 저보고 그분저녁 접대를 같이하자고 하시더라고요. 부장님은 자기는 와인 하나도 모르니까 저보고 와인 사오라고.
그 분이 취향이 좀 고급스러우신것 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정해주신 금액 안에서 좋은 와인이다 싶은거 백화점에서 추천해달라고 해서 사서 저녁식사장소에 갔어요.( 그집은 와인은 안 팔지만 가져갈 수는 있는 고급 식당)
부장님이랑 그 거래처 분 부부께서 먼저 와 계셨고( 부장님이 부인도 같이 초대하신다고 하셨어요.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ㅠㅠ)
저희 부장님이 그 부부앞에서 제 칭찬마구 하시면서 와인 잘 아는 친구라고...
와인 글라스 준비해달라고 하고 와인 따서 드렸는데
그 부인되시는 분이 와인병좀 봐도 될까요.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물론이죠 하면서 이런저런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막 설명해드렸죠.(저는 제가 사간 와인이 얼마나 좋은지, 뭐 그런거 잘 몰랐어요. 그냥 금액에 맞는 좋은 와인 달라고 했거든요)
두분이 미소를 지으시면서 잘 들어주시길래 더 신나서 막 얘기했고 부장님은 완전 좋아하셨구요.
식사는 화기애애하게 잘 했고 비즈니스 관계 일도 잘 되어서 제가 의기양양했죠.
그다음날 부장님이 제가 그전날 참 큰일했다고 막 칭찬도 해주시고 그래서 기분도 완전 업되었었거든요.
그게 지난 목요일이었는데 오늘 회사 동료들이랑 우연히 거래처 얘기 하다가 그분얘기가 나왔는데
동료하나가 그분 부인 친구와 어떻게 또 아는사이더라고요. 그래서 얘기해주는데
아뿔사.
그분 부인이 프랑스에서 어릴때부터 오래 살다 오신분이라는거예요.
그리고 제대로 프랑스 요리랑 와인을 대학에서 공부하신분이라는거...ㅠㅠ
프랑스 사람들도 그 부인되시는 분 요리에 감탄하는 그런 분이라네요.(가게도 운영하셨었다네요 한국오시기전에)
제가 그런 분 앞에서 신의 물방울에서 본 지식을 마구 마구 늘어놓았으니 (전 프랑스에 가본적도 없으므로 발음 완전 한국식으로..ㅠㅠ)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부부가 캐쥬얼하셨는데 멋지게 코디하셨고
부인되시는 분이 굉장히 세련되시고 낭창낭창 하다고 하나? 뭔가 굉장히 분위기 있는 그런분이구나 그랬어요.
가방이나 뭐 이런것도 명품같은거 아니고 그냥 전체적으로 뭔가 멋진 분위기. 저는 그게 돈이 많은 분들이라 그런건가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그분 눈에는 제가 어떻게 보였을지...
완전 창피 창피....
이래서 사람이 겸손해야 되나 봅니다. 너무 창피해서 맥주마시고 있습니다.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