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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이런 남편을 보고 한심하고 실망되는게 이해가세요?

조회수 : 3,117
작성일 : 2012-03-29 12:23:21

저희 남편이 거의 나이 마흔에 소셜커머스 쿠폰을 사요.

그 자체도 그래 뭐 당신은 그런거 좋아하니까 하고 넘기고 있어요.

 

암튼 소셜 쿠폰을 샀는데 (2만원 짜리;;)

그걸 기한 내에 못 갈거 같으니까 팔겠다고 어디 올렸나봐요.

근데 문자가 와서 입금하겠다고 해서 계좌번호를 가르쳐줬는데 연락이 없었대요.

물론 입금도 안됐고요.

 

그리고 나서 그 쿠폰이 사용이 된 걸로 등록이 된거에요.

그래서 그 소셜커머스 업체에 항의했대요.

그리고나서 생각해보니 그 입금하겠다는 사람이 이름과 계좌번호를 알고 있으니

그 사람이 가서 썼구나! 하고 추측이 된거지요.

 

어제 밤에 애기를 데리고 오 그렇구나. 나쁜 사람 잡으러 가야지!!! 누구야 나쁜 사람 잡으러 가자!!!! 하고 안방에서 나가더니 애를 아주머니한테 주고 서재로 가서 뭐라뭐라 통화를 하대요.

계속 통화하는 소리만 들리는데 저는 대체 뭘 저렇게 오래 얘기를 하나 문자 보내서 그 쿠폰 썼냐고 돈 달라고 하면 되지 싶어서

서재에 가봤어요.

 

남편이 상기된 표정으로 전화에 대고 막 화를 내면서 학생, 학생이 그러면 안되는거 아냐. 알겠으니까 오늘 반성문을 써. 그거 보고 경찰에 고발할지 말지 결정하겠어. 집이 어디야? 하고 있는거에요.

 

보는 순간, 저게 뭐하는 짓인가, 한심하다 싶었어요. 

남편한테 솔직히 한심하다고, 걔가 조폭이면 어쩔거야? 네이트판 같은데 협박했다고 자기 입장에서 글 써서 올리고 문제 커지면 어쩔거야? 강한자한테 약하고 약한자한테 강하고 한거 아니냐고. 지금 그 2만원 때문에 뭐하는 짓이냐고. 그냥 이거 쓴거 알고 있고 씨씨티비로 확인도 되는 부분이니까 썼으면 입금하라고 문자로 해결할 일 아니냐고. 시간이 남아돌아?? 하고 말했더니

 

남편은 또,

아니 처음에 문자보냈더니 자기 영화본다고 나중에 전화한다고 하고

전화하더니 처음에 거짓말 하려고 해서 화가 났다고,

반성문 받고 만나고 할 생각은 없고 걔도 솔직히 그게 먹고 싶었는데 취업이 안돼서 대학원에 가는데 3월 14일날 쓴거니까 화이트데이에 여친이랑 간건데 어쩌고 그래서 잘 해결했다고, 입금하기로 했다고 자기가 학생, 우리 바르게 살자. 그랬다고, 젊은 애가 잘못된 행동을 했으니까 바로 잡는거고 어쩌고 하는거에요.

 

그리고 그 쿠폰 쓴 남자애가 또 전화가 와서 자기가 은행을 못 찾아서 지금 입금하겠다고 또 사과하고

남편한테 엄청 긴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했어요.

아마 남편이 경찰에 갈거라고 하니까 겁이 나고 그랬겠지요.

이 모든게 약 한시간은 걸려서 일어난 일이에요.

 

저는 이 자체가 뭐하는 짓인가 싶고

그 사람이 쿠폰을 훔쳤다고 해도 그걸 갖고 왜 둘이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저런데서 소셜 쿠폰을 사는 남자들의 특성인가 (좀 쪼잔하고 찌질하고 시간 많고...?) 그래서 쪼잔하고 시간 많은 우리 남편과 역시 또 쫀쫀하고 시간 많은 저 남학생이 저렇게 길게 대화를 하게 된건가?

물론 남편이 2만원 잃지 않아 다행이지만 2만원이 뭐라고, 반성문은 또 무슨 소린가, 아무튼 정말 한심해 보인다. 싶었어요.

저희 남편은 와 내가 문제를 잘 해결했다 얘도 나쁜 애는 아니야 뿌듯뿌듯 하고 있고

저는 몸이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남편이 한심하게 느껴졌고 아직도 그런 생각이에요.  

IP : 199.43.xxx.12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2.3.29 12:28 PM (61.78.xxx.102) - 삭제된댓글

    제 남편은 소셜도 귀찮다고 잘 안사는 사람인데요.
    아마 2만원 날렸어도 귀찮으니 그냥 내가 넘기자 할 타입이예요.
    그런 저로서는 원글님 남편이 오히려 실속잇어서 좋아보이는 데요.^^
    원글님을 이해못해서가 아니라^^ 전 그렇지 않은 제 남편이 가끔 한심하거든요.^^
    아마도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남편이 싫은 것 같아요.ㅎㅎ

  • 2. ㄴㅁ
    '12.3.29 12:36 PM (115.126.xxx.40)

    좀도둑이...소도둑 될 수도 있죠..범죄도
    하다보면
    발전한다는데...

    남편 그래도 사명감을 갖고...야단치는 거
    옳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걸 전혀 이해못하는 님이...

  • 3.
    '12.3.29 12:43 PM (199.43.xxx.124)

    저 같으면,

    저는 소셜 쿠폰을 사지도 않지만
    사서 사기를 당했다고 해도 저렇게 하루종일 붙들고 걔 인생까지 오지랖 넓게 걱정하고 심지어 애를 협박하고 나중엔 용서하고... 하진 않을거 같거든요.
    그럴 시간적, 심적 여유도 없고요.
    그냥 소셜쿠폰 제꺼 쓰셨지요? 증거가 있으니까 입금하세요. 하고
    입금을 안하면 그때가서 싸우든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2만원에 온갖 감정적 드라마를 쓰고 있는걸 보니 참 한가하구나 요새 진짜 할일이 없는가보다 싶고
    네가 지금 나이가 거의 마흔에 가까운 이 시점에서 학생들이 사는 소셜 쿠폰을 이용하겠다고 그러고 있나 싶기도 하고

    제가 남편한테 사람이 2만원을 안 잃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초점이 있어야 한다,
    당신 영어 공부한다고 하더니 나 같으면 그 시간에 공부하겠다, 아니면 애랑 시간 보내겠다,
    푼돈에 목숨걸고 정작 회사일 소홀히 하고 그러는게 제일 한심한 거라고 말했더니
    자기 스스로 한심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고 뭐라 하네요.

  • 4. ㄴㅁ
    '12.3.29 12:47 PM (115.126.xxx.40)

    와..님
    자신의 논리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저렇게 깔아뭉개는 거 보니...
    자식들도 그렇게 대할 듯....

    어미 말은 법이다...

  • 5.
    '12.3.29 12:50 PM (110.12.xxx.78)

    그 상대 남자애가 백만배 더 한심한데요???
    원글님 남편되시는 분이 마음이 바다같이 넓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두고두고 한심하다 쪼잔하다 마음에 둘 일도 아니라고 봐요.
    그러면 원글님도 쪼잔해지는 건데요...;;;;

  • 6. 수원똘이
    '12.3.29 1:14 PM (203.244.xxx.6)

    수원 똘이입니다.

    사모님
    남편분께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이상한 짓" 하고 다니는 것보다는
    나름대로 쿠폰 사서 간직하는것이 얼마나 귀여우신가요.
    (사모님 모시고 맛있는것 먹으로 가려는것 아닌가요?)

    또 꼬맹이 녀석한테 당했다고 노발대발 하시는것은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 묵은김치 숭숭 썰어 돼지고기 많이 넣어 김치찌게 맛있게 해드리시고
    아래와 같이 말씀하세요.

    " 또 마음대로 쿠폰사면 죽는다" ~~ ♬

  • 7. 흠..
    '12.3.29 1:14 PM (119.201.xxx.112)

    원글님이 너무 이성적이라 감성적인 남편분을 이해 못하시네요~남편분이 원글님처럼 일처리를 탁탁 하는 분이면 좋으시겠지만 성향이 너무 달라서~그냥 넘어 가세요~해결하는 방법이 다른거지 틀린건 아니니까~틀린건 내꺼 바보처럼 뺏기고도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해서 자기꺼 못 찾는 사람입니다..사실 별거 아닌데 원글님 너무 여유없어 보여 숨통이 콱 막힐것 같아요

  • 8. 이해해요
    '12.3.29 1:19 PM (124.54.xxx.226)

    넵. 전 원글님 이해가요. 근데 원글님 글 읽으니 자꾸 웃음이 나와요^^
    저 같아도 원글님처럼 생각 했을거 같아요.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반성문 운운하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귀한 시간, 한시간씩을 쓰느냐..저도 그렇게 생각 했을지도 몰라요.
    근데 뭐, 사람마다 일처리 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고
    남편 생각으로는, 본인이 어른 입장에서 뭔가 가르쳐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구요.
    원글에도 쓰셨듯이 원글님이 요즘 힘드신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 9. ~~
    '12.3.29 1:25 PM (125.187.xxx.175)

    님이 왜 그 모습이 보기 싫은지 이해할 수 있어요.
    시간이 곧 돈일 나이에 소셜에 탐닉하는 것도 싫고
    심플하게 딱 처리해버렸으면 하는 일로 몇시간씩 일장 연설 해가면서 매달리는 모습도 거슬리고 한심스러워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남편이 나름 판단력, 결단력이 필요한 직종에 있는데 집에서 보면 사소한 것(외식 메뉴, 옷 고르기)에서 우유부단한 모습 보면 '직장에서 일은 어찌 할까?'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걸 님이 나서서 뜯어고친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그냥 저 모습이 내 남편의 또 다른 일면이다 인정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봐요.

    저희 남편은 우유부단하기는 하지만 착하고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일단 한 번 처리한 일은 확실하게 학습해서 다음에는 저보다 더 능숙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요.
    그런 면은 제가 못하는 부분이죠.

  • 10. ..........
    '12.3.29 1:51 PM (211.33.xxx.188)

    화내실 일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봐도 좀 한심하긴 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냅두세요.

  • 11. ...
    '12.3.29 1:58 PM (121.164.xxx.120)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남편의 행동에 너무 간섭이 심하신것 아닌가요?
    그정도 일로 한심하다느니 실망했다느니 하는 님이 더 실망스러운데요
    아무리 부부라도 너무 과한 간섭은 아니라고 봅니다

  • 12. 이해가 가요
    '12.3.29 2:20 PM (98.92.xxx.71)

    저희 남편은 거의 반대에 가까운 성격인데 어느 분 댓글처럼 돈 잃고 처리 못해도 한심해보여요. 님 남편 같은 경우 님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어느 쪽이든 자기 실속차리면서 (돈이든 시간이든) 적당히 하는 사람이 좋죠..

  • 13. 글쎄요
    '12.3.30 5:45 AM (118.38.xxx.44)

    저는 쇼셜커머스 쿠폰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긴 한데요.
    뭐 적립금이나 쿠폰 같은 것도 신경쓰는것 딱 귀찮아하고요.

    그렇지만, 남편분 행동이 잘 못됐다거나 한심하게 느껴지진 않아요.
    그냥 성향이 다른 사람이구나 싶고요.

    오히려 그걸로 화내는 님이 더 예민하고 상대를 조정하려는 사람으로 보여요.
    아무리 부부라지만 그렇게까지 본인 취향이나 성격에 멎춰서 이래라저래라 하는건
    제가 배우자 입장이면 싫을거 같아요. 세살먹은 자식도 아니고요.

    자식이라도 명백한 잘못이 아닌 담에야 이래라저래라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반대로 쿠폰, 할인카드 이런거 안챙긴다고 님처럼 남편이 닥달해대면
    전 못참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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