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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금 더 좋은집으로 이사가고 난후.

따뜻한 저녁 조회수 : 3,274
작성일 : 2012-03-28 19:27:31

2년전에, 우리내외가 열심히 돈을 모아 햇볕도 잘들고,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세식구가 살기에 쾌적하고 예쁜 집으로 이사왔었어요. 한동네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는 빌라였지만, 그전에 살던 반지하방에 비하면 천국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서 전등을 늘 밤새도록 켜두어야 했고, 비오는 시커먼 캄캄한 밤이면, 반지하창문밖으로는 아침이 동터올때까지 유난히 더 남자발자국들이 더 시끄러웠던 그 집...

어느날새벽엔 문고리가 살짝 고장난 부엌작은 창문이 다 열려있고 런닝셔츠만 입은 총각놈이 이제 막 창문턱에 얼굴을 디밀고 있다가 그만 잠이 깬 제눈에 들켰었어요.

알고보니, 같은 건물 3층에 사는 백수총각이었는데 그일있고 바로 다음날 이사가더라구요.

그리고, 퀴퀴하고 음습한 곰팡이로 군데군데 꽃을 피운 벽들이랑, 낡은 천장에서 4년을 살면서 그동안 저도 아이아빠가 2년제전문대학을 갈수있게 도와줘서 졸업할수 있었고, 또 얼마안있어서 햇볕이 잘드는 따뜻한 빨간 벽돌집에 이사간거에요.

격자무늬창문아시죠? 바둑판무늬 하얀색창틀이 유리창속에 들어있는 창문..

설마 제가 그런 예쁜창문있는데에서 창가에 작은 화분들을 내놓고 살며 누워 달과 별이 둥실 떠있는 여름밤하늘을 볼거라곤 전혀 생각지못한 일이었습니다..

전 그 창문에 예쁜 린넨커텐을 직접 만들어 걸고, 작은 식탁엔 작은 꽃무늬 레이스식탁보를 깔아 두며, 아침마다 늘 화단이있는 옥상에서 빨래를 널며 온몸으로 와서 부딪치는 바람의 무늬를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 그 반지하방 근처에 살던 한 엄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 과일과 커피를 정성껏 대접해드렸어요.

"나, 말이야~~문*동에 5층짜리 건물 샀잖아."

축하한다는 말도 아닌 갑자기 그런 말을 그 엄마가 해서 저는, 순간 멈칫했어요.

저보다8살이 많았으니까,44세였던 그 엄마가 그런말을 할때, 제가 오히려 축하를 해야 하는가 싶었는데 그동안 그 엄마는 매일 돈이 없다고 하고, 어린이집도 전액 무상으로 두아이를 보냈었거든요.

그런데 그후로 저를 우연히 마트에서나 어디에서든 보면 은근히 저를 비아냥거리는거에요.

괜히 위아래로 훓어보고,볼때마다 더 뚱뚱해져서 엉덩이가 커보인다고 하고 팔뚝살 굵다고 하고..

제가 162센치에 몸무게가 51도 나가고 53,54도 요즘은 그러는데 아뭏튼 그 엄마만 만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우울해지는거에요..

그 반지하에 살땐, 늘 이집은, 밖에서 볼땐 황량하고 보기에도 추워보이는데 안에만오면, 저때문에,이렇게 밝고 좋다고,살림잘한다고,칭찬을 거듭하더니.. 이젠 그동네엄마를 보고나면 뭔가 개운치않고 마음한구석이 무거운거에요.

왜 그런건지..얼마전에야, 그 동네엄마를 마음에서 좀 내려두니, 편안하긴 하더라구요..

혹시 왜 그런걸까요??

IP : 110.35.xxx.24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28 7:44 PM (114.202.xxx.244)

    참.....사람이 무섭네요.....왜 그리 행동할까요? 원글님도 오늘까지만 욕하시고 내일부터 새롭게 세식구만 생각하면서 오손도손 사세요..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화이팅!

  • 2. ㅡㅡ
    '12.3.28 7:47 PM (125.187.xxx.175)

    그 사람이 음험한 사람인거죠.
    불법 탈법으로 재산 불리는 사람이 생각이 건전하겠어요 영혼이 맑겠어요?
    늘 사람 등쳐먹고 뭔가 뒷구멍으로 이득 볼 일 없나 살피고 다니겠죠.
    그런 사람 만나서 기분 좋아질 일이 뭐 있을까요....

  • 3. 저는 이해가 잘..
    '12.3.28 8:37 PM (1.251.xxx.58)

    두사람 다 전보다 잘된거잖아요?
    그런데 그사람은 5층건물 샀다고. 님을 무시한다는 얘긴가요?
    지금도 가까운데 사는가요?

    둘다 잘됐는데 그 여자가 보기에
    님은 그대로 거기서 꾸질꾸질하게 살줄 알았는데,,,더 좋은데로 이사나와서 샘나서?그런걸까요?

    앞으로 만나게 된다면 모른척하든지...도도하게 고개들고 인사도 하지 말고 스윽 지나가세요.

  • 4. 늦봄
    '12.3.28 10:16 PM (175.199.xxx.72)

    그5층 건물 빚없이 샀다던가요? 목이 좋아 공실없이 꽉차서 꼬박 꼬박 임대료 잘 나온다던가요?
    딱 그엄마의 꼬인심사로 제가 대신 비꼬아 줄께요

    님이 8살이 더어리다는건 무한한 가능성이 더있는거예요
    축하드리고 행복하게 사세요

  • 5. 원글
    '12.3.29 12:36 PM (110.35.xxx.219)

    그러니까, 제게
    "햇빛이 찰랑찰랑 눈부시다. 이런집을 만나게 되어서 축하해~"
    라고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전 그 언니가 매일 돈없다고 하고, 아이들 둘도 어린이집에 전액 무상혜택본것을 늘 자랑처럼말하고, 그당시 제가 174000원씩 우리아이원비를 냈는데 늘 5일씩 늦게 냈어요,, 그게 죄송해서 늘 원장님께 편지랑 시랑 적어서 같이 드리곤했는데 나중에 원장님이 편지 읽는 재미로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했더래요.
    그러더니, 우리집에 처음 들어온날,
    5층건물샀다고... 그때 당혹해하던 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집요하게 생각해본적있었어요..
    그때, 반지하의 형편을 잘알던 그 언니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그 축하한마디, 하지못하고 잔뜩 찌푸려하던 그 얼굴에서 제가 좀 상처를 받았거든요.
    엊그제도 우연히 한아름마트에서 그 언니를 또 우연히 봤는데 아직 이사안갔어? 나도 그쪽으로 갈까?하면서 "우리남편은 여자가 공부 많이하고 책많이 보면, 안된대더라.?"
    그러는거에요, 저 진짜 상황에 충분히 안맞는 이야기라는걸 충분히 알면서도, 저는 그 언니랑 만나고 오면 이상하게 잔뜩 작아져서 와요~~참 이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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