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불같으신 큰고모.. 어릴때부터 아버지랑 사이가 매우 안좋으셨습니다...
아마 어릴때 아버지가 많이 속상하게 해서 한이 맺이신건지....
아니면 오갈데 없고 가난한 아버지가 마음에 짐이 되시는건지...
아버지가 모시고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를 매우 부담스러워하시더니
급기야 세살던 큰고모집에서도 거의 쫒겨나다시피 하셨습니다.
그때도 저에게 전화하셔서 아빠에 대한 갖은 악담을 저에게 퍼부으셔서
저도 눈물 꽤나 흘렸습니다.
암튼 그이후로 제가 옆에 세를 얻어 4년째 아버지를 모시고 살게 되었는데
이제 세가 너무 올라 이사를 가야하는 시점이 되었고
아버지는 걱정스런 마음에 시골로 집을 알아보셨던가 봅니다.
그런데 그 시골이 지금 큰고모 별장처럼 쓰시는 집이 있는 곳이고
그 집을 아버지가 맡아 지으면서 동네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터라 그동네에 집을 알아보셨나봅니다.
그 소리를 어디서 들으셨는지 큰고모가 아침부터 전화하셔서는
너희 아버지 그 동네로 이사오는거 싫다 지긋지긋하다 니아버지가....
하시면서 소리지르고 막말을 퍼부어대십니다 ㅠㅠ
한편으로는 제가 왜 이런 부모 험담을 계속 듣고 있어야하나
아버지가 돈있고 힘있었으면 이리하진 않으실텐데 싶은 마음에 너무 속상하고
한편으로는 큰고모가 어른답지 못하다 원망도 들고
나이들어 가시면서 얼마나 과거에 맺힌게 많으시면 저리 하실까 싶기도하고ㅠㅠ
제가 중간에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그 시골로 가실일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말씀드리고
제가 왜 그런 이야기들을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상처받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니가 딸인데 그정도가 상처라하냐고 노발대발하시네요...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진 속이야 어쨌든 겉으로는 아무 일없이 편안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캐캐묶은 옛날 저도 모르는 얘기까지 끄집어내어
저렇게 화를 내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없이 산다고 무시하는것 같고 짐될까봐 저러시나 싶어 눈물이 납니다.
어쨌든 아버지는 제가 옆에 계속 모실거고 앞으로 부딪힐 일도 별로 없겠지만
이제 칠순이 넘으신 두분 관계가 걱정입니다.
아버지는 큰고모가 제게 어떤 전화를 하셨는지 처음부터 하나도 모르십니다.
하지만 서로 섭섭해하고 싫어하시기는 마찬가지구요.
그냥 모른 척 하고 가끔 이렇게 전화로 속풀이 하시는거 들어드리기만 하면 될까요?
두분 다 너무 안타깝고 큰고모의 악담도 더이상 들어드리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