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음식물 쓰레기차에 치어 세상을 뜬 아이 글 읽고
같은 동네 사람으로서 섬뜩하네요
이 사건도 그렇고..세상에 대부분의 불합리한 일들과 억울한 일들의 배후에는
하나의 논리가 존재합니다
이 사회를 좀 먹고 있는 한 마디
"너 말고도 할 놈은 많다"
정말 쓰레기 같은 말입니다.
아래 음식물 쓰레기 사건도..
구청에서 위탁업체에게 위탁할 때 구청과 위탁업체간의 암묵적인 불합리한 계약이 있었을 겁니다
1.더 싸게 일해 줄 놈
2.더 많이 로비해 줄 놈
그리고 위탁업체와 노동자 간에도 불합리한 계약이 있었겠죠
1.더 적게 받고 일할 놈
2.더 빡센 노동환경이라도 닥치고 일할 놈
이런 사건이 터지면 구청은 위탁업체에게,위탁업체는 운전자에게 책임을 떠 넘겨 주면 됩니다.
"너 말고도 일할 놈 줄섰으니까"..요
재작년인가 있었던 학교 증축공사에 쓰인 덤프트럭에 깔려 교문앞에서 사망한 여중생사건도
똑같은 논리로 발생되어 똑같은 방식으로 책임이 전가되었었고..
일년에도 수십건 발생되는 택시사고의 희생자들도 마찬가지 논리의 희생자들입니다.
더 빡세게 더 빨리 달리면서 더 많은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생계가 위협당하지만
그래도 "너 아니라도 할 놈은 많다"고 말하거든요
몇년전 돌아가신 제 지인도 똑같은 논리의 희생자였습니다
상가 리모델링 하는데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고 일하는 바람에
옥상에서 떨어진 건설자재 낙하물에 지나가다가 맞아 사망하셨습니다.
역시 책임은 최하단위의 업자에게 지워지더군요
소위'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일들도 모조리 이 논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더 싸게 납품할 것을 요구하면서,로비까지 바라니 저질 음식을 만들어 낼 수 밖에요.
심지어 우리 아이들 먹는 학교 급식 역시 마찬가지이며,
마트에 납품되는 물건들도 같습니다.더 싸게 물건을 공급해 줄놈과, 더 많은 리베이트를 해 줄 놈을 찾는게 md일이니까요
우리나라의 많은 서민의 직종이 건설노동자인데..
가장 불합리한게 바로 이 건설노동을 비롯한 소위 3d직종입니다.
제가 건설쪽에 지인도 있고,저도 일해 보았지만 그곳도 그렇습니다.
대기업은 관리와 시공계획만 세우고 엄청난 이윤을 남깁니다.
그 밑으로 중소기업에게 위탁합니다.이윤은 밑으로 내려올 수록 기하급수적으로?아니 그보다 더 줄어듭니다.
모든 입찰과정 역시 똑같은 논리입니다.
불합리한 조건에서 그냥 닥치고 일할놈인것은 기본조건으로 깔고 들어가고
더 싸게,더 빨리 할 놈을 찾습니다.
더 싸게 하려니 저질 재료가 들어가고 더 빨리 할놈을 찾으니 부실공사가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저질 아파트를 포장 그럴싸하게 하고 선전 멋드러지게 해서
비싼 값에 팔아치웁니다.사람들은 그래도 좋다고 달려듭니다
법이 강화되어 시공사는 관리업무로 안전점검을 꾸준히 하긴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 하는 사람과 납품자는 시공사의 직속이 절대 아니죠.
하청과 하청의 하청..밑바닥으로 갈 수록 '이 논리'는 더 잔인하게 파고듭니다.
더 빨리,더 싸게 일하려니 안전따위는,품질따위는 무시하고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또 누군가는 죽습니다.억울하게..
그게 일하는 내 친척,내 친구일수도 있고..지나가는 아이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할 놈은 쌔고 쌨으니까요.
"너 아니라도 할 놈은 많다.."
정말 사회를 좀 먹고,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의 안위를 위협하는 논리입니다
한번씩 무서워요
나 역시 그 논리의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까요. 아니..이미 희생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