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여자아이에요.
말이 참 많아요.
그리고 참견도 너무 많아요.
좋은 말로 참견이고, 오지랖이 너무 넓어요.
게다가 눈치가 대박 없어요.
유치원 다닐 때 선생님한테 혼나서 울고있는 아이 옆에 가서 자꾸 말 시키다가 옴팡 당한 적도 있어요.
나서야 할때 나서지 말아야 할때를 모르고(그냥 좋은 말로 눈치가 없어요) 수시로 나서구요,
참견하고, 누가 얘기할 때 중간에 자꾸 끼어들고, 그러다 좋은 말 못 듣고,
아는 것은 많아(책을 엄청 많이 읽어요, 이제 1학년인데 초등 고학년 읽는 책들 다 읽구요, 자기거 다 읽으면 제 책도 막 읽어요, 제가 읽고 있는 조세희씨의 침묵의 뿌리 이런 책도 읽으면서 탄광촌에 대한 관심도 갖고.. 휴..) 말도 많이 하고 싶은가 봐요.
1학년 총회를 갔는데, 선생님이 처음 하시는 말씀이 <아이가 야무지네요. 그런데 참견이 엄청 많아요. 앞에 앉은 아이, 옆에 앉은 아이, 뒤에 앉은 아이... 계속 참견하고 얘기해요> 흑흑. 유치원 때부터 들어온 말이에요. 유치원 다닐 때는 선생님 말씀하시는 도중에 자기가 아는 거면 계속 옆에 앉은 아이한테 설명해준대요. 누가 그 아이가 듣고 싶어 했나요? 그 아이는 선생님 말씀 들어야 하는데, 제 아이가 계속 말하고 있으면 짜증나겠지요?
문제는 제 성격도 남편 성격도 그렇지 않아요. 딱, 친정언니를 닮았어요. 저는 아는 것도 모르는 척, 모르는 것도 모르는 척,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안띄게 살아온 사람이에요. 나서고 끼어들고 참견하고 이런 스타일 별로 안좋아해요. 그런데 우리 딸이 제가 싫어하는 그런 스타일이에요.
이런 걸 혼내고 고쳐야 하나요? 아니면 아이의 스타일이라고 이해해야 하나요?
그런데 이해하기 너무 힘들어요. 게다가 오늘은 짝꿍이랑 너무 떠든다고 선생님이 자리를 옮기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짝꿍은 그대로 있고, 제 딸만 옆 분단으로 옮겼대요. 그건 즉 제 딸이 많이 떠들었다는 이야기겠지요. 어쩌면 좋아요. 저랑 너무도 다른 딸 아이, 이해못할 성격, 이거 고쳐줘야 하나요? 그냥 충고만 하고 넘어가야 하나요?
사실 고친다고 해도 저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