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건축학 개론 봤어요(스포 많이 있으니까 안보신분 절대 보지마세요!!)

... 조회수 : 4,023
작성일 : 2012-03-23 00:45:07

두번 봤어요..

별로 자극적이지 않고 덤덤하게 그려나가는 영화라고 할수있어요

재미나 흥미 위주로 보러가는거면 재미없으실수도 있구요.

어떤남자분은 맨앞에서 보시다가 얼마 안되서 그냥 나가시던데..첫사랑의 기억이 없으신건가..ㅋㅋ

 

후기마다 이 영화를 본 남자들이 왜 데미지가 크다고하는지 왜 보고나서 먹먹해 하는지 알수있었어요..

자신의 찌질하고 순수했던 그날이 생각나서겠죠..그리고 남자의 시선으로 그린거라 더 그렇기도 한거 같아요.

어디서는 남자판 러브레터라고 그러던데 그것 역시 공감..

 

전 여자라 그런지 수지와 한가인씨에 완전 빙의되서 봤네요.

첫사랑이 생각나는게 아니라 그 시절 순수했던 제가 떠올라서 울컥하고

한가인씨가 15년이나 지났는데도 그 첫사랑을 못잊어 다시 찾아간 이유도 너무 공감이 가서 울컥하고..

남자들은 아마 순수하고 돈없던시절 같이 버스나 지하철 타며 뚜벅이시절 연애했던일

사귀지는않았지만 주변에서 서성이다 끝났거나 다른 남자에게 뺏긴 기억이 있으신 분들 많이 공감할것같더라구요..

 

그리고 한가인씨가 취해서 *발..개새끼.. *발 *같애.. *발 *같애.... 하면서 엉엉 울때..

수지가 첫눈오는날 정릉의 빈집에가서 혼자 기다리던게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아요.

*새끼.........라고 욕한건 자신의 제일 순수했던 때를 짖밟아버린 그 선배를 원망하는 말인거 같았고,

*같애....라고 되뇌였던건 이렇게 되어버린 그 이후의 지난 날들을 말하는거 같았어요. 

서연이가 선배와의 일 이후...  그 남자아이에게 모진 말을 듣고 난 후인데도

첫 눈오던날 짙은 화장을 하고  그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던... 그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어요.

그렇게 예쁜데.. 그렇게 빛날 때인데....

평소 화장을 하지 않았던 서연이가 짙은화장을 하고 등장한데는 여러의미가 내포된거 같았어요..

 

여자는 그 남자와 다시 잘 되고 싶어서 15년만에 찾아간게 아니었을꺼에요

자신이 가장 순수했고 가장 빛나고 예뻣던 시절 그 추억이 그리워서

그리고 예쁜 추억을 선사해준 승민이가 고마워서 보고싶어서 찾아간거 였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첫사랑이 있는데요 항상 보고싶어 했거든요 제일 빛났던시절 함께했고 조건없이 잘해준게 너무 고마워서..

그 이후에 세상에 찌들어 살때도 항상 첫사랑이 보고팠어요.

다른남자를 만날땐 왠지모를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만나서 사귀고싶은게 아니었어요 그냥 한번만..딱 한번만 얼굴이 보고싶었어요

그리고 고마웠다.. 라는 말을 꼭하고싶었는데 전 결국 못만났어요 그 첫사랑을..

지금은 제가 너무 많이 변해서 그 앞에 나타날 용기가 없어요...

 

 15년만에 찾아가서 제주도 집을 다 완성하고 서로의 때늦은 고백으로

그 여자는 15년간 꼬였다고 생각했던 모든것들이 풀어지고 매듭지어지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을겁니다.

심심하다고도 할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결말 좋았습니다.

이로서 서연이는 15년 만에 비로소 그때 있었던 모든일을 치유받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에 기억의 습작 듣는데 멍해지더라구요...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수 있는지... 저도 항상 궁금했었는데..

 

그리고

제 첫사랑에게 저도 쌍년일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잠깐 했답니다.....ㅎㅎ

 

조금 씁쓸하고 먹먹한 밤이네여..

IP : 58.151.xxx.5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23 12:57 AM (218.238.xxx.116)

    그 주인공들이 96학번이란 얘기듣고 저도 보고싶더라구요.
    그리곤 저도 혼자 추억에 잠겨봤어요..
    저도 96학번에 첫사랑도 96년 그때 했구요..
    그때의 추억들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거든요.
    근데 어느덧 세월이 이리 흘러버렸네요.
    그 파릇하던 새내기는 지금 아줌마가 되어있고..
    몇년전 첫사랑이였던 사람이 결혼을 하며 제 소식을 물었었나봐요..
    절 아는 사람에게..
    아쉬움없이 미련없이..사랑했던 사람이라 마냥 잘 살았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땐 정말 순수했었죠..
    그때 첫엠티..첫키스..96년도에는 제가 처음해본 일들이 가득했던 시절이였네요..
    한번쯤 그때로 돌아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 2. ....
    '12.3.23 1:09 AM (58.151.xxx.58)

    저는 삐삐 한창 사용하던 시절이 고등학생 시절이었는데요 그래도 공감이 많이가더라구요..
    스무살까지는 추억을 만드는 시기이고 서른이 넘어서 부터는 그때의 기억을 추억하는거라더니
    그게 맞나봐요...
    첫키스.. 처음으로 버스나 지하철 노선을 챙겨보며 같이 다녔던기억.. 버스 유리창으로 몰래 훔쳐보던기억...
    게임하면서 손목 때리던거..내 이름을 부르짖던 그런기억..
    근데 제 첫사랑은 저 생각 안하고 잘 살꺼같아요..ㅎㅎ

    영화를 보니까 그 사람 보다는 순수했던 제 모습이 참 많이 그리웠어요 ..

  • 3.
    '12.3.23 4:14 AM (58.236.xxx.203)

    근데 전 수지가 그 선배랑 안잤다고 생각했거든요.
    선배가 길에서 뽀뽀를 두 번 시도하잖아요 근데 서연은 그 취한 상태에서도 그걸 밀어내잖아요
    안잔거 같은데 ㅜㅜㅜㅜ

  • 4. ---
    '12.3.23 6:42 AM (188.99.xxx.45)

    저도 96학번..1996년엔 첫사랑을 찾아 헤매었고 제 첫사랑은 97학번 후배였죠. 1997년 그때로 돌아가라면...모르겠다.. 다 잊었는데 추억이 시리고 아리네요.

  • 5. 건축학
    '12.3.23 8:57 AM (119.64.xxx.253) - 삭제된댓글

    저도 너무좋았어요 마지막 엔딩씬에서 기억의습작이 나오는데 눈물이 주루륵 떨어지고 일어나고 싶지가않더라구요
    저95학번인데 저의가장빛니던시절 풋풋했던시절의 감성들이라 그런지 더더욱 완전감정이입됐어요
    이렇게 감성을 울려주는영화 또보고싶네요

  • 6. 저도
    '12.3.23 9:50 AM (1.252.xxx.233)

    어제 보고 와서는 기억의 습작이 계속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영화 자체도 잔잔하고 좋지만 결정적으로 음악이 진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영화 끝났는데도 음악 다 듣고 나오고 싶어서 쭈뼛거리며 앉아있었는데 다들 제 또래 제 마음인지 일어나질 않고 있어서 저도 오래 있다 나왔네요.
    간만에 자극적이지도 않고 질척거리지도 않는, 거기다 애잔함까지 주는 영화를 봐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극중 건축학개론 수업이 참 좋더군요. 교수님 성격도 푸근하시고 인간적으로 나오시고. ㅎㅎ.
    다시 대학시절 돌아가서 그런 수업 있음 듣고 싶어요 ^^

  • 7. 보고싶네요
    '12.3.23 10:20 AM (203.196.xxx.13)

    외국이라 못보는게 아쉽네요...

  • 8. 저도
    '12.3.23 10:29 AM (119.70.xxx.162)

    그 선배(라고 쓰고 나쁜 개새끼라고 읽는다)랑
    아무일도 없다고 생각해요..취한 가운데에서도
    승민이를 사랑했던 서연이..계속 밀어냈잖아요.

  • 9. 눈물은...
    '12.3.23 6:12 PM (211.192.xxx.35)

    영화를 보고 있자니 그냥 눈물이 흐르더군요...뭐 딱히 아픈 첫사랑도 없는데 말이죠
    그런데 아...왜 콧물까지 주책맞게 계속 흐르는지....
    만약 남편하고 봤으면 뭔 사연을 숨기고 있나 했을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160 오늘 인간극장............. 5 봄 비가.... 2012/04/25 2,571
100159 여자아이 영어이름 어떤게 좋을까요? 좀 지어주세요~~ 6 곰곰 2012/04/25 1,926
100158 인간관계 4 허탈 2012/04/25 1,537
100157 군대에건 고기파티시즌 고기파티 2012/04/25 509
100156 특이한(?) 우리 초등 1학년 아들때문에 고민... 20 이럴땐 2012/04/25 6,153
100155 LG 070에서는 무슨 국제전화 이용하세요..? 2 070보라 2012/04/25 771
100154 지나치게 자상한(??!!)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6 떼찌놈 2012/04/25 2,437
100153 딸 아이 이름이요.. 14 봄날 2012/04/25 1,244
100152 그 많은 미국소는 어디로 갔을까요? 6 과연 2012/04/25 1,064
100151 나꼼수 운동회때...김용민교수님의 중대발표가 뭘까요?ㅠㅠ 7 걱정..ㅠㅠ.. 2012/04/25 2,387
100150 대전개명잘하는곳/ 대전작명잘하는곳/대전작명소/대전작명원/대한철학.. 1 미소향기 2012/04/25 1,942
100149 내가한들 프렌치 시크인지 알아줄까요..? 8 프렌치시크 2012/04/25 2,211
100148 지금 사랑의가족 보세요? 1 .. 2012/04/25 521
100147 cjmall 실행 잘되는지 한번 해봐주시겠어요?? 3 .... 2012/04/25 579
100146 초등6학년 아들이 퍽하면 짜증입니다. 왜이러죠?정말 고민입니다... 16 아들아 2012/04/25 2,822
100145 아스파라거스는 살짝 데친후에 구워야하나요? 1 미르텐의꽃 2012/04/25 1,191
100144 중국말로 부자는 뭐라고 하나요? 3 부자 2012/04/25 1,279
100143 기사/아파트 세입자,집주인에게 전화걸어 호통 매일경제 2012/04/25 1,221
100142 직구한 물품금액이 130달러인데 관세무는건가요?? 7 ㅠ.ㅠ 2012/04/25 2,034
100141 바이올린을 전공한다는거 돈많이들겠죠? 23 엄마 2012/04/25 14,422
100140 빅뱅이 광고하는 써니텐...썬키스트랑 완전 똑같;; 2 랄랄라 2012/04/25 1,001
100139 유니클로 세일 중인가요? ** 2012/04/25 2,125
100138 [급]재미난 책 추천해주세요!!! 5 우울한 마흔.. 2012/04/25 965
100137 시간 강사하시는 82님들께 1 여쭙니다 2012/04/25 907
100136 어버이날 꼭 챙겨야 하는건가요? 12 5월이 두렵.. 2012/04/25 2,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