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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언니 어떻게 생각하세요?

씩씩 조회수 : 2,167
작성일 : 2012-03-22 14:21:23

머릿속에 말이 많은데, 글로 쓰려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여튼, 저에게 언니가 하나 있습니다. 언니의 딸과 제 아들은 동갑, 같은 초등학교 다님.

 

언니네 집과 우리집 가운데 쯤에 학교가 있고, 저는 큰길 건너지 않고 아파트 단지 지나 동네길로 어른걸음으로 10분 걸으면 됩니다.

 

언니네는 큰길 건너야 하고 언덕배기고 조금 더 멉니다.

 

저는 일찌감치 아이를 혼자 등하교 시키고 있고, 언니는 차로 데리고 갔다 데려오고 합니다.

 

큰 길 주변으로는 오피스타운이라 식당이나 가게가 많이 있어서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매우 복잡하기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언덕길이라 다니기도 어렵고, 그리고 여자애니까요.

 

 

작년에 1학년때 조카를 제가 많이 봐줬습니다.

 

오전에 바쁜스케줄이 많다고 해서 그때마다 사정을 들어줘서 혼쾌히 우리아이 데리러 가는 길에 조카를 데리고 우리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언니가 우리집에 와서 조카를 데려가는 그런 시스템이었지요.

 

1학기때는 그럭저럭 할만 했는데, 2학기 되니 슬슬 짜증이 났습니다.

 

남자애고 친구를 많이 사귀더니 아이가 슬슬 혼자 친구들이랑 다니고 싶어 했습니다. 저도 꾀가 났구요.

 

조카애만 아니면 굳이 학교에 갈 일이 없는데 할수 없이 나가야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매일은 아니어도 적어도 주 1-2회씩 말입니다.

 

같은 학년이라도 반이 틀리니 어느날은 우리아이가 일찍 나와서 조카를 기다리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학년 말이 되자 유난히 조카애네 반은 또 일찍 나오는거예요. 그 반은 점심만 먹고 바로 집에 보내는거였고, 우리반은 선생님이 점심 먹고 알림장 쓰고 챙겨서 보내시다보니 시간차가 한 15분이 났습니다.

 

추운데 조카애랑 같이 우리아이 기다리는것도 싫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반이 나오는 시간이 일정해서 늘 딱 맞춰서 나가면 되는데, 그보다 15분이나 일찍 나가서 조카애를 데리고 교문앞에 서있는 식이었던거죠.

 

 

 

결정적인건 작년 1년을 보내면서 몇번... 어느날인가, 언니가 조카애를 부탁하지 않은날,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못 데리러 가니 거꾸로 우리 아이를 부탁한다고 전화를 하고하고 해도 불통..... 결국 같은반 엄마한테 전화해서 부탁을 한 일이 있었고,

또 어느날은 비가 오는데 우산을 안보냈길래 가져다 주려던차에 자기가 먼저 혼쾌히 차로 모셔다 준다고 걱정말라고 해놓고는 아이를 놓쳐서 또 혼자 엄마 찾아 헤메다 비 맞고 걸어온날이 있었고, 

또 한두번인가는 제가 작은애 유치원 일떄문에 아이 좀 데려다 줄수 있냐고 물으니 자긴 바빠서 안된다고 아예 거절..

 

늘 이런식이었습니다.

 

 

2학년 되고서, 5교시 하는 날인데, 또 조카애를 부탁합니다.

 

근데 안된다고 했습니다.

 

사실 진짜로 안되요. 작은애 유치원 끝나는 시간하고 큰애 하교 시간이 겹쳐요. 그럼 전 누구를 데리러 가야 할까요?

 

물론... 유치원에 말씀 드려서 한 15분 정도... 데리고 있어달라고 할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쩌다 한번이지, 매번 그럴수는 없습니다. 선생님께도 미안하고요, 아이한테도 미안하죠.

 

애들 다 집에 가고 없는데 혼자 남아서 서서 10분씩 기다리는거 애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그걸 못하겠노라고 했더니... 언니가 울먹울먹해요.

 

어쩔수 없이 오늘만 들어준다고, 다음주부터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어요.

 

하지만..

마치.. 이 세상 천지에 자기 편은 하나도 없으며, 세상천지에 저같이 이기적인 인간은 없다는 듯...

 

제가 조카를 못데리고 가면요, 언니는 분명 또 엄마를 부를껍니다.

 

친정에서 여기까지 자가용으로 50분-1시간 걸려요.

 

70대 노인네 다리도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양반이 운전을 할리는 없고, 버스, 지하철 갈아타서 1시간 반 걸려서 와야 합니다.

 

그리고는 제가 못해준다고 한 얘기를 듣고는 엄마는 늘, 형제간에 우애가 최고인데, 그런 사정 다 봐주면서 사는거라고 저를 설득하실거고.. 저는 한 순간에 세상에 둘도 없는 이기적인 동생이 되는거죠.

 

제가 화가 나는것은...

처음부터 일정과 계획을 잡을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것을 전제로 하고 스케줄을 짠다는게 화가 나요.

 

둘쨰 4교시 하면 1시, 5교시하면 끝나는 시간 2시, 큰애 끝나는 시간 3시.. 

그럼, 오전에 다른 스케줄 없으면 충분히 데리러 갈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기도모임, 교회일, 합창단 연습.. 그런거 잡아놓고, 본인은 죽어도 그 시간까지 못간다, 그럽니다. 

 

이럴때마다 사정봐주는거 정말 짜증납니다.

 

 

결국 방금전.. 애들 데리고 왔어요.

 

우리 작은애 끝나는 시간 1시 40분, 큰애들 하교시간도 똑같이 1시 40분.

유치원에 전화해서 조금 늦게간다고 말씀드리고 학교가서 애 둘을 모두 찾으니 55분.

둘을 집으로 데려다 놓고 유치원갔더니 작은애가 뿔이 잔뜩 나가지고는 엄마는 왜이리 늦게 왔냐면서 짜증을... ㅠ.ㅠ

저 기분나쁜거 정상이지요? ㅠ.ㅠ

IP : 124.56.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울룰루
    '12.3.22 2:31 PM (220.86.xxx.163)

    저라도 짜증날듯 하네요.
    속상하셨겠어요.

  • 2. 언니 아냐
    '12.3.22 2:34 PM (116.37.xxx.141)

    읽는 제가 다 짜증 나네요

    예전에 제가 친정 형제들 일로 그렇게 얽혀 있었어요
    제가 맘이 약해서 잘 거절 못하고, 조카가 짠하기도 하고,,,,엄마가 옆에서 그렇게 거들었어요
    이모가 그것도 못해주냐, 고모가 되서.....맨날 제가 인정머리 없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듭니다
    그들의 특징은 니멘 언나처럼 여차하면 절 써먹을 요량으로 일을 처리 합니다.
    한마ㅣㄷ로 제가 만만 한거죠. 옆에서 거드는 엄마가 더 밉더라구요
    조카들이 터울이 적당히 있었는데, 그래도 그쪽 일 봐주다보면 항상 울 아이가 뒷전이더라구요
    제가 좀 약한 편이라 친정일 봐주고 이리저리 휘둘린 날은 정작 제 아이는 혼자 놀라하고는 누워있고.
    퇴근하는 남편이랑 저녁 사 먹고.

    근데, 너무 서운한거는 제가 좀 도움 필요하거나, 급할때 아무도 도움이 않되요
    전 제 스케줄 조정해 가면서 되도록 봐주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이사했어요
    급할때 불러댈수 없는 거리로.
    전화 끊고, 눈섭이 휘 날려도 자가용으로 한시간은 잡아야해요. 길이 막히면....

    신기한건 , 저 없이 잘 살더라구요

  • 3. ....
    '12.3.22 2:38 PM (163.152.xxx.40)

    원글님이 이기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친정어머니, 언니 비난 무시하세요
    세상 누굴 붙잡고 물어봐도 언니가 이기적인 겁니다
    원글님께 제일 소중한 건 원글님 아이들입니다.. 특히 둘째입니다
    거절하세요

  • 4. 씩씩
    '12.3.22 3:01 PM (124.56.xxx.5)

    맞아요. 여차하면 절 써먹을 요량을 처음부터 갖고 있는거예요.
    말로는 미안하다 어쩐다 하지만 진짜로 미안한지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뭘 얼마나 봐주느라 그러는지 다음주부터는 애들끼리 만나서 손잡고 오게 시키래요.
    왜 그래야 하죠?
    애들끼리 오는거 알면 제가 속편하게 집에 앉았겠습니까?
    우리아들 덜렁거리는 초2남자애예요. 걔를 어떻게 믿고 이 험한 세상에 여자애를 맡겨요?
    그냥 저더러 데리고 다니라는 소리랑 같은거죠.


    정말로 할수만 있으면 이사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이 동네 살았어요. 저 따라서 이사와버리네요. 미쳐요..ㅠ.ㅠ.. 대출금 만땅에 부동산 경기가 바닥이라 이사도 못나가요...

  • 5. 민트커피
    '12.3.22 3:03 PM (183.102.xxx.179)

    자꾸 해주니까 그러는 거에요.

  • 6.
    '12.3.22 3:25 PM (211.114.xxx.77)

    안해주면 차갑다고 하고. 해주면 계속 써먹을려고 하고...
    답은 둘중 하난데... 님은 사정이 안되서 못해주는건데... 것까지 뭐라하면 답이 없는거죠 뭐.

  • 7. 엥겔브릿
    '12.3.22 3:52 PM (61.102.xxx.33)

    저는 언니분이 맞벌이 사업이라도 하는 줄 알았어요. -_-;;
    기도모임 교회일, 합창단 연습 같은 취미활동은
    주가 되는 일을 먼저 해놓고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 8. 교회 다니는 분들은
    '12.3.22 5:35 PM (1.246.xxx.160)

    교회일과 애들일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동생분은 교회를 안다니시나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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