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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별'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부부라면 이리 살아야겠어요.

바람이분다 조회수 : 2,135
작성일 : 2012-03-21 15:03:02

며칠전 '달팽이의 별'이라는 영화의 시사회에 갔습니다.

대체 무슨 영화인가 하실 분들이 많을 듯 한데, 저도 실제 장애인 부부가 주인공이란 것만 알고 봤습니다.


시사회에선 배리어프리 버전이 상영되었는데,

시각이나 청각에 장애있는 분들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자막과 화면해설이 들어간 거였어요.


영화 스토리는 참으로 단순했습니다.

시각 청각 복합 장애를 가진 남편과 척추장애를 가진 부인의 소소한 일상이 나오는데

예를 들면 이 두분이 안방의 형광등을 바꾸는 장면이 꽤 비중있게 나옵니다. 


부인은 키가 너무 작고 남편은 눈이 보이지 않으니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마침내 형광등을 바꾸는데


제가 얼마나 쉽게 일상을 살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이들의 평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평범하지 않은


부부의 일상이 영화 전반에 보여집니다.

이들은 실과 바늘처럼 서로를 돕고 도우며, 빈 자리를 채우며 사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진심으로 행복하게 보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님이 '보면서 쉴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시는데

화면해설이 없는 버전으로 봤으면 그 역할을 더 충실히 할 영화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비만 틀면 나오는 막장과 시기 질투 음모에 지쳐있었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따뜻한 햇빛을 맞으며 산뜻한 봄바람을 맞고있는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중간중간 남편분이 쓴 에세이가 소개되는데


제 눈에는 시로 보이더라고요. 그 중 한 구절이 인상에 남았는데


액면 그대로의 표현은 아니지만 생각나는대로 옮겨볼게요.

'나는 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세상에 별이 있다는 걸 의심해본 적이 없다'


그걸 남자분이 직접 내레이션 하시는데 왠지 모르게 찡했습니다.

별에다 희망을 대입해서 음미해보기도 했고요.



예술영화관이 아니라면 일주일에서 길면  보름 정도 교차 상영되다가 막을 내리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라서 82에 리뷰 올려봅니다.


부부라면 서로를 보완하며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같아서, 특히 결혼하신 분께 더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네요.

자신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준 그 두 분이 그 어떤 미남미녀 배우들보다 멋져보였습니다.

이 두 분을 보니 사랑은 진짜 존재하는 것이더라고요.



(덧붙임 : 영화를 다 보고나니 박원순 시장님도 함께 보셨더라고요. 시작 전엔 몰랐는데

나중에 인사말을 하셔서 시장님까지 보너스로^^; 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인 받으려고 모여있는거 보고 나왔네요. 저도 마음은 참 굴뚝 같았는데^^;)


 


 

IP : 125.129.xxx.21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21 3:06 PM (121.145.xxx.172)

    보고싶은 영화네요^^

  • 2. ...
    '12.3.21 3:07 PM (75.83.xxx.110)

    아~ 꼭 봐야겠네요~ 여기 아니였으면 지나쳤을 영화네요~

  • 3. ...
    '12.3.21 3:09 PM (59.5.xxx.127)

    저는 어제 말하는 건축가라는 다큐영화 봤어요...

    큰 감동이나 재미를 기대하는 분께는 추천해드리기 그렇지만,,,

    잔잔한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내 인생을 좀 더 멋드러지게 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눈감을 때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그런 삶...


    달팽이의 별도 지금 상영하기 기다리고 있는 중예요...

    전 화려한 메이저 영화보단 이런 잔잔한 다큐나 독립영화가 훨씬 더 와닿고 좋아요^^

  • 4. ...
    '12.3.21 3:12 PM (121.145.xxx.172)

    다행히 우리지역에도 개봉하는데
    시간맞추기가 어렵네요
    아님 혼자봐야되고...

  • 5. 바람이분다
    '12.3.21 3:32 PM (125.129.xxx.218)

    도 보고싶네요.
    고 정기용 선생님도 너무 빨리 가셔서 안타까운 분인데 어떤 영화일지 궁금하네요.
    앗 그런데 덧글 쓰신 분들 닉네임이 모두 점 3개인데 82 오류일까요? ^^;
    이런 영화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비주류 영화는 비주류(?) 시간대에 상영하니 이거 참..

  • 6. 바람이분다
    '12.3.21 3:33 PM (125.129.xxx.218)

    꺽쇠안에 넣는 글은 안보이나 보네요;
    '말하는 건축가' 보고싶다고 썼는데 영화 제목이 어디로 갔을꼬;

  • 7. 우아
    '12.3.22 1:44 AM (121.125.xxx.192)

    님 후기만 읽었는데도 뭔가 막 뭉클뭉클해지네요.

  • 8. 바람이분다
    '12.3.22 1:53 PM (125.129.xxx.218)

    감사합니다 우아님^^
    그리고 덧글 주신 분들 모두^^
    이런 작품이 널리 사랑받으면 정말 좋겠어요~

  • 9. 두영화 모두 강추
    '12.3.27 10:18 AM (210.115.xxx.46)

    달팽이의 별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라 칙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선입견.
    밝고 쾌활하게 서로를 보듬으며 사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특히 남편분의 한마디 한마디가 시이고 철학이다.

    말하는 건축가
    전국의 기적의 도서관과 노무현 대통령 사저를 설계하신 정기용선생님.
    죽음을 옆에 둔 채 생활하는 모습을 담담히 화면에 담았다.
    점점 바스러져 가는 모습에 눈시울이 젖어오지만 어느새 관객도 죽음을 받아들이게 됀다.
    그 분은 설계사무소 직원들과의 마지막 야외모임에서 하늘도 바람도 자연도 고맙고 여러분도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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