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 싫어하고 귀찮은 저는 인격에 문제가 있을까요?

싸이코패스? 조회수 : 2,562
작성일 : 2012-03-21 10:55:13

올해 33살 된, 유치원생 하나 키우는 주부입니다.

 

보통 여자들은 아이를 좋아한다....보통 이렇게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저, 결혼하기 전에 아이들 보면 귀엽다고 생각했고, 기차 타고 가면서 앞자리에 아이들 앉으면 같이 장난쳐주고

 

그랬어요.

 

그리고 결혼하고도 아이 빨리 낳아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 낳으니 너무너무 힘든거에요.

 

아이가 너무너무 예민했어요. 생후 2개월부터 낯가리는 아이 들어보셨나요?

 

명절이 되어 아이를 안고 시댁에 갔는데, 시댁 문 열고 들어가는 순간...

 

뭔가 자기집이 아니라고 느꼈는지, 자지러 지게 울더라구요.

 

다시 시댁문 닫고 나오면 그치구요.

 

하여튼 그래도 명절이니 아이 안고 들어갔다가 2시간정도를 자지러지게 울어서,

 

시부모님이...그냥 너네집 가라고..괜찮다고TT

 

이정도였어요.

 

돌잔치 당연히 못했구요....가족끼리 밥먹었는데, 낯선 시할머니 이런분들 계시니

 

또 자지러지게 울어서 저는 아이 안고 복도에서, 남편이 조금씩 접시에 내어주는 음식 받아먹었답니다.

 

그리고, 돌지나면서는 너무너무 자주 아파서 일주일에 한번씩 응급실 가고, 입원하고--;

 

어린이집에 4살부터 보냈는데, 4살부터 6살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반도 못갔어요.

 

아파서요.

 

밤에 응급실 가는건 뭐 셀 수도 없구요.

 

하여튼 이렇게 힘들게 아이키우니, 사실 아이가 이쁜지 잘 모르겠어요TT

 

내 새끼면, 정말 눈에 넣어도 안아파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이가 아픈 기미를 보이면, 또 시작이다...싶어 짜증이 날때도 있구요.

 

물론 아이가 예쁠때도 있지만, 아이가 워낙 병약하니 성격도 까칠하단 소리 많이 듣거든요.

 

그리고 저랑 남편은 어릴때 아주 유순하고 어른말에 순종하는 스타일인데

 

얘는 좀 강해서, 감당이 힘들때도 있구요.

 

제 아이에게 짜증나는 것도 그렇지만, 이젠 남의 아이도 싫어요--;

 

그냥 애들 떠드는 소리 들으면 짜증이 나고, 피하고만 싶어요.

 

그래서 어제 문득 든 생각...

 

아이 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나는 악마인가..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사실 악마까진 아니겠지만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싶어요.

 

다들 자기 자식은 너무너무 이쁘고, 얼굴이 못나도 이쁘고 뭘해도 이쁘다 하잖아요.

 

그런데 왜 전 그렇지 못할까요?

 

그냥 잘 못하는거, 그대로 잘 못하게 보이고, 징징거리면 짜증나고 그래요.

 

부모자격 없는데 왜 애를 낳았냐 하시진 말아주세요.

 

저도 아이 좋아하고, 친구같은 엄마 될 자신 있어서 결혼하고 바로 아이가졌답니다.

 

친구들도, 저 보고 좋은 엄마 될줄 알았다고...그런데 애 귀찮아 하고 화 낸다고..의외라고 그러거든요.

 

혹세 82님들은 어떠세요?

 

 

IP : 119.67.xxx.18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12.3.21 10:58 AM (58.123.xxx.132)

    엄마는 철인 28호가 아니에요. 원글님이 힘들어서 그래요. 내가 너무 힘든데 뭐가 예쁘겠어요.
    여기 게시판만 보셔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데, 공부 하나 못하는 걸로, 내 말 조금 안 듣는 걸로도
    밉다는 글 올리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도 그 사이사이 예쁜 순간이 있었을 거에요.
    점점 자라면서 아이도 건강해질 거에요. 어릴때 병치레 많이 했던 아이들이 크면서 괜찮아 지더라구요.
    내 자신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다 예쁘게 보일 거에요. 그동안 너무 고생하셔서 그런 마음 드는 거에요.

  • 2. 원글
    '12.3.21 11:00 AM (119.67.xxx.185)

    에고...님..감사합니다. 그런가봐요. 제가 아이가 너무 자주 아프고 예민하다 보니 너무 지치고

    저랑 성향이 좀 달라서 더 힘든거 같아요.

    그런데, 아이 키우면서 저도 막 신경질쟁이가 되고, 그러니 아이도 더 그러고 그런 악순환이 있는거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아요TT

  • 3. ..
    '12.3.21 11:00 AM (1.225.xxx.118)

    아이를 싫어한다기보다는 님 아이가 너무 예민해서 아.이. 라는 자체에 지치고 질려서 그러신거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몇 년 지나 이 아이가 더 자라고 건강도 좋아지면 다른집 아이들도 나름 귀엽구나,,, 이쁘구나.. 하고 보이실겁니다.
    전혀 인격에 문제 있다고 안봐요.

  • 4. 글을읽으니
    '12.3.21 11:05 AM (122.40.xxx.41)

    당연한거네요.
    그렇게 힘들게 몇년을 키웠으니 얼마나 힘들고 지치겠어요.

    님 탓 하지마시고요.
    될수있는 한 자기시간 즐거울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서 좀 쉬세요.

    안그럼 애한테 그 맘 고대로 가서 결국엔 두사람 다 불행해집니다.

    어쩌겠어요. 힘들게 하고 짜증나게 해도 내자식인걸.
    내가 안이뻐하고 짜증내면 다른데가서는 몇백배 더 그런대우 받을거라 생각하심
    미치잖아요.

    그 생각하면서 맘 다독이세요.

    좀 더 크면 나아질겁니다.
    그 전에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들 수 있도록 힘써주세요.
    안그럼 정말 후회할일 생깁니다.

  • 5. 주변에 보면
    '12.3.21 11:09 AM (110.9.xxx.111)

    님같은 분이 너무 수월한 둘째를 키우면서 비로소 아이가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꺼뻑 죽어가더라구요~

  • 6. ㅡㅡ
    '12.3.21 11:09 AM (125.187.xxx.175)

    저도 큰애가 한 예민에 낯가림, 장소가림 심해서 님과 똑같은 에피소드(시댁갔다가 다시 돌아온) 있었고요.
    모유 먹였는데 이유식 시작하면서 안 먹어서 밥 먹이느라 죽을 고생 한 거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릴 지경입니다.
    오죽하면 둘째 태교를 '밥 잘먹는 아기 태어나게 해주세요'했을까요.
    아이가 열나거나 아프면 "으이구~~ 또 시작이다"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아프기만 하면 40도까지 올라가는 애였거든요.

    뭘해도 이쁘긴요. 천진난만하고 좀 엉뚱한 행동이야 귀엽다고 느껴져도
    나 힘들게 하고 미운짓 하면 당연히 밉습니다. 내 자식이라도요.

    혹시 육아를 남편이 잘 도와주시나요?

    내몸이 힘들고 지치고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억울함이 생기면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보다는 미움이 더 커지더군요.

    저는 오죽하면 하다하다 아이가 또 열나던 밤은 난 모르니 당신이 애 간호하라고 맡기고 자버린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룻밤 푹 자고 나니 다시 아이 돌볼 힘도 나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기더군요.

    원글님의 체력을 재정비하세요.
    아이가 유치원 간 사이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세요. 집 좀 덜 치우더라도요.
    사실 아플 아이가 내가 옆에서 애태운다고 저절로 안 아프지는 않거든요.

    저희 아이도 이제는 좀 컸다고 잘 아프지도 않고 아파도 좀 가볍게 지나가네요.
    아이가 좀 작고 마른 편인데, 속으로는 '이유식 징그럽게 안먹더니 네 탓이다...난 최선을 다했다'하는 마음입니다.

  • 7. ㅡㅡ
    '12.3.21 11:15 AM (125.187.xxx.175)

    저도 좀 순한 둘째 키우면서 큰 애 키울때는 왜 이런 여유가 없었을까...왜 늘 긴장상태였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아이가 까칠한 성향인 것도 있겠지만 엄마도 초보다 보니
    아이가 조금만 특이한 행동을 해도 뭐 문제 있는 거 아닐까, 검사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 긴장하고, 아이도 그것을 느낀 게 아닐까 싶더군요.
    둘째는 그래도 큰애 키워본 경험으로 좀 느긋하게 예쁜 짓을 즐길 수 있었고 둘째 성격 자체도 그렇지만 큰애가 있으니 보고 배우고 놀 상대가 처음부터 있어서 더 수월하게 키운 탓도 있겠고요.

  • 8. 원글
    '12.3.21 11:23 AM (119.67.xxx.185)

    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니 눈물이 핑 도네요.

    저는 둘째 안낳으려 합니다. 첫애처럼 많이 아프고 안먹고 예민할까 겁도 나지만, 반대의 경우에

    둘째 너무 이뻐할까봐 겁이나요TT

    첫째는 사랑 많이 주지 못했는데 둘째에게 푹 빠질까봐 그게 더 두렵거든요.

    힘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좀 힘내서, 짜증 덜내고 온화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9. 저도
    '12.3.21 11:29 AM (112.151.xxx.112)

    둘째가 아토피여서
    첫째랑 연달아 10년을 밤잠을 재대로 못잤더니
    내내 하루만 사는 기분으로 살았어요
    아이들 이쁜 걱도 모르고요
    세상에 관심 있는 것도 없구요
    이제야 아이들이 너무 이쁘네요
    체력이 왠만히 돌아오면서요
    몸, 마음 힘든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게 많으면 아마 스트레스로 죽고 말거에요
    둔해지는 마음도 살기위한 반응이라 생각이 듭니다

  • 10. 원글
    '12.3.21 11:32 AM (119.67.xxx.185)

    제가 두려운건, 이렇게 힘들게 살다가, 아이가 나중에 안아프고 성격도 좀 무던해지면,

    그때 제가 아이에게 사랑이 샘솟고 예뻐서 어쩔줄 모른다 하더라도

    아이는 저에게 마음을 닫지 않을까 하는거에요.

    노력해야지 하면서도....애가 밤새 천식때문에 기침하면

    아이에게 짜증내는 못된 엄마거든요.

    아이가 기침하면 본인이 제일 힘들텐데, 저는 그 소리가, 기침소리가 너무 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어서

    "내가 못살아...밥도 안먹고 그러니 매일 아프지...내가 못살아"

    막 이래요TT 반성하겠습니다.

  • 11. 맞아요
    '12.3.21 11:46 AM (122.40.xxx.41)

    제가 두려운건, 이렇게 힘들게 살다가, 아이가 나중에 안아프고 성격도 좀 무던해지면,
    그때 제가 아이에게 사랑이 샘솟고 예뻐서 어쩔줄 모른다 하더라도
    아이는 저에게 마음을 닫지 않을까 하는거에요.


    위에 적으신 글.
    앞으로 사랑주지 않으심 그게 현실로 다가온다는거 명심하세요.

  • 12. ...
    '12.3.21 11:59 AM (119.200.xxx.23)

    아이 키우면서 느끼는데 보통 남자들이 아이를 좋아해요. 아마 남자는 아기를 낳지 못하니 더 귀여워하는 것 같아요. 여자들은 새침하고 아기 정말 좋아하는 몇 빼고는 그냥 그렇죠.
    내가 아기 낳아놓고도 실감도 안나고 애정이 샘솟고 처음부터 이렇지 않았어요. 그나마 우리 아이는 무난한 편이라서 키울수록 정도 생기고 했는데 원글님 아이는 아프고 예민하니 더 힘드셨겠어요. 또 아이 잠깐 보고 귀여움 느끼는 것하고 키우면서 뒤치닥거리 하는 것은 천지차이죠.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이라는 것 저는 잘 모르겠고 출발은 책임감부터에요. 그러다 내가 아이에게 정을 쏟고 아이도 나를 따르고 웃고 하면서 더욱 소중해지죠..
    원글님 그래도 벌써 일곱살이니 점점 나아지실겁니다.

  • 13. ...
    '12.3.21 12:19 PM (121.130.xxx.61)

    아이가 똑똑해서 예민한거예요. 나중에 보세요. ^ ^

  • 14. 원글
    '12.3.21 12:42 PM (119.67.xxx.185)

    ...님, 안그래도 사람들이 우리 아이보고 머리가 좋아가 그런걸거다...했었어요.

    그렇게 위안하고 힘을내야겠어요^^

  • 15. 지니
    '12.3.22 5:25 AM (116.126.xxx.49)

    힘드셔서 그래요.저도 6살4살 두아이를 작년 12월부터 데ㅣㄹ고있다보니 분노경지까지가더라고요. 물론 제 첫째도 한성질합니다...자주 아프기도 하거요 근데.마음 다잡고 다시 둘가 어린이집 보내놓으니 제가 정신적인 여유가 생겨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4526 정리 전문으로 하시는분 아시면 추천해 주세요... 1 에효 2012/03/21 840
84525 여행문의 드려요~ 1 봄바람 2012/03/21 650
84524 한국의 타샤 튜더라는 분이 아동용 그림책을 내신 것 같은데 4 책 사다가 2012/03/21 1,844
84523 난 쿨~하지 못한 아내 사랑공주 2012/03/21 1,017
84522 첫 임신..쌍둥이인데요.. 6 쌍둥이 2012/03/21 7,165
84521 궁금.. 문의 2012/03/21 480
84520 무선 청소기 어떤 게 더 나을까요? 3 무선청소기 2012/03/21 879
84519 꼬리자르기 위해 몸통 자처한듯… 청와대 개입의혹 더 증폭 5 세우실 2012/03/21 713
84518 돗나물 어찌 먹어야 할까요? 7 나라냥 2012/03/21 2,037
84517 시려 갔더니 잇몸과 이 사이 홈이 패였다는데 치료해보신분 19 .. 2012/03/21 12,675
84516 시누인 내가 그리 밉니? 4 궁금이 2012/03/21 2,011
84515 부부의 나이차 많을수록 좋은가요?? 12 뿌잉 2012/03/21 6,882
84514 시험공부 잘 하는 비법?? 8 흑흑 2012/03/21 1,718
84513 첫사랑의 정의가 뭘까요? 애매하네요! 6 진짜 궁금 2012/03/21 2,108
84512 며느리한테 거리낌없이 잠을 줄여야 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자신.. 16 아오 2012/03/21 3,219
84511 알바문의요 .. 2012/03/21 570
84510 조수미 목소리가 좋긴 진짜 좋네요 13 위즈 2012/03/21 3,565
84509 친환경 무표백 화장지 공동구매하네요 1 에코맘 2012/03/21 1,020
84508 [원전]동경대연구소 30km에서 600km 해안에서 세슘검출 참맛 2012/03/21 578
84507 컴패션..일대일 결연 프로그램이요 4 .. 2012/03/21 1,199
84506 비염증상이 원인일까요?? 2 몸살이 자주.. 2012/03/21 769
84505 탈렌트 김지수씨 16살 연하남과 핑크빛 열애중 *^^* 2 호박덩쿨 2012/03/21 3,132
84504 '세영'이란 이름 어떤가요? 9 작명 2012/03/21 1,937
84503 장롱 아래쪽에 서랍있는거 쓰시는 분요~ 2 아그네스 2012/03/21 1,076
84502 혹시 브라더.싱거 미싱 공구 까페 알고 계신곳? 4 초록맘 2012/03/21 1,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