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3살 된, 유치원생 하나 키우는 주부입니다.
보통 여자들은 아이를 좋아한다....보통 이렇게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저, 결혼하기 전에 아이들 보면 귀엽다고 생각했고, 기차 타고 가면서 앞자리에 아이들 앉으면 같이 장난쳐주고
그랬어요.
그리고 결혼하고도 아이 빨리 낳아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 낳으니 너무너무 힘든거에요.
아이가 너무너무 예민했어요. 생후 2개월부터 낯가리는 아이 들어보셨나요?
명절이 되어 아이를 안고 시댁에 갔는데, 시댁 문 열고 들어가는 순간...
뭔가 자기집이 아니라고 느꼈는지, 자지러 지게 울더라구요.
다시 시댁문 닫고 나오면 그치구요.
하여튼 그래도 명절이니 아이 안고 들어갔다가 2시간정도를 자지러지게 울어서,
시부모님이...그냥 너네집 가라고..괜찮다고TT
이정도였어요.
돌잔치 당연히 못했구요....가족끼리 밥먹었는데, 낯선 시할머니 이런분들 계시니
또 자지러지게 울어서 저는 아이 안고 복도에서, 남편이 조금씩 접시에 내어주는 음식 받아먹었답니다.
그리고, 돌지나면서는 너무너무 자주 아파서 일주일에 한번씩 응급실 가고, 입원하고--;
어린이집에 4살부터 보냈는데, 4살부터 6살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반도 못갔어요.
아파서요.
밤에 응급실 가는건 뭐 셀 수도 없구요.
하여튼 이렇게 힘들게 아이키우니, 사실 아이가 이쁜지 잘 모르겠어요TT
내 새끼면, 정말 눈에 넣어도 안아파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이가 아픈 기미를 보이면, 또 시작이다...싶어 짜증이 날때도 있구요.
물론 아이가 예쁠때도 있지만, 아이가 워낙 병약하니 성격도 까칠하단 소리 많이 듣거든요.
그리고 저랑 남편은 어릴때 아주 유순하고 어른말에 순종하는 스타일인데
얘는 좀 강해서, 감당이 힘들때도 있구요.
제 아이에게 짜증나는 것도 그렇지만, 이젠 남의 아이도 싫어요--;
그냥 애들 떠드는 소리 들으면 짜증이 나고, 피하고만 싶어요.
그래서 어제 문득 든 생각...
아이 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나는 악마인가..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사실 악마까진 아니겠지만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싶어요.
다들 자기 자식은 너무너무 이쁘고, 얼굴이 못나도 이쁘고 뭘해도 이쁘다 하잖아요.
그런데 왜 전 그렇지 못할까요?
그냥 잘 못하는거, 그대로 잘 못하게 보이고, 징징거리면 짜증나고 그래요.
부모자격 없는데 왜 애를 낳았냐 하시진 말아주세요.
저도 아이 좋아하고, 친구같은 엄마 될 자신 있어서 결혼하고 바로 아이가졌답니다.
친구들도, 저 보고 좋은 엄마 될줄 알았다고...그런데 애 귀찮아 하고 화 낸다고..의외라고 그러거든요.
혹세 82님들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