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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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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쁜딸인걸까요?

봄날에 조회수 : 1,449
작성일 : 2012-03-20 15:38:37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32살되었고, 결혼한지 8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결혼하고 몇달 안되어 남편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외국으로 오게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에 돌아가서 살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구요.

결혼하기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계셨기에 어머니가 결혼을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으셨지요.

 

제가 생각하는 저는 스스로 앞가림 잘 해오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사교육 거의 없이 스스로해서(어머님도 공부하라는 말 한번 하신적 없습니다. 좀 특이한 어머님인가요? ㅎㅎ)

최상위권 대학은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 특차로 무난하게 들어가서,

반 장학금 받고 다니고, 취직도 졸업하기도 전에 한번만에 하고, 알뜰하게 돈 모으며 살아왔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집없이 전세집 전전하던게 나름 한이 맺혀서 20대 후반에 집장만 했구요.

(현재 전세주고 있고, 제 집이 아니라 은행집이긴 합니다만,

이 집을 위해 청약을 할 당시에도 어머니는 없는 돈에 대출끼고 집사는 거 탐탁치않아 결국 제 의견대로 집을 샀습니다.

어머님도 어머님이 돈 보태줄 거 아니라 반대는 못하셨구요 )

 

20대 초반에 부모님 이혼하시고 어머님, 여동생이랑 살면서 전세 옮길때마다 

그때까지 모은돈 + 회사대출까지 받아 전세금 올려주고,  매달 어머니 생활비 보태드리느라 돈에 쪼들리며 살았습니다.

집을 사고는 집 대출때문에 더 빡빡하게 살았습니다.

20대 젊은 처자가 낙이라고는 가끔 친구들과 술 한잔하거나, 맥주사다 혼자 술마시는 것일 정도로,

옷은 삼년간 1벌도 안 산 적도 있을정도로요.

 

몇년을 그렇게 살다보니 마음까지 피폐해지던 중, 좋은 사람을 만나 몇달간 고민고민한 끝에 결혼, 퇴직, 해외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동생이 저보다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하게 되어. 어머님과 둘이 같이 살겠다고 해주어서 그나마 마음 놓고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퇴직금, 어머님과 같이 살던 전세집의 전세금으로 대출도 많이 갚고 나니 정말 홀가분하더군요.

그러나 외국에서 제가 직업을 가질수 있다는 보장도 없던터라 어머니께 생활비 드리는 것은 이제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었고, 어머니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작년 11월 해외로 이사오게 됐고 어찌어찌하다보니 다행히 아르바이트자리를 이곳에서 구하게 되어서 새해부터 일하게 되었네요.

1월초에 어머님 생신이었는데 생일선물로 뭘 드릴까 전화드리니 나이들어 여기저기 아프니 병원비가 든다며 돈으로 달라고 하시네요.

1월부터 일한 것 2월말에나 월급을 받는 상황이었는데(어머님은 이사실은 모르시고, 일 시작한 것만 아셨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속상하더라구요.

이 나라에 정착하는 것도 아니고 3년후면 남편도 계약이 끝나 새로운 직업을 구해 다른 나라로 가야 될지도 몰라

이 아르바이트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출산이라도 하게되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야 할 텐데..

이런식으로 돈드리기 시작하면 또 시작될텐데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렇다고 남편돈으로 친정을 도와주는 것은 아직 생각하기 어렵네요. 좀 아닌 것 같기도 하구요.

아르바이트 하기전 남편돈으로만 생활비를 쓰는 것도 저는 좀 어색했었거든요.

그래서 월급은 2월말에나 받고, 그것도 환전을 어떻게 해서 드려야할지는 방법을 아직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오늘 이메일로 선물이 아직 도착안했다고 말씀하시네요.

 

결혼식도 안했고(이건 제가 하기 싫어서 안했습니다, 결혼식에 대한 로망도 워낙 없었고, 식을 올리게 되면 어머님은 아무것도 안도와주시고 저혼자 다 준비해야 될 것 생각하니 별로 하기 싫더군요),

결혼할 때 신랑될 사람에게 밥한번 해주신적도 없으시고,

딸이 앞으로 영원히 한국땅을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데 뭐하나 챙겨주신것 없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해주신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돈도 돈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주시지 않았던 것도 많이 속상했던 것 같습니다.

외국가서 살게 되는 딸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는 나쁜 말이지만 돈줄이 끊어지는 것에 대한 속상한 마음이 더 컸던 것같다고 생각되는 것은 제가 나쁜 딸이어서 일까요?

 

오늘 이메일 받고 조금 싱숭생숭해서 말이 길어졌네요.

얼마전에 어머니가 김치라도 보내고 싶은데 비싸서 못보내겠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바라지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 한국에서 라면, 김치, 김 같은것 받아서 먹는 것보면 조금 속상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오늘 메일받고 나를 돈 버는 기계로만 보는 것 같은 느낌이드는 저는 나쁜 딸일까요?

 

 

 

 

IP : 120.29.xxx.24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물 핑, 토닥토닥
    '12.3.20 3:42 PM (203.247.xxx.210)

    마음 내키는대로 하세요...
    그러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후회하지는 않을 정도로요...

  • 2. 새록
    '12.3.20 4:03 PM (211.178.xxx.72)

    나중에 땅을치며 후회하지 않을만큼은 하세요..

  • 3. ....
    '12.3.20 4:14 PM (123.109.xxx.36)

    에고 어머님이 따님만 못하네요
    원글님 남편과 이국생활에만 집중하세요
    자식에게 부모인생걱정하게 하는것만큼 못난일도 없습니다.
    끊어내시고 원글님도 힘들었던 20대 내놓으라고 투정도 부리시고 하셔야 나중에 큰 병 안납니다.
    나쁜딸은요. 천만에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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