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이과 아들넘땜에 답답하고, 열받고, 속상해서 캔맥주 들이키고 있어요.
학교 끝나고, 바로간 과학학원에서 전화를 했더군요.
"오늘 수업이 없대..."
"응, 어떻게 된거니?" "몰라, 나도 지금 알았어..."
학교는 4시에 끝나는데, 집에 들렸다 가기엔 집과, 학원이 다 애매한 거리라 학교 끝나고 택시 타고 가서 거의 한시간 가량 있다가 온 전화에요.
학교에서 학원까지 거리는 멀지 않은데 교통편이 복잡해서, 택시를 타고 가서 좀 자습하다가( 본인말임) 수업을 듣고 있어요.
제가 놀라서 원장에게 전화해 보니, 원장왈 과학샘이 오늘 일이 있어 수업 못한다고 지난 시간에 말했다고...
듣자마자 열이 확 나서, 그럼 그렇지 했네요.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초등학교때부터 다른 애들 다 받아오는 유인물도 안 가져오는게 다반사, 심지어 방학식날 한뭉태기 준 유인물도 한장도 안 가져온 적도 있어요.
도대체 앞에 애, 옆에 애 다 받았을 유인물은 어떻게 안받아오는 건지 이해가 안될 뿐...
여전히 유인물 잘 안가져오지만, 본인에게 필요한 건 내놓거나 아님 제가 학교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확인하니 별문제 없이 넘어가는데...
이제 절 열받게 하는건 학원 수업이 없거나, 과외샘이 수업 못하는 경우를 기억 못하고, 그냥 갔다가 낭패당하고 오는 거에요...
그렇게 기억을 못하겠으면 적으라고, 손바닥에라도 적어서 집에 와서 엄마에게 말하라고 하는데도, 안합니다.
지난 방학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땐 과외샘과 조율이 잘 안됐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오늘은 머리 뚜껑이 열리는 지경이에요.
아이에게 한바탕 퍼부어 주면서. 이 병신새끼야라는 욕도 했네요.
아이에게 욕까지 한게 마음이 많이 아프고, 이런 경우도 제가 그럴 수도 있지하면서 넘어가야 하는 건지...
성적은 아직은 상위권(모의 99%정도)이지만, 최상위권 성적은 이런 성격땜에 어렵지 않나 싶고,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 타고난 성향이 철저하고 꼼꼼하지 못한데 엄마가 난리치고 욕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으면서, 우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