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엄마 장맛 솜씨가 참 좋으세요...
근데 몇년전부터 파킨슨진단을 받으시고는 아빠와 두분이서 단촐하게 사십니다.
그래서 음식도 아빠가 하시고 모든 살림을 아빠가 하시다보니 친정표 집간장이나 고추장, 된장을 먹어본지가 오래되었어요...
김치는 한번씩 엄마 지도아래 아빠가 담아서 보내주세요.
김치담글때 딸을 불러서 가르쳐주라고 해도 그냥 담가서 보내주시네요...
아직은 담가주고싶은 맘이 크신가봐요...
암튼 결혼하고는 시댁에서 장류를 보내주셔서 먹고 있습니다.
덕분에 잘 먹고 있지만 먹을수록 친정엄마의 장맛이 그립더군요...
시어머니한텐 쪼끔 죄송하지만 친정엄마의 음식솜씨가 워낙 출중하셨던지라 먹을때마다 좀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러던차 지난주말에 간만에 친정에 다녀왔어요.
밥먹다가 문득 엄마의 장들이 그립다... 내가 배울테니 올가을부터는 나에게 그 모든음식을 전수해줘라...
그러고 왔는데...
바로 다음날 전화가 왔네요...
고추장 담가서 택배로 보냈다고...;;
원래 올해는 안하고 사서 먹을려고 했는데 딸이 생각난다하니 그새 힘든 몸으로 두분이서 담그셨나봐요...
그러고 다음날 자그마한 통 2통이 왔는데...
아...
그 빠알간... 오랜만에 보는 엄마표 고추장이 떡하니...
정말 눈물이 나더라구요...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올려 입안으로 넣어보는데... 아... 입안으로 퍼지는 우리엄마의 장맛...ㅡㅡ
저녁에 하얀 쌀밥해서 고추장 살짝 찍어올려 한술...아니 한그릇 다 먹었네요...
남편은 아껴먹자고... 함부로 꺼내지말라고 해서 웃음보가 터졌어요...
그 고추장에 엄마와 아빠의 사랑이 너무 가득해서 함부로 뚜꼉을 열수가 없을거같아요...
(거짓말이네요... 벌써 몇번을 떠먹고 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