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살 남자아이예요.
6살 -처음 유치원에 갔는데 적응하는데 3주 걸렸어요.
정말 매일매일 너무나 심하게 울어서 포기해야하나 싶었습니다.
7살- 유치원만 다니고 학습지로 한글 배웠습니다.
다른 건 하지 않고, 책만 읽어주고 주로 놀았습니다.
8살 - 태권도를 시작했어요.
첨에 엄청 좋아하더니 6개월 정도 지나니 가기 싫어했어요.
슬슬 갔다왔다고 거짓말까지 하기에 미련없이 그만두었습니다.
바둑을 시작했어요. 진도는 그럭저럭 나갔고, 주로 놀다왔습니다.
9살 - 바둑도 심드렁하고 거의 노는게 주인거 같아서 그만두고 피아노를 시작했어요.
널럴하게 하는 곳이라 거의 놀면서 설렁설렁한거 같아요.
형과 함께 수영을 보냈는데 너무 싫어해서 4달 하다가 그만뒀습니다.
10살 - 피아노 학원쌤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만 하려고 하고,
좀더 하라고 하면 힘들다고 싫어한다고 했어요.
지금 진도는 이달 말쯤 체르니 들어간다고 했어요.
*영어 - 1학년때부터 제가 집에서 조금씩 시키고 있어요.
책 보면서 듣고 조금씩 읽기를 하는데, 읽기를 많이 힘들어했고 지금은 아주 조금 나아졌습니다.
파닉스 공부를 했지만 지금도 글자를 통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지어서 읽으려고 합니다.
단어 외우기나 쓰기를 전혀 하지 않다가 2학년 말부터 조금씩 하고 있는데 스펠링을 너무 못외웁니다.
책보면서 들은 것이 도움이 되어서 듣고 이해하는것은 생각보다 잘 하는데
어제 외운 스펠링을 오늘 물어보면 못씁니다.
하루에 4개 외워보라했는데 수준은 want, what, small 같은 기초 단어입니다.
영어학원을 보내볼까 하고 알아봤더니 기본 단어쓰기가 너무 안되어있어서 아주 기초반부터 하라고 하더군요.
다른 아이들도 스펠링 외우는게 이렇게 힘든건 아니죠?
(큰아이는 5학년 남자아이인데 스펠링 외우기를 힘들어하지 않았고, 파닉스를 따로 공부하지 않았어도 그냥
자연스럽게 자주 보는 간단한 단어는 썼었습니다.)
*친구관계 및 기타 -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주로 착하고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아이들입니다.
집에 친구들이 와서 노는 것을 보면 자기 맘대로 하려는 경우가 보여서
친구가 간 후에 그것에 대해서 얘기 나누고 훈계도 했습니다.
2학년때 스티커나 카드같은게 사고 싶어서 몰래 지갑에서 돈 꺼내 산 다음 친구가 준거라 거짓말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첨엔 너무 놀라서 많이 혼내지 않고 잘 타일렀어요.
그런데 그 후에도 2번이나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많이 혼냈습니다.
친구를 좋아하지만 친구가 많진 않습니다.
학급임원 하고 싶어하는데 작년부터 계속 떨어져서 속상해했습니다.
운동신경이 별로라서 달리기도 못하고 축구도 잘 못합니다.
줄넘기 급수도 반에서 거의 꽁찌로 통과했다고 합니다.
1학년때는 쉬우니까 거의 100점이었는데 2학년때는 국어는 95점 정도이고
수학이 85~90정도였습니다. 기본문제는 잘 푸는데 심화는 어려워합니다.
3학년이 되어 사실 4과목 시험이라 걱정이 됩니다.
책은 읽으라하면 곧잘 읽는데 그 내용을 잘 이해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창작동화같은 이야기책은 좋아하지만 위인전이나 다른 분야의 책은 별로 안좋아합니다.
왼손잡이인데 글씨를 참 못씁니다.
쓰는거 보면 아직도 글씨 첨 배워서 쓰는 아이처럼 힘이 없어보입니다.
공부시키기 참 힘든 아이입니다. 조금 어려워지면 하기 전부터 짜증내고 싫어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하는데 참 오래걸립니다.
아침에도 일어나서 빨리 준비안하고 짜증내는 일이 많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기때부터 짜증이 많았습니다. 고집도 세구요.
안아주지 않으면 잠을 잘 자지 않았고, 업어주지 않으면 종일 울어서 계속 업고 있었습니다.
책 읽어주면 잘 보고, 말도 빨랐는데 걸음은 15개월에 걸었어요.
어제 단어 외우기를 하는데 그제 외운걸 또 몽땅 까먹었어요.
오늘은 피아노쌤이 아이가 보통 아이들 하는 정도를 시키면 힘들다고 안하려고 하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전화가 왔어요.
피아노고 영어고 좀 못할 수도 있어요.
근데 키도 작고 몸도 약한 아이가 뭐 하나 안심될 만한게 없어요.
뭘 가르쳐도 어려워지는 부분에서는 극복이 안되고, 인간관계 기술도 또래 아이들보다 서툴고
짜증이 많고, 이해력도 좀 부족한 거 같고, 행동도 느리고....
잘 하지는 못해도 중간정도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에요.
이 아이가 자라서 앞으로 세상 살아갈 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애처럽기도 하고....
너무 속이 상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 빨리 준비안하고 짜증내서 저한테 혼났는데
학교 다녀와서 좀 있다가 공부 하려고 하니 졸아서 지금 재우고 있어요.
이렇게 나아준 제 탓을 하면서 안쓰러워하다가도 아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그냥 뭐 시키지 말고 편하게 학교만 다니게 해야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자는 아이 보면서 지난 시간들 떠올려보니 넘 속상하고 앞이 막막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