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거짓말을 해서 제가 우울합니다.

초등 4학년 남아 조회수 : 1,895
작성일 : 2012-03-19 17:01:07

평소에 거짓말이 심하다거나 한게 아니구요,

제가 영어도 안 보내고   수학 과외와      자기가 너무 하고싶다고 해서 시키는 피아노와  테니스 정도가 사교육 다 인데요,

 지난 주말 수학 과외 숙제를 다 해 놓고 놀으라고 했는데

 아침에 저보다 2시간 먼저 일어나서 공부하는가 싶더니 다 했다고 놀아도 되냐고 하더군요.

 토요일 혼자 일찍 일어나서 숙제 다 해 놓았다길래 너무 기특해서

 친구들을 데리고 자도 되느냐해서  토요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 아들 친구 수발을 다 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늦은 밤 문득 숙제 체크 해볼 생각이 들어 문제집을 찾았는데

 총 3권 중 한권만 보이고(그나마  반도 덜 해놓은) 나머지 2권은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감이 와서 아침에 족쳤더니,

 학교 갔다와서  엄마 회사 간 사이에 해 놓으려 했다는 겁니다.

 저는 엄마도 자고 있는 아침 일찍 공부를 다 해 놓은게 너무나 기특해서

직장 다니느라 힘든데 주말을 저를 위해 봉사했건만 배신감에 치가 떨리네요.

 어찌 생각하면 이제 엄마 몰래 꿍꿍이를 할 나이인것 같은데,

 심하게 야단을 쳐야할지, 

 그리고 아들과는 이제 유아기를 정리하고 좀 서먹해지는 단계가 되는건가 싶어 서글프기도 하네요.

 아들 하나라 이제껏 제가 같이 자고  맨날 뽀뽀하고 껴안고 하다가  ( 무섬이 많아 혼자 못잡니다.눈을 감으면 피가 보이는 것 같아 하고 6살때 말해서 그 이후로 계속 자 줍니다)     낯선 아이를 만난것 같습니다.

 전에도 몇번 숙제 다 했다고 거짓말 한적은 있어 엉덩이 회초리질 한적 한번 있구요,

 뭐, 이해는 됩니다. 지가 한 번 맞고 열심히하면 그게 사람이겠습니까마는,

 직장일에 지쳐 아들에게 헌신했는데 배신 당한것같아 화가 많이 나네요.

 회초리를 들면 정신 없이 때릴수도 있을 것같은 기분이라

 오늘은 꾹 참고 현관 타일바닥에 속옷만 입힌 채로  학교가기 전 까지 무릎 꿇고 손들어  벌세웠습니다.

 제가 먼저 다 했다는 숙제를 미리 검토만 하자고 했어도 아이가 거짓말도 못 했을거고  큰 소리나는 일도 없었겠지만,

  직장일이 너무 힘들어 집에선  거의 그로기 상태라  ....   

 자게  영어 공부글 보고 갑자기 숙제 체크 해볼 생각이 난게 화근이네요. ㅜㅜ.. 

 어릴 때는  죽자고 공부해 대학가고,

 직장 에서 온갖 수모 겪으며 일하고

집에선 육아에 치이고,

  지 공부는 지가 해야지.. 그랬는데 막상  공부 못하니 누구 닮았나 싶어  조바심 나고 한심스럽고,

 이제  쟤 공부까지 시키고 나면 전 50 넘은 할머니가 되어 있을텐데  인생이 이리 다 가나 싶네요.

IP : 211.229.xxx.23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19 5:03 PM (14.46.xxx.66)

    숙제를 하던지 말던지 그 댓가로 뭔가 보상을 하진 마세요.원글님이 보상을 하니 했다고 거짓말도 하는거잖아요..숙제는 당연히 니가 알아서 해야하는것으로 하세요.

  • 2. 원글
    '12.3.19 5:06 PM (211.229.xxx.234)

    원래 숙제 했다고 보상을 하고 그런 건 아니구요, 당연히 해야 되는거고 안 하면 혼나는 건데,
    휴일 아침 일찍 부터 일어나서 공부했다는게 너무 기특해서 제가 그랬나봅니다.

  • 3. //
    '12.3.19 5:25 PM (125.185.xxx.153)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반은 한거지 않나요? ㅠ
    하나도 안한 거라고는 해도 너무 화내시진 마세요.
    막말로 남의 돈을 훔친것도 누굴 때린 것도 아닌데.....

    제가 너무 헐렁한 사람인가는 모르겠는데 글쎄요.....
    너도 일찍 일어나서 다 하고 싶었지? 그런데 그게 잘 안됐지? 하고서
    그럼 오는 주말에는 꼭 일찍 일어나서 니가 말한 걸 지키도록 하자고 못박아 두시면 어떨까 싶어요.
    피곤하신데 화는 나시겠지만 그런다고 다시 안한 숙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피곤한 와중에 수발 들었던 시간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하니
    너무 노여워하지는 마세요.
    하도 별난 애들 많이 보다보니 그 정도는 애교라서요.....
    저도 소싯적 그러긴 했는데 지금 나름 도덕적인 인간으로 잘 살아요 -_-;;;;

  • 4. 원글
    '12.3.19 5:32 PM (211.229.xxx.234)

    그렇죠? 제가 좀 강박적이라 저런 걸 용납 못하는가봐요. 검사 맡으러 와라 ... 이거 좋네요.
    현명하십니다. 감사드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4733 세정력 좋은 샴푸 추천해주세요! 5 추천부탁 2012/03/19 2,546
84732 시어머니께 아기 그만 봐 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현명하게 말하.. 13 직장맘 2012/03/19 4,269
84731 ESPT 시험 보는거 어떤가요????? .. 2012/03/19 671
84730 우체국.. 택배로 보내면 비싸고 우편은 싸다? 4 랄랄라 2012/03/19 1,198
84729 요즘 갑자기 피부가 좋아졌는데..왜이러는걸까요.ㅎ 3 정말정말 2012/03/19 3,009
84728 (추천 부탁)전기 밥솥의 왕중왕은 뭔가요? 4 maya 2012/03/19 1,233
84727 중딩1학년 rcy 2 어떨까요 2012/03/19 940
84726 핸드폰 사은품중에 뭘 선택해야 잘 선택했다고 할수 있을까요? 7 답글절실 2012/03/19 1,026
84725 결혼 해야 하는 이유... 8 명란젓코난 2012/03/19 1,618
84724 동생아기 토요일만 봐주는데요~ 18 얼마가 적당.. 2012/03/19 3,079
84723 트윗하시는분 presidentYSkim 이분 ㅋㅋ 7 ㄴㄴㄴ 2012/03/19 922
84722 남편이 갑자기 라식하고 싶다네요 어디가 잘 하나요?? 서울 3 라식 2012/03/19 1,224
84721 어제 친정갔더니 엄마가, 오래 서있으면 무릎이 아프시다고.. 2 어떻함좋을까.. 2012/03/19 1,529
84720 그런데 유시민은 왜 경선참여 안한건가요 11 .. 2012/03/19 1,767
84719 방콕 여행 질문이요 4 보드천사 2012/03/19 930
84718 걸스카우트 문의합니다 2 초등6년 2012/03/19 833
84717 단독]김보연-전노민 부부, 결혼 8년만에 이혼 41 밝은태양 2012/03/19 23,994
84716 애 머리에 머릿니가 생겼어요.. 경험 있으신분 좀 알려주세요.... 19 ㅜㅜ 2012/03/19 25,483
84715 들깨가루 가 너무많아 19 들깨 2012/03/19 2,795
84714 회원 장터에서 파는 반찬들 어떤가요? 5 .... 2012/03/19 1,374
84713 언니 결혼식에 결혼한 여동생이 한복을 입어도 되나요? 6 오호라 2012/03/19 3,792
84712 다락방 교회(?)가 나쁜건가요? 5 교회 2012/03/19 5,521
84711 고추장에 조기를 묻었어요 짝퉁주부 2012/03/19 922
84710 서울 - 랍스터 레스토랑 ... 2012/03/19 863
84709 제발 노처녀들 좀 내버려두세요. 17 두분이 그리.. 2012/03/19 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