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가스렌지 위의 환풍기 안쪽에서 수시로 뭔가가 움직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었어요.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에 특히 그 움직임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짹짹인지 찍찍인지 모를 소리들까지 들려왔고...
처음엔 쥐인가 싶어 소리만 나면 무섭기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는 소리와 움직임에 온 신경이
집중되면서 예민해지던군요.
소리가날때 가끔 환풍기를 툭 치기라도하면 이내 잠잠해지는 소리에 정말 쥐가 맞나보다 싶었죠!
제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게 쥐라 어떻게하나 매일 고민에 또 고민. ^^;;
그러다 드디어 며칠전 아침 그 정체를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 배웅하느라 뒷베란다에 나가 밖을 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제법 큰 참새 한 마리가 부리에 지푸라기를 물고 우리 집 환풍기 연통속으로 들어가는거에요!!
너무나 놀랍고 신기해서 숨죽여 지켜봤는데 조금있다 연통속에서 두 마리의 참새가 차례로 나와 날아가더군요.
그 날 이후 계속 관찰중인데 아마도 참새 일가족이 연통속에 사는 듯 싶어요.
매일 아침 크고 작은 참새들이 연통속을 왔다 갔다 하거든요.
환풍기 연통이 위, 보일러 연통이 아래로 맞닿아 있어 아마 우연히 날아왔다 따뜻하니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지난 겨울 추위를 우리 집에서 잘 견뎌냈을 참새들을 생각하니 누가 새머리를 나쁘다고 놀릴 수 있는지! ^^
이런일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고 기쁘기도해요. 그 많은 집들중에 우리 집과 인연을 맺어줬으니까요~
딸아이는 동물농장에 제보하자는데 싫다고 했어요.
참새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날까지 우리 집에서 편히 지냈으면 싶어서요.
아침마다 집 안 가득 울려 퍼지는 참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그 어떤 노래보다 듣기 좋은 나날들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