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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참새와 동거해요~^^

참새 조회수 : 1,433
작성일 : 2012-03-19 15:57:31

지난 겨울부터 가스렌지 위의 환풍기 안쪽에서 수시로 뭔가가 움직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었어요.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에 특히 그 움직임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짹짹인지 찍찍인지 모를 소리들까지 들려왔고...

처음엔 쥐인가 싶어 소리만 나면 무섭기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지는 소리와 움직임에 온 신경이

집중되면서 예민해지던군요.

소리가날때 가끔 환풍기를 툭 치기라도하면 이내 잠잠해지는 소리에 정말 쥐가 맞나보다 싶었죠!

제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게 쥐라 어떻게하나 매일 고민에 또 고민. ^^;;

그러다 드디어 며칠전 아침 그 정체를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 배웅하느라 뒷베란다에 나가 밖을 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제법 큰 참새 한 마리가 부리에 지푸라기를 물고 우리 집 환풍기 연통속으로 들어가는거에요!!

너무나 놀랍고 신기해서 숨죽여 지켜봤는데 조금있다 연통속에서  두 마리의 참새가 차례로 나와 날아가더군요.

그 날 이후 계속 관찰중인데 아마도 참새 일가족이 연통속에 사는 듯 싶어요.

매일 아침 크고 작은 참새들이 연통속을 왔다 갔다 하거든요.

환풍기 연통이 위, 보일러 연통이 아래로 맞닿아 있어 아마 우연히 날아왔다 따뜻하니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지난 겨울 추위를 우리 집에서 잘 견뎌냈을 참새들을 생각하니 누가 새머리를 나쁘다고 놀릴 수 있는지! ^^

이런일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고 기쁘기도해요. 그 많은 집들중에 우리 집과 인연을 맺어줬으니까요~

딸아이는 동물농장에 제보하자는데 싫다고 했어요.

참새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날까지 우리 집에서 편히 지냈으면 싶어서요.

아침마다 집 안 가득 울려 퍼지는 참새들의 지저귐 소리가 그 어떤 노래보다 듣기 좋은 나날들이네요~ ^^

IP : 220.73.xxx.16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특별한
    '12.3.19 4:03 PM (211.223.xxx.223)

    봄이 되시겠네요. 잘 보살펴 주세요.

  • 2. ㅡㅡ
    '12.3.19 4:11 PM (125.187.xxx.175)

    참새 똑똑하네요.
    집터도 따뜻하고 집주인 마음도 따뜻한 곳을 기가 막히게 찾아서 둥지를 틀었군요!
    번거롭고 시끄럽다 하지 않고 사랑스럽게 보아주시는 원글님 마음이 참 보기 좋습니다.^^

  • 3. 어마나
    '12.3.19 4:38 PM (175.124.xxx.187)

    참새 어미들이 알 낳으려나 봐요.
    님네 가정에 큰 복이 오려나 봅니다.
    동거 잘하시고 천세 누리세요. 축하~!!!

  • 4. 참새
    '12.3.19 7:35 PM (211.234.xxx.133)

    관심가져주시니 감사드려요! 참새가 저희 집에 찾아와 예쁜 노래소리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복받았다 생각해요. 참새 구경하기가 힘든 요즘이라 회원님들께 보여드리고는 싶은데 어찌나 예민하고 민첩한지 제가 베란다문을 아주 조심스럽게 열고 나가는데도 금새 눈치채고 날아가버려요. 사진찍기는 커녕 구경도 힘드네요^^;; 방송국에 제보 안하려는 이유는 행여라도 참새들이 스트레스 받아서 일찍 달아나버림 어쩌나하는 걱정때문이에요. 제가 원래 환풍기 잘 안돌리고 문 열어서 환기시키는편인데다 참새들이 사는걸 안 다음부터는 더더욱 환풍기 안 돌리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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