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인생이 너무 짦은것같아 우울해요..

조회수 : 3,339
작성일 : 2012-03-19 01:34:04
저는.. 30대 중반이에요..

대문에 오른 인생이 짧다는 글 읽고
저도 요즘 계속 했던 생각이라 우울한 마음 이곳에 털어놔 보려구요...

전 스물여덟까지 공부만 죽어라 하다가..
공부를 더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로(재정지원이 필요한 공부라)
그때부턴 제 힘으로 돈 벌어 공부 하려고 한 2년은 죽어라 일만 했어요..
시간이 없어서 운전 중에 김밥 한 줄로 때워가며..
그러다 여름이면 식중독 걸려가며..ㅠ
동시에 부모님 강압으로 선 자리 끌려다니고 있었는데,
목표한 공부비용 거의 다 마련했을때에 남편 만나 반해서(미쳐서)
결혼했어요.. 그리고 서른하나에 첫아이낳고 작년에 둘째아이..
아이 백일만 지나면 아이 따위 남의 손에 대강 자라게 두고 다시 내인생 진행시키마 했던 결심과 계획은,
아이 낳고보니 절대 불가능한 일이더군요.. (아이 "따위"라는 생각 자체가요)
그렇게 주저앉아 육아+살림만 하며 5년이 순식간에 지나버렸어요.

지난 5년은 제게는 무척 값진 시간, 다시없을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그야말로 나 자신에게는 쌓인것 없는 암흑기.

저는 우리나라 최고학부에서, 것도 내내 장학금만 받으며 공부할만큼 똑똑했었고, 169cm 54kg 군살없이 늘씬한 몸에 피부도 뽀얗게 곱고 얼굴도 예쁘고 세련되고..
정말 자타공인 누구나 탐내는 아가씨 전도유망한 아가씨였는데,

어느새 그냥 애엄마가 됐네요.
애들 생각만 하느라 건망증 아주 심하고
남편 대동하지 않음 미용실도 못가서 머리스탈도 거의 항상 엉망이고
요며칠은 몸살나서 잘 씻지도 못한 꼬질한 아줌마ㅠㅠ
예전에, 그러니까 겨우 6년전 남편과 결혼하기 직전까지 저를 좋다고 목맸던 뭇남성들은
지금의 저를 마주치면 아마 알아보지도 못할거에요..

앞으로 최소 5년간은 더 육아를 책임져야하고,
5년후 마흔에는 결혼전 포기했었던 그 공부 그대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편덕에
아이들 데리고 제 공부겸 아이들 교육겸 유학할 계획.
돌아오면 아이들 고학년되니 그때부터 진짜 제대로 10년 일해보자는 계획...
계획을 하다보니, 그러고나면 전 50대 중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정말 뭐 이렇게 인생이 짧은가요?
한것도없이 갱년기 맞게 생겼네요.
예전엔 미래를 계획하면 행복하고 의욕에 불탔었는데,
이건.. 상상하니 벌써부터 갱년기 온 것 처럼 우울해요.

50대 이후가 제2의 인생이라고들 하시지만, 50중반쯤부터 폐경에 갱년기 증상으로 너무 힘들어하시고 한번에 늙어버린 친정엄마를 본터라,
전 사실 너무 두렵기도 합니다. 갱년기 지나면서 저희엄마, 아빠랑도 남녀관계(?) 아닌지 꽤 되셨고,
옷 차려입어도 예전같은 미모도 안나오고,
항상 너무 허무하다 너무 억울하다 말씀하시는데,
그 말씀이 너무 듣기 싫었었거든요..
근데 이제야 그게 무슨말씀인지 알것도 같아요..
IP : 210.206.xxx.18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틈새꽃동산
    '12.3.19 1:39 AM (58.140.xxx.148)

    딴건 모르겠고..

    "저는 우리나라 최고학부에서, 것도 내내 장학금만 받으며 공부할만큼 똑똑했었고, 169cm 54kg 군살없이 늘씬한 몸에 피부도 뽀얗게 곱고 얼굴도 예쁘고 세련되고..
    정말 자타공인 누구나 탐내는 아가씨 전도유망한 아가씨였는데, "

    님의 남편은 전생에 미국을 구한 사람이 아니였나 싶네요.

  • 2. 미래
    '12.3.19 1:55 AM (192.148.xxx.95)

    미래라도 긍정적으로 계획 하시구요 ㅅ.ㅅ
    오지않은 미래에 미리 우울하실 필요 없어요~
    지나간 것에 대해서도 후회 할 필요 없구요~
    에카르트 톨리의 The power of now 란 책 추천하구 갑니다

  • 3. sooge
    '12.3.19 2:09 AM (222.109.xxx.182)

    http://dabayo.info/g4umw/bbs/board.php?bo_table=music&wr_id=741964

  • 4. 야옹엄마
    '12.3.19 2:20 AM (203.226.xxx.174)


    너무 동감합니다
    어쩜 제 맘과 이리 같으신지요

    그래서 전 다시 태어나면 결혼따위 하지 않으려구여
    이제 제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죽는 것이랍니다

  • 5. 지금이라도
    '12.3.19 2:57 AM (59.3.xxx.28)

    슬퍼하지 마시고 관리하기 나름 아닐까요?

    http://vimeo.com/34423049

  • 6.
    '12.3.19 3:13 AM (210.206.xxx.185)

    틈새꽃동사님/
    칭찬이신거죠? "미국"을 구했다는 부분이 약간 헷갈리게 하지만...^^;
    암튼.. 중요한건..
    현재엔 건망증 심한 꼬질한 아줌마라는 사실........

  • 7.
    '12.3.19 3:17 AM (210.206.xxx.185)

    미래님/
    책 추천 감사드려요..
    하지만 설거지 할 시간도 없어서 애들 재워놓고 이시간까지 밀린 집안일에 내일 반찬 준비하는 제가.. 책 읽을 시간을 낼 수 있을까요ㅠ 둘째 5살 되어 어린이집 보내게 되면 꼭 읽어보고 싶네요.

  • 8.
    '12.3.19 3:21 AM (210.206.xxx.185)

    ...님/
    맞아요.. 수명 길어졌다 하지만 젊음의 시간은 35년뿐..
    80부터 90까지의 10년을 어찌 20대의 1년에 비할까요..

  • 9.
    '12.3.19 3:22 AM (210.206.xxx.185)

    Sooge님/
    링크 클릭해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 기도해야 하는걸까요?? ㅠ

  • 10.
    '12.3.19 3:24 AM (210.206.xxx.185)

    야옹엄마님/
    전.. 다시 태어나도 이 남자한테 또 반할것 같고
    아이들은 또 제 손으로만 키울것 같아서 문제에요..ㅠ

    그런데, 가능한 빨리 죽는게 소원이라는걸 가족분들이 아시면 모두 너무 슬퍼하겠어요...

  • 11. 50대가내게올지?안올지?
    '12.3.19 4:27 AM (115.143.xxx.81)

    이번 주말이 제겐 패닉이었어요 ..
    님글도 여기 오른 글도 공감이 잘 안갈정도 ..
    (평소 같았으면 공감했겠지만요..)

    열심히 맞벌이해서 집장만하고 퇴사..한숨돌리고 지낼만하니...가버리신 언니..(40초)
    뒤늦게 총각딱지떼고 결혼했는데 암선고받은 과장님..주말에 문상다녀왔어요...(40초)
    간만에 들은 동창소식 .. 암선고 .. (30중반)

    여러가지로 님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생각하고 살았지만서도 ..
    (날이 밝으면 암흑기 종료..안식년입니다 ㅋㅋㅋㅋㅋ 애들 둘다 유치원가요~ ^^*)
    이렇게 슬픈 소식들을 줄줄이 듣고나니...생각이 달라져요..

    미래 계획도 계획이지만 현실에 충실해야겠어요...
    지난 세월 미련갖느라 시간허비 말고..
    미래 대비한다고 지금오늘을 너무 무시하지도 말고...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잖아요...
    언제 어떻게 갈지는 나도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사는동안 후회없이 살아야겠다 다짐해봅니다..(어서자야지 ㅠㅠ)

  • 12. 킬리만자로
    '12.3.19 6:13 AM (211.234.xxx.44)

    님보다 나이는 많고, 아이들은 커녕 남친도 없고, 집안 빚 갚느라 여태 모아둔돈 거의 없고, 비정규직으로 살고있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내일 눈뜨지 말았으면.....하는 맘으로 잠듭니다.

  • 13. kandinsky
    '12.3.19 7:41 AM (203.152.xxx.228)

    미모도 짧고 젊음은 더 짧은거죠
    인생은 길어요

  • 14. Jh
    '12.3.19 8:08 AM (110.70.xxx.174)

    무슨 과이셨는지 ..
    남편과 아이들 엄청 사랑하시는 것 같은데..
    모든 걸 다 가질수없는듯해요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니까요

  • 15. 젊어서
    '12.3.19 9:51 AM (118.47.xxx.13)

    아직은 젊고 희망을 삶을 새롭게 바꿀 수 있고 더 향상 시킬 가능성이 있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겁니다..좋은거지요 고민 할 수 있고 아깝다고 생각할 시간이 있다는거니까요

    중년 50이 되고 보니 알차던 그렇지 않던 설령 별것 아닌 인생이라도
    따뜻하게 감싸안아가면서 인생 중 후반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이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지나간 시간 미래의 시간을 고민하는것 조차 사치이고 그것조차 낭비이고 아까운것 같아서입니다

    그저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지금의 나랑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오늘이 주어진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011 김형태 당선자 아세요...ㅜ.ㅜ 17 오솔길01 2012/04/12 2,163
95010 밤새 눈물쏟고 굶다가...나 이제 새누리 지지할까해~ 26 정권교체 2012/04/12 2,664
95009 외국사는 조카들 한국 장난감 선물 추천해주세요 2 2012/04/12 535
95008 반포에 초등 수학경시전문학원 알려주세요,, 1 ,, 2012/04/12 1,260
95007 한명숙님 참 아쉬워요 ㅠㅠ 12 휴우 2012/04/12 1,505
95006 안보여서 좋은 얼굴... 7 그나마 위안.. 2012/04/12 839
95005 아파트 창문은 어떻게 닦나요,,? 6 2012/04/12 3,242
95004 오늘은 제 고향 충주가 밉습니다. 6 올갱이 2012/04/12 869
95003 빨갱이지역이 고향이신분들.. 13 .. 2012/04/12 1,339
95002 어므낫!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대부분 가난하데요! 27 지나 2012/04/12 2,049
95001 이와중에죄송) 어르신이 다닐수있는 중학교 아시는 분..계신가요?.. 4 바람이분다 2012/04/12 549
95000 왜 뉴스에서는 김용민 막말파문땜에 졌다는식으로.... 31 미치겠네 2012/04/12 1,816
94999 일단 심신을 가다듬고~! 2 하나만패자!.. 2012/04/12 333
94998 제발!! 그만들좀 하세요!! 2 뭉쳐야 산다.. 2012/04/12 660
94997 이유식 준비물 꼭 필요한 것만 알려주세요. 14 멘붕탈출 2012/04/12 6,937
94996 봉도사님은 나와야할텐데 봉도사 2012/04/12 414
94995 멘붕이 이런 의미였던거군요~ 24 올리브 2012/04/12 2,287
94994 전설의 출현 박그네... 1 별달별 2012/04/12 480
94993 재소환 류충렬 "관봉 5000만원 장인이 마련".. 세우실 2012/04/12 453
94992 정소민 여성비하 ,여자 나이를 크리스마스 케잌에 비유 7 ..... 2012/04/12 2,894
94991 좋은 분들이 입성했어요. 3 그래도 2012/04/12 743
94990 네스프레소 캡슐 프랑스에서도 싼가요? 2 네쏘 2012/04/12 1,137
94989 우리 82님들~^^ 1 히호후 2012/04/12 486
94988 결론은 안철수.. 41 ㅎㅎㅎㅎ 2012/04/12 2,437
94987 이 얼굴 보고싶어서 새누리한테 표 주신것 맞죠 2 부채로 콱 2012/04/12 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