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이 이상형인 나
추성훈과 판박이인 멋진 남자를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꽃단장하고 버스에 탔다
앞자리에 앉은 20대 초반 상큼한 남학생의
태평양같은 넓은 어깨가 눈에 들어오기 전에
내눈에 제일 먼저 보인건 가격표
브랜드명과 가격과 바코드가 너무나 잘보이는 가격표
그것도 몇장이나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길게.
순간 망설였다
멋으로 단걸까
알고서 놔둔걸까
저기요... 톡톡 어깨를 쳤다
상큼이가 뒤돌아봤다
가격표가 붙어있어요
상큼이가 화들짝 수줍게 놀래더니
등뒤로 손을 허우적허우적갖다댄다
그 손을 뿌리치고 내가 떼줄께요 하고선
난 이미 가격표를 제거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옷핀이 그날따라 잘 안풀린다
상큼이도 안절부절못한다
겨우 떼고선 가격표를 전달했다
상큼이가 고맙다고 화사한 미소로 수줍게 고개숙여 인사한다
그리고 도착한 소개팅엔
추성훈이 아니라 개그맨 김진수씨 판박이가 앉아있었다